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스토리텔링으로 만나는 커피”…리저브 광화문의 품격은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원두향 먼저 맡아보시겠어요? 콜롬비아의 커피 역사를 엿볼수 있는 콜롬비아 그라노스 데 에스페란자 원두입니다.”

오전 10시30분 리저브 광화문. 스타벅스 매장의 문을 열자 다들 어디론가 바쁘게 걸어가는 광화문의 거리 풍경과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먼저 변면 한가득 글로벌 스타벅스 매장에서나 볼수 있던 ‘플리커 보드’가 한눈에 들어왔다. 좌석 예약 고객을 위한 웰컴 메시지 등을 공유하는 용도인데 보드가 돌아가는 소리가 마치 유럽 풍경을 담고 있는 듯 신기했다.

칵테일 바인 ‘바 믹사토(BAR MIXATO)’ 자리에는 손님들이 가득했다. 바리스타에게 본인의 취향을 추천받아 커피를 주문하는 한 손님의 눈빛엔 호기심이 가득했다. 매장을 둘러보니 130여석의 자리가 이미 만석이었다. 원두가 이동하는 파이프에서 영감을 받은 와이어 조명과 커피 라운지의 아늑한 분위기를 더하는 벽난로 등 ‘리저브의 끝판왕’이란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았다. 스타벅스 리저브는 세계 각국에서 엄선한 소량의 원두를 전문 바리스타가 소비자 취향에 맞게 추천해주는 프리미엄 매장이다. 리저브 원두의 향을 직접 느껴보고 각 원두의 고유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리저브 광화문에는 16명의 전문 바리스타가 상주하며 색다른 커피 경험을 제공한다.

기자는 먼저 드립 커피를 주문했다. 전국 원두 스토리텔링 대회 3위에 올랐던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주는 커피다.

바리스타는 “원두향이 느껴지시나요? 5초만 기다려주세요. 원두가 숨쉬는 시간입니다. 그동안 원두에 대해 설명해드릴께요. 이 원두엔 미기후(좁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기상현상) 지역인 콜롬비아 고산지대의 역사가 담겨있습니다. 마피아들에게 쫓겨났다가 몇십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커피 농부들이 스타벅스의 그라노스 데 에스페란자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재배한 원두입니다.”

드립커피를 한 입 머금으니 고소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느껴졌다. 매장에서 제공하는 콜롬비아 원두의 설명 카드를 보면서 한모금 더 마시니 바리스타의 설명이 떠오르면서 콜롬비아의 풍경이 머리속에 펼쳐지는 것 같았다. 역시 알고 먹어야 더 맛있다.

이번에는 광화문을 상징하는 대표 음료로 개발한 ‘광화문 믹사토’를 주문했다. 스타벅스가 음료명에 랜드마크 명칭을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히비스커스 티의 붉은색과 블루 라임의 푸른빛이 층을 이뤄 태극 문양을 연상시키는 비주얼이 특징이다. 특히 음료에 전통 소주를 더해 8.2도 가량으로 도수가 높았다. 도수가 높음에도 칵테일이라 그런지 쓴 맛보다는 히비스커스 티와 라임의 청량함이 더 컸다. 더운 여름 저녁 광화문 거리를 걷다가 매장에 들러 한잔 마시고 가기 딱 좋은 음료다.

크림을 불로 그을려 달콤한 풍미를 극대화한 ‘프렌치 바닐라 말차 라떼’도 요즘 유행하는 말차와 바닐라의 풍미가 가득 담겨 달콤했다. 다양한 추출 기구를 활용한 바리스타의 음료 제조 과정과 퍼포먼스를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푸드 메뉴도 리저브 음료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파트너가 직접 제조하는 △잠봉 루꼴라 샌드위치 △시저 치킨 샌드위치 △치즈 퐁당 잠봉 샌드위치 뿐만 아니라 샤인 머스캣 케이크, 프룻 크레이프 롤, 매일 발효시킨 빵을 굽는 베이커리로 알려진 ‘오월의종’과 협업한 푸드 4종 등 다채로운 메뉴들로 구성됐다.

올해로 11주년을 맞은 스타벅스 리저브는 ‘도심속 리저브’라는 컨셉으로 ‘장충라운지R’과 ‘리저브도산’에 이어 광화문 한복판에 3번째 매장인 ‘리저브 광화문’을 열었다. 스타벅스는 리저브 매장을 통해 프리미엄 커피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낮에는 프리미엄 커피 하우스, 밤에는 칵테일 바로 변신하는 리저브 광화문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어떨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