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현지시간) 미니애폴리스의 ‘수태고지 가톨릭 교회(Annunciation Catholic Church)’에서 전날 발생한 학교 총격 사건을 추모하며 기도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최근 미국의 한 성당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 발생했습니다. 총격으로 인해 어린이 2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치는 끔찍한 일이 발생한 것이죠.
지난 27일(현지시간) 오전 8시 30분께 미국 미니애폴리스 수태고지 가톨릭학교 내 성당 외벽으로 침입한 총격범은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안팎에서 미사에 참여한 어린이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습니다. 현장에서는 116발의 탄피가 발견됐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신도석에 앉아 있던 8살과 10살 어린이가 그 자리에서 사망했는데요. 이외에도 총 18명이 다치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총격범은 범행 이후 성당 뒷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긴 했지만, 유족으로서는 도저히 납득이 안 되고, 받아들일 수 없을 일이 발생한 것이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총기 난사 사건 관련, 주요 기관에 조기 계양을 지시하는 포고령을 내렸습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무의미한 폭력 행위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백악관과 모든 공공 건물, 군사기지, 해군 함정에서 8월 31일 조기를 계양할 것을 명령한다”고 했습니다.
범인인 23세 로빈 웨스트먼입니다. 그는 도대체 왜, 이런 일어나선 안 될 일을 벌인 것일까요?
조셉 톰슨 미네소타 연방 검사 대행은 사건 이후 기자회견에서 범행의 이유로 ‘무차별적 증오심’을 언급했습니다. 톰슨 검사는 로빈 웨스트먼에게 나온 ‘타인을 대한 무차별적인 증오를 표출한 것으로 보이는 수백 페이지 분량의 글’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수사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톰슨 대행은 또 “총격범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집단에 증오를 표출했다”고 했습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세인트 메리 대성당에서 열린 ‘수태고지 가톨릭 공동체를 위한 종교 간 합동 기도회’에 참여하고 있다. [로이터] |
끔찍한 일을 저지른 가해자는 이밖에도 특이한 면모를 보입니다. 개인적 분노가 잘못된 사회적 폭력으로 나타나는 사례를 기록해본다는 취지에서, 현지 보도를 중심으로 가해자의 몇 가지 특징을 정리해봅니다.
첫째, 젠더 정체성 혼란
총격범은 트렌스젠더로 추정됩니다. 로버트 폴 웨스트먼에서 로빈 M. 웨스트먼으로 법적으로 변경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법원 문서에 나와 있습니다. 2020년 1월 청원을 승인한 판사는 용의자가 “여성으로 자신을 정의하며, 자신의 이름에도 그러한 정체성을 반영하기를 원한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러나 웨스트먼은 스스로의 정체성에 큰 혼란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과 같은 메모가 있었다고 합니다.
“긴 머리를 유지하는 이유는 사실상 그것이 내가 트랜스젠더라는 것에 대한 마지막 흔적이기 때문이다. 나는 트랜스젠더인 것이 지겹다. 스스로 세뇌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항상 여성스러운 옷을 입고 싶진 않지만, 가끔은 정말 마음에 들 때가 있다. 내가 여자가 아니라는 건 알지만, 남자답지 않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더 선’의 2025년 8월 28일 “교회 총격범 로빈 웨스트먼은 자신이 ‘트랜스젠더가 되는 것에 지쳤다’고 고백했으며 2명을 살해하기 전에 암호화된 메모에 공격을 계획했다” 기사 중 일부 둘째, 러시아어로 된 비밀 기록
그는 러시아어 문자의 암호화된 형태의 일기를 작성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못 알아볼 일기를 쓴 것이죠. 이 일기를 해석하면 웨스트먼의 범행이 우발적이지 않고,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는 또 온라인을 통해 올린 영상에서도 종종 일기장과 노트에 러시아어 문장들을 등장시켰습니다. 그는 대량살인에 대한 관심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대량 총격 사건의 세계에 푹 빠져 있다. 수년 전부터 이 사건들을 알고 있었고, 당시에도 병적으로 집착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은 내가 찾을 수 있는 모든 대량 총격 사건 영상에 완전히 빠져들었다.”‘더 선’의 2025년 8월 28일 “교회 총격범 로빈 웨스트먼은 자신이 ‘트랜스젠더가 되는 것에 지쳤다’고 고백했으며 2명을 살해하기 전에 암호화된 메모에 공격을 계획했다” 기사 중 일부 셋째, 영상에 남긴 혐오 메시지
웨스트먼이 범행 전 영상을 통해, 손으로 쓴 노트, 예수 이미지가 있는 사격 표적, 인종차별적이고 반유대주의적 비방이 적힌 것으로 추정되는 다양한 총기들을 공개합니다. 영상에는 ‘도널드 트럼프를 죽여라’, ‘600만명은 충분하지 않다(홀로코스트 희생자 수에 대한 언급)’ 등 충격적인 표현들이 담겨있기도 합니다.
28일(현지시간) 버나드 헵다 대주교(오른쪽)가 27일 아침 ‘수태고지 가톨릭 학교(Annunciation Catholic School)’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미니애폴리스의 세인트 메리 대성당에서 열린 종교 간 기도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
넷째, 어린이 대상 집착적 폭력 욕망
미국 검찰은 웨스트먼이 어린이를 살해하려는 집착을 가진 인물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회의 가장 무방비한 존재’를 타깃으로 했다는 점에서 매우 극단적이고 잔악한 면모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온라인상의 극단주의를 추적하는 연구 그룹인 전략대화연구소의 코디 조샤크 수석 매니저인는 CNN에 웨스트먼의 영상이 올해 초 미국 내슈빌 고등학교에서 동료 학생을 총으로 쏴 죽이고 다른 한 명을 다치게 한 후 자살한 솔로몬 헨더슨의 글과 유사하다고 했습니다. 조샤크 매니저는 “그는 유사한 온라인 하위 문화와 허무주의적 폭력과 연관되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