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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방중' 사전 보고받은 이 대통령, 전승절 불참 선택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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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C·정보당국, 이달 초 "김정은 방중 가능성"
한미회담 일정·의제 난항에 전승절 참석 부담
서방·싱가포르 등 주요 협력국 불참도 의식해


2018년 5월 중국 다롄을 방문한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2018년 5월 중국 다롄을 방문한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내달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참석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를 이달 초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취임 후 대북 유화책을 펴고 있는 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참석 가능성이 큰 전승절 기념식 불참을 결정한 데에는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다.

28일 복수의 정보·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달 초 정보·외교당국으로부터 '김 위원장이 전승절 참석을 추진할 수 있다'는 분석을 보고받았다. 해당 보고에는 "중국이 올해 북중 협력의 질적 도약을 위한 전환점을 만들겠다는 방침을 세우며 전면적 관계 개선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전승절을 계기로 고위(정상)급 교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주도로 남북 정상이 마주치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에 대한 내용도 보고에 포함됐지만 이 대통령은 불참을 택했다.

정부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전승절에 최초로 참석하더라도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불안 변수가 컸다"며 "우방국들이 대다수 불참하는 상황에서 자칫 북한·중국·러시아 정상이 모인 자리에 한국 대통령이 함께하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①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있고 ②한미 정상회담의 일정 및 의제 조율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③동맹 및 우방국들이 주시하는 전승절 행사에 '남북 정상 간 만남'을 위해 참석하기엔 외교적 부담이 적잖았다는 설명이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전승절 70주년 행사에 온갖 우려를 무릅쓰고 다녀온 결과를 보지 않았나"라며 "김 위원장의 참석 가능성이 있다 해도 이 대통령이 참석하기엔 부담이 컸다"고 분석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김 위원장의 방중 계획을 사전 인지한 사실을 언급하며 "한미 정상회담도 이런 일들의 영향을 기본으로 받았다"며 "(한미 회담에서 논의가) 잘된 부분들에 대해선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서 해석해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국제 사회에서 '불법 핵무장국'인 북한 지도자가 26개국 대표가 모이는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중국이 조성한 '반미 연대' 속에 북한의 외교력이 확인받는 자리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자리에 이 대통령이 참석을 결정했다면 중국 전승절 이전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 주변 극우 인사들이 이 대통령에 대한 '친중'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전승절에 참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연구센터소장은 "중국의 기본 목표는 한반도가 국가전략에 방해 요소가 되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것인 만큼 남북 간에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전승절에 참석해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를 깨는 것이 실용외교"라고 말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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