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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자사주 줄소각…3차 상법개정 시동에 지주사들 압박

이데일리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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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두산·LG 등 잇따라 소각 계획
민주당 3차 상법 ‘소각 의무화’ 추진
자사주 부자 SK·LS·HD현대 등 고민
경영권 위협·유동성 대응 하락 부작용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여당 주도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포함된 3차 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사주를 다수 보유한 일부 지주사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기업의 저평가 현상)를 해소한다는 취지지만, 자사주 소각 시 경영권 위험 노출 및 유동성 대응 취약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그래픽=김정훈 기자)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대기업 주요 지주사들 사이에서 자사주 소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4일 HMM이 2조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에 나섰다고 발표한 뒤 신한금융지주, 네이버, 기아 등이 잇따라 자사주 소각 계획을 공시했다. 지난 28일 ㈜LG도 2500억원 상당의 자사주 302만9580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혔으며, ㈜두산은 이미 올 2월에 36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 계획을 시장에 공유한 바 있다.

기업들의 “주주환원을 위한 것”이라며 자사주 소각 사유로 밝혔지만, 이 같은 소각 행렬은 정치권의 선제적인 압박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사의 주주충실의무를 담은 1차 개정안과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에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는 2차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9월 정기 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하는 3차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한 대기업 관계자는 “분위기가 자사주를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당 이익이 상승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주주혜택 효과가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눌려 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완화하는 데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 센’ 상법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 센’ 상법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그러나 자사주 소각을 일괄적으로 의무화할 경우 경영권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위험이 존재한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제3자에게 자사주가 넘어가는 즉시 의결권이 부활한다. 이를 활용해 국내 기업들은 경영권 위협이 발생할 경우 우호세력에 자사주를 매도하는 식으로 경영권을 지켜왔다. MBK파트너스·영풍과 경영권 분쟁을 진행 중인 고려아연도 자사주를 대거 활용해 우군을 확보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 때문에 국내 주요 지주사들은 자사주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다. SK㈜는 24.8%에 달하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두산 17.9%, ㈜LS 15.07%, HD현대 10.5% 등이 10%가 넘는 자사주를 갖고 있다.

경기 침체 상황에서 유동성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기업들은 자사주를 대상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하기도 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25일 자회사 SK엔무브 상장을 철회하는 동시에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하던 SK엔무브 지분을 되사오는 과정에서 EB 3767억원 규모 발행을 결정했다. SKC 역시 지난 5월 약 3100억원 규모의 EB 발행을 공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소각 의무화를 명문화하는 것은 시장 자본주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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