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가 지난 21일(현지시간) 탄핵 심판과 관련해 증언하기 위해 방콕 헌법재판소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직무정지된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가 헌법재판소의 총리 해임 재판에서 패소,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로써 2001년 첫 집권 이후 20여 년간 태국 정국을 흔들어온 친나왓 가문의 통치에 제동이 걸렸다.
태국 헌재는 29일(현지시간) 패통탄 총리가 헌법 윤리를 위반해 해임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헌재 9인 재판관은 패통탄 총리가 캄보디아 실권자 훈 센 상원의장과 통화에서 총리로서 필요한 윤리 기준을 지키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재판관들은 패통탄 총리가 청렴성을 결여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의 발언이 총리직과 태국 국가의 품위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패통탄 총리가 “캄보디아와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개인적인 관계로 인해 캄보디아 측의 의사를 지속적으로 따르거나 그에 따라 행동할 의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패통탄 총리의 임기가 지난달 1일 헌재의 총리 직무정지 처분으로 사실상 종료됐다고 덧붙였다.
패통탄 총리는 지난 5월 말 태국군과 캄보디아군이 국경 지대에서 교전한 뒤 훈 센 의장에게 전화해 그를 ‘삼촌’으로 부르고 국경을 관할하는 태국군 사령관을 부정적으로 언급했다가 이런 통화 내용이 유출되면서 위기에 처했다.
비난 여론이 이는 가운데 보수 성향 상원의원들이 그가 헌법 윤리를 위반했다며 해임 심판 청원을 헌재에 냈고, 헌재는 지난달 청원을 받아들여 판결 때까지 패통탄 총리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이후 품탐 웨차야차이 부총리 겸 내무부 장관이 총리 직무대행을 맡아왔으며, 패통탄 총리는 문화부 장관을 겸직하면서 내각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날 헌재 결정으로 패통탄 총리는 취임 1년 만에 총리직을 내려놓게 됐다.
패통탄 총리는 판결 이후 “헌재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면서도 “나는 공공의 이익을 지키려고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2001~2006년 총리를 지낸 탁신 친나왓의 딸인 패통탄 총리는 지난해 8월 38세의 나이에 취임하며 태국 최연소이자 두 번째 여성 총리라는 기록을 세웠다. 고모 잉락 친나왓과 고모부 솜차이 웡사왓도 총리를 지냈으며, 부친 탁신 친나왓은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다.
태국 정국은 불확실성 속에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연립여당 내 제1당으로 패통탄 총리의 소속 정당인 프아타이당은 새 총리를 선출할 방침이지만 뚜렷한 총리 후보가 적은 가운데 현재 간신히 하원 과반을 유지하고 있는 연정에 참여한 정당들의 이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차기 총리 인선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는 차이카셈 니티시리(프아타이당), 아누틴 찬위리쿨(붐자이타이당), 쁘라윳 짠오차 전 총리(통합태국국민당), 피라판 살리랏티위파 부총리 겸 에너지장관(통합태국국민당), 쥬린 락사나윗(민주당) 등이다.
한편 태국·캄보디아 국경 갈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최근 국경지역에서 캄보디아인들이 태국군이 설치한 철조망을 훼손하는 일이 발생하자 태국은 영구 장벽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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