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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승절 참석 김정은, 중·러 결속 다지고 트럼프와 담판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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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20일 평양에서 양자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20일 평양에서 양자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월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망루에 함께 오른다. 2012년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래 처음으로 북·중·러 3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다.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돌 경축행사가 그 명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일본·미국 연쇄 방문 직후 28일 나온 북-중 양국의 ‘전승절 정상외교’ 발표는 그 전략적 의도가 어떻든 한반도·동북아에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냉전기의 진영 외교 구도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를 높인다.



김 위원장의 예상을 깬 전승절 참가 결정은 미·중·러가 뒤엉킨 ‘강대국 외교’의 한복판에 뛰어들겠다는 뜻이다. 그의 다자 정상외교 참여는 처음이다. 중·러와 관계 강화를 통한 ‘진영 외교’에 나서겠다는 포석인 동시에 중·러를 뒷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담판 외교’에 앞선 길 닦기일 수 있다. 이 대통령의 방일·방미와 더불어 한반도·동북아 정세에 중대 영향을 끼칠 전략 외교가 본격화하는 셈이다.







천안문 망루의 북·중·러 정상





이런 움직임은 미국의 패권·일극 질서에 대항하는 ‘북·중·러 3국 공조’로 비칠 수밖에 없다. 다만 그 공조가 얼마나 견고할지는 당장 가늠하기 어렵다. 중국과 북·러의 정세 인식과 전략 기조가 적잖이 다른데다, 그동안 중국이 3국 공조로 비칠 행보를 애써 피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김정은·푸틴 짝은 유엔(UN) 등 국제사회의 제재를 무시하며 ‘미국 패권·일극 질서’에 맞설 “정의롭고 다극화된 새 세계 질서 창설”을 공언해온 반면, 시진핑은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 시스템과 국제법에 기초한 국제질서 수호”를 지향한다고 밝혀왔다.



천안문 망루에서 시 주석이 김 위원장 바로 옆에 서느냐, 푸틴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거리를 두느냐는 중국의 전승절 외교 속내를 살필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냉전기를 포함해 북·중·러는 ‘3국 공조’를 길게 유지한 적이 없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년 6월19일 평양 정상회담에서 북-러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년 6월19일 평양 정상회담에서 북-러 ‘포괄적·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6년 만의 북-중 정상회담





김 위원장의 베이징 방문은 2019년 1월 4차 방중 이후 6년8개월 만이다. 북-중 정상회담은 2019년 6월 시 주석의 평양 방문 이후 6년 2개월여 만이다.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푸틴 대통령을 “존경하는 가장 친근한 동지”라 부르며 노골적인 친러 외교를 펼쳐온 김 위원장이 중대한 외교전략 조정에 나선 것이다.



시 주석으로선 북-러 동맹 복원의 여파로 관계가 서먹해진 김 위원장을 옆에 붙여둘 필요가 있다. 중국의 유엔 대북제재 이행 강도를 두고 북-중이 갈등해온 터라, 중국의 제재 이행 강도 완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첫 정상회담 도중 함께 걷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첫 정상회담 도중 함께 걷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북-미 정상회담 길닦기?





다만 김 위원장의 전승절 참가 선택을 ‘진영 외교’의 틀로만 볼 일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북한은 한·미·일을 향한 ‘남방외교’, 특히 ‘워싱턴으로 가는 길’을 열려 할 때 예외없이 ‘후견국’ 중국을 먼저 찾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 남북·북미 정상회담 추진에 앞서 오랜 칩거를 깨고 베이징을 찾았고, 김 위원장도 2018~2019년 연쇄 남북·북미 정상회담 앞뒤로 중국을 네차례 방문했다. 다수의 전직 고위 인사들이 “김정은의 전승절 참가 결정은 트럼프와 담판을 시야에 둔 전략적 결정일 수 있다”고 보는 까닭이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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