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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가 돌아본 결정적 그 장면… KIA가 발악해도 소용없던 시기, 모두의 힘으로 악몽 끊었다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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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점수를) 빼면 주고, 안 빼면 안 준다. 안 좋을 때 계속 그런 결과가 나온다”

이범호 KIA 감독은 27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최근 팀의 경기 패턴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KIA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최근 10경기에서 단 1승에 머물렀다. 8월 20일 광주 키움전부터 26일 인천 SSG전까지는 6연패 수렁이기도 했다. 이중 이길 수 있는 경기도 분명히 있었다. 6경기 전부가 다 큰 점수차로 벌어진 건 아니었다. 그러나 중요할 때 승부처에서 무너지곤 했다.

점수를 얻으면 곧바로 마운드가 점수를 내주는 등 안 좋을 때 패턴이 계속 이어진다는 게 이 감독의 냉정한 분석이었다. 이 감독은 “지금 내가 볼 때 야수들 상황은 괜찮은 것 같다. 어떻게든 돌려서 충분히 쓸 수 있다”면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투수들이 점수(실점)를 최소화하면서 야수들이 점수를 뽑는 상황이 생겨야 팀이 이길 수 있는데 지금은 점수를 뽑고 나면 그다음에 점수를 주는 게 너무 많다”고 했다.

전반기에는 잘 보이지 않는 패턴이 후반기, 그리고 최근 경기에서 집중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불펜 투수들이 경기 막판 더 어려운 상황에 올라가다보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결국 이 지긋지긋한 패턴을 깨려면 투·타, 더 나눠보면 타격이나 선발·불펜에서 뭔가의 확실한 하나가 필요했다. 때로는 하나만 버텨도 이길 수 있는 게 야구였기 때문이다.


KIA는 2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연장 11회 혈전 끝에 4-2로 이기고 결국은 6연패를 끊으며 모처럼 한숨을 돌렸다. 경기 후 더그아웃에는 어떠한 안도의 기색도 없었지만, 그래도 일단 연패에서 탈출했다는 결과 자체에서 의의를 둘 수 있는 경기였다. 선수들 모두가 연패를 끊겠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경기에 임했고, 코칭스태프도 그런 선수들의 의지를 밀어주며 조금 더 독하게 운영을 했다.

사실 경기 초반까지는 답답한 흐름이었다. 상대 선발이자 올 시즌 리그 최고 투수 중 하나인 드류 앤더슨은 역시 쉽게 공략할 수 있는 투수가 아니었다. 6회까지 1점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선발 김도현이 6이닝 동안 7개의 안타를 맞으면서도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고 버틴 게 결정적이었다. 만약 김도현이 6이닝 동안 2~3실점만 했어도 7연패에 가까워질 수 있는 경기였다.


이어 2군에서 경기력 조정을 마치고 돌아온 정해영이 7회 등판해 병살타 하나를 유도하는 등 무실점으로 버텼고, 8회 성영탁 역시 주자가 있는 상황을 정리했다. 9회 나선 마무리 전상현도 분전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후 “선발투수 김도현부터 멀티이닝을 책임진 전상현 등 마운드에 오른 모든 투수들이 제 몫을 다 해줬다”고 마운드의 공을 칭찬했다.


그러자 영웅이 나왔다. 김호령이었다. 0-0으로 맞선 9회 2사 1루에서 KIA 배터리는 대주자 오태곤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다. 오태곤의 주력, 2사라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안타 하나면 그대로 경기가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KIA는 안상현 타석 때 상대적으로 확률이 더 높은 전진수비를 택했다. 안상현이 전형적으로 멀리 치는 선수는 아니기에 짧은 타구 때 홈에서 승부를 걸어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안상현의 타구가 중앙 담장까지 날아가기 시작했다. 모두가 끝내기 안타를 생각한 그 순간, 김호령만은 그렇지 않았다. 김호령이 전력으로 뛰어가 이 타구를 잡아낸 것이다. 김호령은 “솔직히 앞으로 왔을 때 저기까지(중앙 담장) 가는 타구도 상상은 했다. 저기 가면은 어떻게 해야지라는 상상을 했는데 그런 타구가 뜨길래 솔직히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뛰어갔다”고 이야기했다. 김호령의 많은 상상이 경기를 구해냈다.


연장 10회를 전상현이 한 이닝 더 책임지며 분투한 가운데 김호령이 연장 11회 다시 빛났다. 김석환이 볼넷을 출루하자 KIA는 한준수에게 두 번의 작전을 걸었다. 첫 작전이었던 희생번트는 실패, 두 번째 작전이었던 강공 전환도 실패였다. 여기서 전화위복이 있었다. 한준수가 결국 우전 안타를 치면서 무사 1,2루를 만든 것이다. 이어 김호령이 3루수 앞 번트 안타를 치면서 무사 만루를 만들고 흐름을 가져왔다.


김호령은 “어떻게든 주자를 2·3루로 보내줘야겠다는 마음이었다. 내가 살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최정 선수님이 약간 멈칫했고, 이 정도면 살겠다 싶어서 전력으로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무사 만루라는 중압감 넘치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찬호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더그아웃 전체에 안도감을 줬다. 여기서 점수가 안 났다면 대기 타석의 타자들에게 또 엄청난 압박이 이어졌을 것이다. KIA는 위즈덤 김선빈의 연속 적시타로 연장 11회에만 4점을 내고 이겼다.

이 감독은 “김호령이 공수에서 정말 좋은 활약을 해줬다. 9회말 호수비는 패배를 막는 수비였다. 11회초 무사 1,2루 찬스에서 번트안타도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박찬호가 무사 만루에서 결승 타점을 만들어 내면서 다음 타자들에게도 부담을 덜어줬다”고 이 대목을 돌아봤다. 또한 “어떻게든 연패를 끊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11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타자들이 집중해주면서 귀중한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고 결정적 상황을 돌아봤다.


김호령은 연패 기간에 대해 "팀 분위기도 안 좋고, 선수들이 어떻게 해서든 하려고 벤치 분위기도 올리려고 했는데 안 되더라. 다행히 6연패를 끊어서 좋은 것 같다"면서 "미팅을 했을 때 코치님이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이렇게만 계속 하자'고 말씀하셨고 우리도 그런 생각으로 계속 했다. 뭘 해도 안 되더라. 발악을 했는데도 잘 안 되더라. 그런데 이제 다행히 이겨서 너무 좋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물론 이 감독의 걱정대로 점수를 뽑자, 또 점수를 주기는 했다. 다만 연장 11회말 실점은 2점으로 막아내면서 4-2로 이기고 연패를 끊었다. 때로는 과정이나 그 결과 속에 숨은 의미보다는, 그냥 ‘이겼다’라는 자체가 더 중요한 날이 있다. KIA에는 이날이 그런 날이었다. 이 감독은 “팬들의 응원 덕분에 연패를 끊을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내일도 최선을 다 하겠다”면서 6연패 중에도 마지막까지 목청 높여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KIA는 28일 이의리를 앞세워 이번에는 연승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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