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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나를 보호해주려다 총에 맞았어요”…미 학교 성당서 총기 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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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수태고지 가톨릭 학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27일(현지시간) 린허스트 공원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두 어린이가 슬퍼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수태고지 가톨릭 학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27일(현지시간) 린허스트 공원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두 어린이가 슬퍼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8·10세 아이 사망, 17명 부상…가톨릭 신자 표적 삼아
도망 못 가게 문도 잠가…탄창엔 “트럼프 죽여라” 문구
국토안보부 장관 “총격범은 트랜스젠더” 또 다른 혐오

미국의 한 가톨릭 학교에서 새 학기를 맞아 미사에 참석한 어린 학생들이 총기 난사로 희생되는 참극이 일어났다.

27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수태고지 가톨릭 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8·10세 어린이 2명이 숨지고, 6~15세 어린이 14명을 포함해 모두 17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현지 방송사인 WCCO 등이 보도했다.

학생들은 이날 개학 첫 주를 기념하는 단체 미사 중이었다. 갑자기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깨지면서 유리조각과 함께 총탄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현장에 있던 한 학부모는 비명을 지를 새도 없어 침묵만 흘렀다고 CNN에 전했다. 그는 “지하실로 도망을 가야 할지, 아니면 밖으로 나가야 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학교 졸업생인 총격범이 성당 가까이 접근해 창문 너머로 총을 쏜 것으로 보고 있다. 총구는 정확히 아이들이 앉아 있는 곳을 노렸다. 총격범은 사람들이 성당 밖으로 도망가지 못하도록 미리 출입문에 나뭇조각을 꽂아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민은 사건 당시 최장 4분 동안 약 50발에 달하는 총성이 울렸다고 말했다. 총격범은 범행 후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 총격 사건 범인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죽여라’라고 적힌 탄창을 들고 있다(왼쪽 사진). 소총과 여러 탄창에 각종 메시지와 이름이 적혀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 총격 사건 범인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죽여라’라고 적힌 탄창을 들고 있다(왼쪽 사진). 소총과 여러 탄창에 각종 메시지와 이름이 적혀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총격범이 23세 남성 로빈 웨스트먼이라고 밝혔다. 웨스트먼은 범행 전 ‘선언문’ 성격의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CNN은 영상에 반유대주의, 반종교주의, 흑인혐오 등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전했다. 웨스트먼은 예수의 형상을 한 표적과 총기, 탄창, 탄약을 침대 위에 펼쳐놓고, 자신이 직접 그린 수태고지 학교 성당 내부 배치도를 촬영했다. 파텔 국장은 사건 직후 엑스에 올린 글에서 “이 사건을 가톨릭 신자를 표적으로 삼은 혐오범죄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엑스를 통해 웨스트먼이 트랜스젠더라고 강조하면서 또 다른 혐오의 도화선으로 만들었다. 놈 장관은 “이 정신 나간 괴물은 소총 탄창에 ‘도널드 트럼프를 죽여라’ 등의 문구를 휘갈겨 썼다”면서 “총격범은 트랜스젠더라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놈 장관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이것은 명백한 (트랜스젠더의 행동) 패턴”이라는 글을 올렸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연방 하원의원(공화당·조지아)도 ‘젠더 디스포리아’(출생 시 지정 성별과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이 일치하지 않아 겪는 위화감)를 “정신질환”으로 규정하고 “미성년자 성전환 수술을 중범죄로 규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폭력과 증오 속에서도 사랑과 희생을 실천한 ‘영웅들’이 있었다. 5학년 학생 웨스턴 할스네는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친구가 나를 보호해주려다 총에 맞았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창문이 깨지자 아이들을 성당 의자 아래로 숨겨 인명 피해를 최소화했다. 학부모 세어 맥아드라는 “같이 성당에 있던 경찰이 총소리가 들리자마자 장비도 없이 뛰쳐나갔다”면서 “덕분에 안심할 수 있었다”고 했다.


되풀이되는 학내 총기 난사로 총기 규제 요구가 다시 커지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대교구의 버나드 에브다 대주교는 “취약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상대로 자행되는 이 끔찍한 폭력 행위에 마땅히 분노해야 한다”면서 “총기폭력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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