SK텔레콤의 인공지능 비서 ‘에이닷’의 노트 기능은 음성 대화를 실시간으로 받아쓰고 요약해준다. SK텔레콤 제공 |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비서 ‘에이닷’의 일부 서비스를 유료화한다. ‘돈 버는 AI’를 외쳐온 이동통신업계에서 이뤄진 첫 유료화 시도인 만큼 유사 사례가 업계 전반으로 확대할지 주목된다.
SK텔레콤은 지난 29일 ‘에이닷 이용약관 및 처리방침 변경 안내’를 통해 에이닷 일부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한다고 공지했다. 현행법상 약관 변경 사항을 최소 30일 전 공지해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유료화는 오는 10월 이후 이뤄질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닷은 SK텔레콤이 2022년 선보인 AI 기반 서비스다. 통화 녹음 및 요약과 스팸 전화 차단, 일정 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며 출시 22개월 만인 지난달 이용자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번에 유료화되는 서비스는 ‘에이닷 노트’다. 강의·회의 등 음성을 AI가 받아쓰고 사용 목적에 맞춰 정리해준다. 현재 1회 녹음 당 최대 100분, 월 600분 분량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구체적인 유료화 시점이나 요금 등은 아직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유사 서비스인 네이버 ‘클로바노트’는 일반 사용자용(B2C) 서비스는 무료(월 300분)이며 기업용 서비스(B2B)는 유료로 제공 중이다.
유료화 가능성이 제기됐던 통화 녹음이나 다양한 AI 모델을 써볼 수 있는 ‘멀티 거대언어모델(LLM)’ 기능은 이번 유료화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이 AI 서비스의 첫 ‘유료화 테이프’를 끊으면서 다른 이통사들도 비슷한 시도에 나설 수 있다. 이통사들은 AI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투자 규모를 늘려왔으나 아직 수익 모델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자체 AI 모델 기반의 에이전트 ‘익시오’를 서비스하고 있는 LG유플러스에도 유료화는 고민거리다. 지난 2월 실적 발표 당시 일부 서비스의 유료화 시기로 올 하반기를 점찍었으나 최근 “당분간 유료화 계획이 없다”며 태도를 바꿨다. 연내 100만 명·3년 내 600만 명 이용자 확보라는 목표를 달성한 뒤 단계적으로 유료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반발은 걸림돌이다. 실제 에이닷 일부 기능의 유료화 소식이 전해진 이후 SNS 등 온라인에서는 ‘AI 서비스를 무료로 쓸 수 있는 다른 통신사로 갈아타겠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에 대한 투자가 커지는 만큼 수익화에 대한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며 “충분히 돈을 내고 쓸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껴야 전면 유료화도 가능하기에 일단 효용감을 주는 데 주력 중”이라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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