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수원, 윤욱재 기자] 이런 대반전이 또 있을까. 프로 9년차 투수가 데뷔 첫 선발 등판에 나섰는데 상대 타자들을 노히트로 제압했으니 말이다.
KT 우완투수 문용익(30)이 대반란의 주인공이 됐다. 문용익은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IA와의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2017년 삼성에서 데뷔한 문용익은 올해로 벌써 프로 9년차를 맞았다. 그런데 1군 무대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한 것은 이날 경기가 처음이었다.
그동안 시속 150km에 달하는 빠른 공을 주무기 삼아 중간계투 역할을 맡았던 문용익은 최근 2군에서 선발투수로 변신, 야구 인생을 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 해 FA 김재윤의 보상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은 문용익은 올해 주로 2군에서 머물렀지만 새로운 무기로 포크볼을 추가하면서 선발투수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에 매진했다.
준비된 자에겐 기회가 주어졌다. 마침내 1군에서 선발 등판 기회를 얻은 문용익은 KIA 타선을 상대로 5이닝 노히트로 호투하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최고 구속 151km에 달하는 빠른 공은 물론 포크볼이라는 신무기를 앞세워 KIA 타자들에게 안타 1개도 맞지 않은 것이다.
KT는 문용익의 깜짝 호투에 힘입어 8회까지 팀 노히트 행진을 펼칠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고 결국 8-2로 승리했다. 문용익은 데뷔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이는 KT 이적 후 첫 승이기도 했다.
"팀이 승리하는데 보탬이 돼 기분이 좋다"라는 문용익은 "긴장이 많이 됐는데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니까 긴장을 덜 하게 되더라. 경기 시작 전에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볼넷에 대한 생각을 좀 없애주셔서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경기 전 KT 코칭스태프는 "져도 괜찮으니까 그냥 네 공을 믿고 던져라"고 격려했다고.
문용익이 2군에서 어떻게 준비했길래 오늘의 결과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일까. 문용익은 "퓨처스에서 홍성용 코치님이 포크볼을 던져보라고 해서 던졌는데 그게 내 손에 잘 맞더라. 포크볼의 비중을 늘려야 직구가 산다는 말씀을 듣고 연습을 많이 했다"라면서 "투구수를 천천히 늘렸다. 코치님들이 초구 스트라이크 점유율이 높아야 하고 4구 안에 승부를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말씀하셔서 계속 연습했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밝혔다.
수비의 도움도 있었다. 4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박찬호가 잘 맞은 타구를 날렸는데 중견수 앤드류 스티븐슨이 그림 같은 호수비를 선보인 것. 문용익은 "정말 못 잡을 줄 알았는데 잡아줘서 '살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래도 노히트 중이었는데 교체가 이뤄져 아쉽지 않았을까. "매 타자마다 엄청 집중해서 던져서 노히트에 대한 생각도 없었고 크게 욕심도 없었다"라는 것이 문용익의 말이다.
KT 선수들은 '인생투'를 던진 문용익에게 물벼락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다같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프로 데뷔 후 가장 감격적인 순간을 맞은 문용익은 "부모님과 결혼할 미래의 와이프가 생각났다. 올해 12월에 결혼한다. 감사한 마음 뿐이다"라면서 "앞으로도 계속 기회를 주시면 열심히 던져서 팀이 이기는데 보탬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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