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호 농심켈로그 대표이사가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농심켈로그 제공]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가장 우선시하는 가치관은 사람 중심의 리더십입니다. 사람이 최고의 자산이라는 생각으로 사내 문화를 만들어왔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농심켈로그 본사에서 만난 정인호(58) 농심켈로그 대표이사는 주 4.5일제, 양성평등 인사 등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중심의 사내 문화를 만든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정 대표는 2012년 농심켈로그 영업팀에 합류해 2018년 켈로그 대만홍콩지사장을 거쳐 2020년 사장 자리에 올랐다.
정 대표는 지난 5년을 돌아보며 “전적으로 직원들의 신뢰와 지원 덕분에 내부에서 성장한 사람이 회사를 이끌 수 있게 됐다”며 “단기적 실적보다는 직원들 만족도와 장기적 성과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직원 중 가장 일찍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지만, 직원들의 워라밸은 확실히 챙기고 있다. 재택근무제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에도 주 2회로 유지하고 있다. 2023년 10월 도입한 주 4.5일제는 지난해 12월부터 월 1회에서 2회로 늘렸다. 해당 제도는 직원 만족도 조사에서 5점 만점에 4.8점을 받았다.
양성평등 인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농심켈로그의 여성 부서장 비율은 전체의 50%에 이른다. 사내 워킹맘 모임인 ‘맘스클럽’을 운영하고 활동비는 회사가 지원한다. 지난해 10월엔 근속 기간, 고용 형태와 관계없이 전 직원에게 6개월의 유급 출산휴가를 제공하는 ‘부모 프리미엄 휴가’를 도입했다.
정 대표가 사내 복지 개선을 통해 달성하고 싶은 것은 ‘원팀 문화’다. 그는 “신뢰와 존중을 기반으로 하는 조직 문화를 위해 개인보다는 팀, 회사 위주로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며 “분기에 한 번씩 공장 직원들까지 참여하는 타운홀 미팅을 열어 회사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말에는 산타 복장으로 직원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며 한 해 동안 고생한 부분에 대해 감사함을 표현한다”며 “좋은 말과 함께 정성있는 선물을 전달하니 만족도가 높다. 직원들도 ‘사진을 찍자’며 즐긴다”고 덧붙였다.
대만홍콩지사장 경험도 이런 리더십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됐다. 정 대표는 “팀을 이해하고 신뢰를 쌓는 게 경영 전략을 세우는 것보다 먼저라는 것을 느꼈다”며 “직원들과 일대일 또는 타운홀 미팅을 자주 하면서 보상 체계를 개선하고 조직 능력을 향상하는 데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정인호 농심켈로그 대표이사가 직원들과 소통 중이다. [농심켈로그 제공] |
정 대표는 취임 당시 ‘Be the 1st & Loved Choice for Breakfast, Snacks&People’이란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자부심을 주고, 소비자에게 사랑을 받고, 사회에 긍정적 가치를 주겠다는 의미”라며 “각 직원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비전 실현을 위해 현장도 가까이 하고 있다. 세일즈팀이 주도한 ‘매장 방문’ 프로그램에 참여해 대형마트, 편의점을 돌며 판매 현황을 점검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생산직 제안 제도’를 통해서는 2023년 한 해에만 93건의 제안이 접수됐고, 이 중 60건이 채택돼 생산성과 품질 개선으로 이어졌다.
농심켈로그 제품의 영양 정보가 포장지 앞면으로 이동한 것도 이러한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지난 5월에 출시한 ‘프로틴 그래놀라 제로슈거’는 영양 정보를 강조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정 대표는 “시리얼 시장이 지난 2년간 좋지 않았음에도 해당 제품을 구매한 사람 중 신규 소비자가 10명 중 6명 이상으로 고무적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신했다.
사회공헌에 대한 의지도 강했다. 월드비전, 초록우산 등과 함께 결식 청소년에게 아침을 전달해오고 있다. 롯데마트, 네이버, 지마켓 등과는 판매액 중 일정 부분을 기부하거나 재활용에 앞장서는 등 사회공헌 캠페인을 열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이 같은 노력을 인정 받고 있다. 지난해엔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CEO(최고경영자)’를 수상했다. 농심켈로그는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13위, ‘글로벌 ESG 인권경영 인증’ 획득, ‘여성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기업’ 선정 등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
정 대표는 “직원의 성장이 없는 회사의 성장은 진정한 성장이 아니다”며 “직원은 자부심을 갖고, 소비자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 주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인호 농심켈로그 대표이사가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나 최근 선보인 시리얼 신제품 ‘프로틴 그래놀라 제로슈거’를 들어 보이고 있다. [농심켈로그 제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