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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식당 로고까지 좌지우지… 논란된 멜빵바지男 뭐길래

조선일보 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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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랜차이즈 크래커 배럴의 로고. 최근 회사는 기존 로고(왼쪽)를 새 로고(오른쪽)로 바꾼다고 했다. 비판이 거세자 다시 로고를 원상 복귀 시켰다./크래커 배럴

미국 프랜차이즈 크래커 배럴의 로고. 최근 회사는 기존 로고(왼쪽)를 새 로고(오른쪽)로 바꾼다고 했다. 비판이 거세자 다시 로고를 원상 복귀 시켰다./크래커 배럴


미국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이 새 로고를 발표했다가 ‘보수의 가치를 외면한다’는 논란에 휘말려 주가가 널뛰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비판 여론에 따른 주가 폭락으로 로고 변경 계획을 백지화하자 주가가 다시 반등한 것이다. ‘워크(woke·깨어 있다는 의미로,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강박을 비꼬는 용어)’를 둘러싼 미국 사회의 첨예한 갈등이 기업의 경영까지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의 레스토랑은 남부 가정식 메뉴를 판매하는 크래커 배럴(Cracker Barrel)이다. 미국 시골의 소박한 문화를 콘셉트로 44주에서 650개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경쟁 심화로 성장세가 둔화하자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지난 18일에는 쇄신 작업의 일환으로 로고 변경을 발표했다. 1977년부터 사용해온 로고에는 멜빵바지를 입은 남성이 커다란 나무통 옆에 앉아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는데, 새 로고는 ‘올드 타이머(old timer·토박이)’로 불리는 이 남성 그림을 없애고 크래커 배럴이라는 이름만 남겼다. 현대적이고 간결한 느낌을 주기 위한 디자인이다.

하지만 새 로고 발표 직후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중심으로 “보수의 가치를 없애겠다는 것”이라는 격렬한 반발이 나왔다. 미국의 전통과 지난날에 대한 향수라는 크래커 배럴의 콘셉트가 미국 보수층의 정서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논란이 이어지며 크래커 배럴의 주가는 12%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까지 “크래커 배럴은 실수를 인정하고 옛 로고로 되돌아가야 한다”며 가세하자 로고를 변경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주가는 다시 8% 이상 상승했다.

크래커 배럴은 1991년 성소수자를 전원 해고했고, 2004년엔 인종을 차별한다는 논란이 벌어져 법무부 조사를 받았다. 이후 이미지 쇄신을 위해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미국 기업들이 ‘문화 전쟁’에 휘말리는 사례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맥주 브랜드 버드 라이트는 2023년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 딜런 멀베이니와 협업한 뒤 보수 진영의 불매운동으로 기업 가치가 약 270억달러 증발했다. 같은 해 미국 최대 소매 업체 타깃도 성소수자 지지 구호가 적힌 옷 등을 내놨다가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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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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