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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학교 성당서 미사 도중 '탕'…총기난사로 아동 2명 숨져

이데일리 방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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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애폴리스 가톨릭 학교서 총기난사 참극
기도하던 8세·10세 어린이 목숨 잃어…부상자도 17명
범인은 현장서 자결…증오·테러 범죄 수사 착수
현지 추모행사 및 트럼프·교황 등 각계 애도 이어져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미니애폴리스의 한 가톨릭 학교에서 23세 청년이 미사 도중 유리창을 뚫고 총격을 가해 8세와 10세 어린이 2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한 가톨릭 학교에서 벌어진 총기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2명의 아동을 추모하기 위해 열린 집회에서 추모객들이 희생자를 기리며 끌어안고 있다.(사진=AFP)

27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한 가톨릭 학교에서 벌어진 총기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2명의 아동을 추모하기 위해 열린 집회에서 추모객들이 희생자를 기리며 끌어안고 있다.(사진=AFP)




가톨릭 학교서 미사 도중 참사…총격범 현장서 자결

27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남부에 위치한 한 ‘수태고지(Annunciation) 가톨릭 학교’에서 개학 기념 주간 미사가 진행되던 오전 8시 30분경, 온몸을 검은 옷으로 감싼 한 남성이 교회 옆면으로 접근해 유리창을 향해 소총 등으로 수십발을 난사했다.

이 공격으로 예배당 좌석에 앉아 기도문을 낭송하고 있던 8세와 10세 어린이가 숨졌고, 6~15세 학생 14명과 80대 신도 3명을 포함해 총 17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 10명은 매우 위중한 상태다. 4명은 긴급 수술을 받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2명은 상태가 위중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범인은 미니애폴리스 교외 출신 23세 남성 로빈 웨스트먼으로 범행을 마친 뒤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장에선 범인이 사용한 소총·산탄총·권총 등 3정의 총기가 확인됐다. 범인은 2017년 같은 학교 졸업생이었으며, 2021년 일부 교통 범칙금이 부과된 것을 제외하면 전과가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웨스트먼은 범행 전 유튜브에 자신의 ‘선언문’(Manifesto)을 예약 업로드했다. 수사관들은 이를 확인한 뒤 곧바로 삭제 조치했으며, 사건 동기는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CNN에 따르면 영상에는 반(反)흑인, 반유대주의, 반종교 메시지가 담긴 글과 총기, 탄창, 탄약이 침대 위에 놓인 모습 등이 담겼다.


예수 이미지가 그려진 사격 목표물도 영상에 포함돼 특정 종교에 대한 증오범죄 정황이 포착됐고, 영상 내 소총에는 2019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총격범과 같은 테러리스트에게 경의를 표하는 글이 적혀 있기도 했다.

이에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대다수 총기와 탄약이 합법적 구매로 드러나 총기규제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범인은 또 2020년 남자 이름인 ‘로버트 웨스트먼’에서 여성 이름인 ‘로빈 웨스트먼’으로 개명한 트랜스젠더로 알려졌으며, 오랜 기간 우울증에 시달렸던 것으로 파악된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범인은) 23세 남성으로, 트렌스젠더라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소총에는 ‘트럼프를 죽여라’라는 문구를 적었다고 전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한 가톨릭 학교에서 벌어진 총기사건으로 사망한 2명의 아동을 추모하기 위해 동료 학생들과 지역사회 주민들이 집회에 참여해 기도하고 있다. (사진=AFP)

27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한 가톨릭 학교에서 벌어진 총기사건으로 사망한 2명의 아동을 추모하기 위해 동료 학생들과 지역사회 주민들이 집회에 참여해 기도하고 있다. (사진=AFP)




학생·학부모들, 극도 공포감 호소…추모·애도 이어져

이번 범행은 어린이, 학생, 신자 등 무고한 이를 겨냥해 계획적으로 이뤄진 폭력이라는 점에서 미국 사회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브라이언 오하라 미니애폴리스 경찰청장은 기자회견에서 “범인은 아이들을 겨냥해 고의적이고 잔혹한 총기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증오 범죄로 수사할 동기는 확보하지 못해 단독 범행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라며 “수사 진행 상황은 가능한 계속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장에 있던 학생들과 교직원, 학부모들은 극도의 공포를 호소했다. 현장에 있던 10세 학생 웨스턴은 “창문에서 불과 60cm 떨어진 곳에 앉아 있었는데 총성이 바로 옆에서 들렸다. 친구가 내 위에 몸을 던져 나를 보호했지만 등에 총을 맞아 병원에 실려갔다”고 증언했다.

근처에서 유모로 일하고 있었던 메디 브랜트는 “엄마들이 자신의 아이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비명을 지르는 소리를 들었다. 부모들은 사건 직후 재결합 장소로 달려가 눈물을 흘리며 아이들을 끌어안았다”고 전했다.

학부모들과 지역사회는 슬픔과 분노 속에 추모행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소셜미디어(SNS)와 미 사회 각계에서도 애도가 잇따르고 있다. 학교는 수일간 휴교에 들어가며, 피해 가족들에겐 전문가 심리치료·상담 등이 지원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비극적인 총격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무분별한 폭력 행위의 희생자를 추모한다. 이 끔찍한 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며, 애도의 뜻과 함께 미국의 모든 공공건물에 조기 게양을 지시하는 포고문을 발표했다.

레오 14세 교황도 미니애폴리스의 버나드 헤브다 대주교에게 보낸 전보에서 “두 어린이의 희생에 깊은 슬픔을 표한다. 이 끔찍한 비극으로 피해를 본 모든 이들, 특히 자녀를 잃고 슬퍼하는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와 영적 연대의 뜻을 전한다”고 애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모든 공공건물에 조기 게양을 지시하는 포고문을 발표한 뒤 백악관이 국기를 내려 단 모습.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모든 공공건물에 조기 게양을 지시하는 포고문을 발표한 뒤 백악관이 국기를 내려 단 모습.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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