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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라부부' 한달 팔면 벤츠값 벌었는데…"무기징역 살 판" 무슨 일?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안정준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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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부부 열풍에 특수를 누리던 중국의 모조품 제조 시장이 1년 만에 된서리를 맞기 시작했다. 당국의 단속 강화와 모조품 업계 내 경쟁 격화가 맞물린 데다 라부부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팝마트가 물량을 풀기 시작하며 소비자들에게 '정품을 살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때문이다.

지난 7월 22일 뉴욕 맨하탄 가두매장에서 팔리고 있는 라부부 모조품. /로이터=뉴스1

지난 7월 22일 뉴욕 맨하탄 가두매장에서 팔리고 있는 라부부 모조품. /로이터=뉴스1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은 30일 광둥성 둥관시에서 라부부 모조품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탕밍 사장의 사례를 중심으로 급격히 얼어붙는 모조품 시장 현황을 전했다.

이곳에서 원래 가방 공장을 운영하던 탕 사장은 라부부 인기가 치솟던 2024년 초 모조품 시장에 발을 들였다. 생산라인을 다시 깔고 동종업계에서 숙련된 라부부 모조품 제조 전문 기술자를 고액으로 스카우트하는 한편 기존 직원 일부에게 라부부 가품 '맞춤형 교육'을 시키는 등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 새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새로 단장한 공장에서 정품을 정교하게 본뜬 최상급 모조품을 생산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처음엔 동남아시아권 고객을 대상으로 시험 삼아 모조품을 생산했는데 첫 달에만 만 개 이상이 팔려 3달 뒤 생산라인을 하나 더 늘려 하루 12시간 이상 공장을 돌렸다. 그렇게 반년 만에 벌어들인 이익은 그가 10년 가까이 운영한 가방 공장의 연간 총이익을 훌쩍 뛰어넘었다.

2024년 하반기부턴 동남아시아를 넘어 중국 본토 내에서의 라부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사업은 다시 계단식으로 성장했다. 올해 5~6월에는 하루에만 6000개의 라부부 모조품을 생산하는 총력전을 펼쳤는데도 몰려드는 주문을 소화할 수 없었다. 탕 사장은 "올해는 매달 벤츠 한대 값을 이익으로 남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6월 말에 접어들자 상황이 급격히 변했다. 고객 주문이 뚝 끊겼고, 주변에 라부부 모조품 공장을 운영하는 다른 사장들도 비슷한 상황을 겪기 시작했다. 이익은 곧바로 70%가량 깎였다.


둥관의 라부부 모조품 제조 업계는 핵심 원인을 라부부 IP를 보유한 팝마트의 판매 전략 변화로 보고있다. 지난 6월18일 팝마트는 라부부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했는데 당연히 시작과 함께 전부 매진됐고 사전 판매를 통해 라부부를 구매하려면 적어도 9월 말까지는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팝마트는 사전 판매와 함께 공식몰 앱을 통해 수차례 '물량 보충' 공지를 전했고 티몰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와 틱톡 라이브방송 등을 통해서 대규모 물량을 풀었다. 고객들에게 '정품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준 셈이다.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팝마트(Pop Mart) 매장의 다양한 '라부부(Labubu)' 관련 제품들.

[베이징=뉴시스] 박정규 특파원 = 팝마트(Pop Mart) 매장의 다양한 '라부부(Labubu)' 관련 제품들.


그러자 라부부 정품 중고시장 가격이 폭락했다. 6월 16일 평균 거래가가 약 2280위안(약 44만5000원)이던 정품 중고 라부부 키링 가격은 하루만에 1181위안(약 23만원)으로 반토막 났다. 이렇게 가격이 폭락하자 정품 중고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6월17일 하루 정품 중고 거래량은 기존 평균 66회에서 559회로 치솟았고 18일에는 무려 2531회가 됐다. 모조품이 팔릴 수 없는 시장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모조품 업계에선 제살 파먹기 경쟁이 벌어졌다. 탕 사장은 "이 사태가 벌어지기 직전까지도 철물 공장, 신발 공장, 옷 공장을 운영하던 업자들이 라부부 모조품 사업에 모두 뛰어들어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무조건 새 공장이 들어서 있었다"며 "이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모조품을 홍보하고 최저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당국의 단속이 강화된 게 치명타였다. 지난달 14일 중국 국무원은 브리핑을 통해 올해 상반기에만 전국 세관이 3867만점의 위조 의심 물품을 적발했으며 이 가운데 라부부 가품이 상당부분 포함됐다고 밝혔다. 닝보 세관은 1년간 팝마트 지적재산권 침해 사건을 60건 적발하고 118만 점 이상을 압수했다.

걸리면 중국에서 강도높은 처벌을 받게 된다. 베이징 즈선 법률사무소의 진지에 변호사는 "저작권법에 따르면 무단으로 라부부의 이미지를 복제, 모방할 경우 세부적으로 차이를 둔다 해도 전체 이미지가 유사하면 저작권 침해가 된다"며 "이익 규모나 판매액에 따라 저작권 침해, 상표 위조죄 등에 해당해 10년 이상, 심지어 무기징역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탕 사장의 공장이 위치한 둥관시 일부 지역에선 모조품 단속이 벌어져 다수의 관련 업자들이 적발, 연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에서 또 다른 라부부 모조품 공장을 운영중인 아리 사장은 "지금은 누가 신고하는 게 제일 두렵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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