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건희 여사 의혹을 조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8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02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다. 현역 국회의원 체포 절차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
국회 동의 필요…본회의 보고 뒤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현행범이 아닌 이상 회기 중에 불체포 특권을 가진 현역 의원의 신병을 확보하려면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민중기 특검팀이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국회법에 따라 관할법원 판사는 영장 발부 전 체포동의 요구서(체포동의안)를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이 요구서는 검찰, 법무부를 거쳐 이재명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국회에 제출된다.
국회의장은 정부로부터 요구서를 받은 뒤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체포동의안을 보고하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한다.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거쳐 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된다.
권 의원, 2년 전 불체포 특권 포기 서약
불체포 특권은 의원 개인의 의사 표시만으로는 포기가 불가능한 헌법상의 제도다. 그럼에도 상징적으로나마 ‘불체포 특권 포기’를 서약하기도 한다. 권 의원 역시 2023년 국민의힘 의원 50여명과 함께 불체포 특권 포기 서약서에 서명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선 2018년 ‘강원랜드 채용 청탁’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 불체포특권 포기 의사를 밝히고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던 스스로의 사례를 ‘모범 사례’로 추어올리기도 했다.
다만 당시 복잡했던 국회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선거, 국회 원 구성 난항 등이 이어지면서 권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소집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따라 통상 구속영장 청구 뒤 며칠 안에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도 계속해서 미뤄졌다. 권 의원의 심문기일은 결국 임시국회 회기가 끝난 뒤에 잡혔다. 구속영장 청구 46일 만이다. 불체포 특권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는 셈이다.
권 의원의 사례와 달리, 불체포 특권 포기 의사를 밝힌 뒤 체포동의안 가결을 직접 요청한 사례도 있다. 정찬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2021년 9월29일 본회의장에서 신상 발언을 통해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 저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달라”고 요구했고 정 의원 체포동의안은 실제로 가결됐다. 정 전 의원은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구속됐다.
권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체포동의안 가결을 적극 주장하기도 했다. 검찰은 2023년 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에프시(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권 의원은 “떳떳하고 당당할 필요가 있다”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체포동의안을 가결하라고 하거나 스스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체포 특권 포기’ 서약을 하며 이 대통령을 압박한 것도 이 때쯤이다. 만약 이번에 국회에 권 의원 체포동의안이 제출되면 국민의힘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되는 이유다.
표결 전 법무장관 안건 취지 설명도 ‘관심’
체포동의안 표결 전 이뤄지는 법무부 장관의 안건 취지 설명도 관심거리다. 국회법에 따라 체포동의안을 제출한 정부 쪽 법무부 장관은 그 취지를 의원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권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제출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법무부 장관들은 체포동의안 대상의 범죄 혐의를 건조하고 간략히 정리해 말했으나, 윤석열 정부 때만 유독 달랐다. 2022년 12월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노웅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취지를 설명하면서, 비공개로 진행되는 영장실질심사에서나 공개할 법한 구속 사유들을 소상히 설명해 ‘피의사실 공표’ 논란에 휩싸였다.
정치권 일각 “빠져나가기 쉽잖아 보여”
정치권 일각에선 권 의원의 구속 가능성을 높게 본다. 검사 출신인 김용남 전 의원은 28일 유튜브 방송 ‘매불쇼’와 인터뷰에서 “윤영호 전 (통일교) 본부장이 수사에 협조하고 있어 (권 의원이 빠져나가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통일교 2인자’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과 만나 현금을 전달받고, 같은 해 2~3월에는 한학자 총재로부터 금품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쇼핑백을 받아간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권 의원이 금품 대가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윤 전 본부장의 독대를 주선하고, 통일교 쪽에 한학자 총재 관련 원정도박 의혹 수사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달 권 의원의 국회·지역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지난 27일에는 권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권 의원은 소환 조사에서 윤 전 본부장을 만난 사실은 인정했으나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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