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마' 이하늬 "베드신 이해해 준 남편 고마워" [인터뷰]

'애마'로 돌아온 이하늬… 톱스타 희란 연기
"진선규와 호흡, 말할 것도 없이 너무 좋았다"

이하늬가 '애마'로 돌아온다.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서는 톱스타 희란과 신인 배우 주애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 이하늬는 출산을 앞두고 화상 인터뷰를 통해 취재진을 만났다. 그는 화면 속 자신을 보며 어색한 듯 "너무 AI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변함없이 유쾌한 모습이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인터뷰에서 그는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자신의 연기 활동을 지지해 주는 남편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이하늬가 출연한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서는 톱스타 희란(이하늬)과 신인 배우 주애(방효린)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하늬에게 '애마'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는 "모든 작품에 애정을 갖고 있지만 2025년의 '애마'가 나온다는 것이 소중했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됐고, 부당한 점에 목소리를 높여 얘기할 수 있는 세상이 왔다는 반가움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여성을 소비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작품이 마음에 와 닿았단다. 이하늬는 "베드신이 있다. 만약 베드신에서 여성을 소비적으로 사용했다면 불편했을 것 같다. 같은 장면이라도 어떤 앵글을 사용해 어떻게 배우를 담아내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게 작품이고 영화이지 않나. '애마'에서는 과감하게 연기했고, 자유로웠다. 성에 대해 편하고 캐주얼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하늬는 어떤 과정 속에서 희란을 연구했을까. 그는 "1980년대 작품들이나 그 시절의 인터뷰를 많이 봤다"고 전했다. 1980년대 사람들의 말투를 완성도 높게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과거 전성기를 누렸던 수많은 스타들의 모습은 이하늬를 감탄하게 만들었다. 이하늬는 "장미희 선배님을 보며 '정말 우아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새벽길'을 부르는 혜은이의 모습을 봤을 때를 떠올리며 "아이유씨 같은 느낌이지 않았을까. 난 전성기 시절의 선배님들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더라. 전설적인 분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지금 봐도 행동부터 의상까지 촌스러운 것들이 없었다. 2025년에 활동하셨더라도 똑같이 인기를 누리셨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하늬가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제공

진선규와의 호흡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영화 '극한직업' '외계+인 2부'에 이어 시리즈 '애마'에도 함께 출연하게 됐다. 이번에 진선규가 연기한 역할은 '애마부인' 제작사 신성영화사 대표 구중호이다. 이하늬는 진선규와의 호흡과 관련해 "말할 것도 없이 너무 좋았다. 진선규 배우님을 볼 때마다 좋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진선규 배우님이 연기를 너무 징그럽게 잘했다. 양아치처럼 말을 하는데 너무 훌륭하더라. 방구석 1열에서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박수를 안 칠 수 없었다. 스태프들이 다같이 박수를 쳤던 기억이 난다"고 설명했다.

이하늬는 작품 공개 전 불거졌던 탈세 의혹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지난해 9월 서울지방국세청은 이하늬와 호프프로젝트를 상대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진행했고, 이하늬에게 소득세 등 60억 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했다. 소속사 팀호프 측은 "세무당국과 세무대리인 간 관점 차이에 의한 추가 세금으로, 전액을 납부했다. 고의적 세금 누락 등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하늬는 인터뷰를 통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 같아 송구한 마음이다. 작품이 나만의 것이 아닌데, 나 때문에 지장이 있을까 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완전히 판단이 종료된 것은 아니다. 세금 납부를 했지만 적법한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의뢰를 해둔 상태다"라고 밝혔다.

그는 평소 어떤 생각을 품고 연기할까. 이하늬는 연기가 무척이나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연기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 여배우들이 은퇴를 하는 시대는 지났지만 사실 매 작품 할 때마다 내 마지막 작품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설명했다. 늘 '이번 작품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임하기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단다.

남편은 이하늬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이하늬는 "배우자의 응원이 있어 모든 것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은인 같은 사람을 만났다. 배우로서 행보를 같이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사람이기에 결혼이 가능했던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한 "베드신의 경우 같은 배우가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남편은 그런 부분을 무던하게 바라봐 준다. 배우 이하늬가 성장하는 것들을 지켜봐 주는 분이라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사랑의 결실인 아이 역시 이하늬가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하늬는 "너무 소중한 존재를 집에 두고 촬영장에 가야 하는 입장이 되지 않았나. 소중한 존재를 뒤로하고 갈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나가있는 시간에는 '몸이 부서져라 연기해 보리라'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하늬는 2022년 첫째 딸을 품에 안았으며 지난 25일 둘째 딸을 출산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그가 앞으로 펼칠 활약에도 기대가 모인다.

한편 '애마'는 지난 22일 공개됐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