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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텐더가 된 은행가의 ‘약술’…“젊은층에 새 경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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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놀리아랩’ 창립자 데니스 막.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서울 바 앤 스피릿 쇼 2025’에 부스를 차리고 홍보 활동을 펼쳤다. 박미향 기자

‘매그놀리아랩’ 창립자 데니스 막.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서울 바 앤 스피릿 쇼 2025’에 부스를 차리고 홍보 활동을 펼쳤다. 박미향 기자


이율배반적인 두가지 요소가 양립할 수 있을까? 상상도 못 하는 일이 현실화되는 지금 시대엔 가능하지 않을까? 홍콩 매그놀리아랩 공동 창립자 데니스 막(38)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지난달 25일 서울에서 개막한 ‘서울 바 앤 스피릿 쇼 2025’를 찾은 데니스 막이 설립한 매그놀리아랩은 약재를 활용한 혼합주를 만드는 주류 브랜드다. 약재와 알코올, 함께할 수 없는 먹거리다. 전자가 상한 몸을 치유한다면, 후자는 경우에 따라선 몸을 해친다. 병존이 불가능한 두가지를 한데 모아 새로운 맛을 창조한 이가 데니스 막이다.



그가 만든 술은 두가지. ‘매그놀리아’(Magnolia)와 ‘로젤’(Roselle)이다. 전자는 백단향, 오디, 진피, 오미자 등이 재료고, 후자엔 대추, 당귀, 로젤, 건강(생강 뿌리를 말려 만든 약재) 등이 들어간다. 그는 큰 항아리에 중국 술과 한약재를 넣어 한달간 숙성시킨다고 했다. 끓이는 방식이 아니라 침출 방식이다. 한마디로 우린다는 얘기다. 오미자 등 10여가지 한약재가 재료다. 도수가 낮아 가볍게 마시기 편한 혼합주다.



오미자 등 여러 한약재가 들어간 데니스 막의 술은 동양적인 패키징이 돋보인다. 홍콩관광청 제공

오미자 등 여러 한약재가 들어간 데니스 막의 술은 동양적인 패키징이 돋보인다. 홍콩관광청 제공


그는 본래 양조업자가 아니었다. 홍콩에서 나고 자란 그는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서 주식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일을 했다. 2018년 은행을 돌연 그만두고 바텐더가 됐다. “원래 술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취하려고 마시진 않아요. 술 역사, 제조 과정, 문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위스키만 해도 100년의 역사가 담겼잖아요.”



2020년에 매그놀리아랩을 창업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앞서 그가 기획한 프로그램이 창업의 단초를 제공했다. ‘하우스 보트 체험 프로그램’. 지금은 고문인 창업 파트너이자 중의학자 제임스 팅과 함께한 기획이었다. 낙후된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널리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홍콩 애버딘은 역사가 깊고 오래된 어촌인데 사람들의 기억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죠. 대형 유람선에 올라 직접 어촌 풍경, 마을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느끼고, 그 경험을 타인들과 공유하길 바랐습니다.”



‘매그놀리아랩’ 창립자 데니스 막.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서울 바 앤 스피릿 쇼 2025’에 부스를 차리고 홍보 활동을 펼쳤다. 박미향 기자

‘매그놀리아랩’ 창립자 데니스 막.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서울 바 앤 스피릿 쇼 2025’에 부스를 차리고 홍보 활동을 펼쳤다. 박미향 기자


그는 가치 지향적인 인간형이다. 이런 그의 성향이 한약재 혼합주를 만드는 데도 투영됐다. “홍콩이나 중국 문화에서 술은 항상 약으로 언급됩니다. 중국 옛 의학 서적에도 술은 약이라고 적혀 있죠. 다양한 약주가 오래전부터 있었어요.”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에게 그리 환영받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아쉬웠다. 그가 과거 가치를 재해석한 주류를 만들게 된 이유다. 여기에 “마시는 경험의 즐거움과 편안함”도 그가 추구하는 가치다. “젊은이들은 술을 많이 마시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즐깁니다. ‘몸에 좋은 술’이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이죠. 새 경험 제공이 젊은층에 다가가려는 방식입니다.”



그는 한가지 바람이 있다. 인삼주 같은 한약재 술이 있는 한국에서도 자신의 술이 널리 알려지길 원한다. 그는 한국 2030세대에 이런 조언을 했다. “인생은 결국 경험이 가장 중요합니다. 위험을 감수하고도 하고 싶은 일을 해보세요.”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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