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하는 일본·인도 정상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9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 발표 자리에서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9일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양국은 경제에 안보 의미를 담은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만드는 등 협업 내용이 포함된 총 11개 문서에 서명했다.
모디 총리의 일본 방문은 2023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2년 만이자 양국 정상회담 목적으로는 7년 만이다. 모디 총리는 2022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사망했을 때 일본을 직접 찾아 조문하는 등 일본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요미우리신문·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이날 일본 도쿄 총리공관에서 일본·인도 양국이 정상회담을 열고 경제·안보협력 내용이 담긴 공동 문건을 발표했다.
경제 분야와 관련해 양국은 반도체, 인공지능(AI), 희토류 등 핵심 광물 분야 협력을 포함하는 '경제 안전보장 이니셔티브'에 서명했다. 모디 총리는 "새로운 첨단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의 협력을 진전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위기 상황에서도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튼튼한 공급망을 만들 것"이라며 "정부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논의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첨단기술을 중심으로 양국이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디지털 파트너십 2.0'도 작성됐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는 2022년 3월 인도 방문 당시 일본의 대인도 투자액 목표를 '5년간 5조엔(약 47조5000억원)'으로 정했는데, 모디 총리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이를 확대한 것이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인도는 자국 내 고속철도에 일본 신칸센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JR동일본이 개발 중인 차세대 고속열차 적용에 합의한 것이다. 신칸센 도입과 관련해 모디 총리는 30일 차세대 신칸센 차량이 있는 혼슈 동북부 미야기현에 들린다. 또 인근에 있는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 공장도 견학할 예정이다.
AI와 관련해서는 '일본·인도 AI 협력 이니셔티브'를 체결하고 대형언어모델(LLM) 등을 중심으로 공동 연구를 수행하기로 했다.
미국·호주와 함께 4개국 안보 협의체 '쿼드(Quad)' 회원국인 두 나라는 안보협력 강화 내용도 발표했다. 2008년 채택한 '안보협력 공동선언'을 17년 만에 개정해 군비 현대화와 방위산업 협력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포함시켰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 정부는 호위함에 탑재하는 통신용 안테나의 인도 수출도 확정했다.
양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현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위압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에 강하게 반대했다.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을 염두에 뒀다는 평가다.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술도 회담에서 언급됐다. 북한으로의 기술 유입과 북한으로부터의 확산으로 인한 문제점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디 총리는 일본 방문에 이어 30일에는 중국으로 건너가 톈진에서 이달 31일~다음달 1일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각각 양자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모디 총리의 이번 일본·중국 방문은 러시아산 원유를 구입하고 있다는 이유로 미국의 50% 초고율 관세 부과 이후 이뤄진 것이라 주목받는 분위기다. 요미우리신문은 "모디 총리가 일본에 이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미국과 일정 부분 각을 세우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