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방미 연설에 北 "비핵화 망상증"…'북미대화'엔 침묵

[앵커]

북한이 미국에서 비핵화 메시지를 내놓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망상'에 빠져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방미와 관련해 공개 비판을 내놓은 건데요.

다만 한미 정상이 띄운 북미 대화 재개 추진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지도 않았습니다.

박수주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의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이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직후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에서 한 정책연설을 비난하는 논평을 냈습니다.

'비핵화 망상증에 걸린 위선자의 정체가 드러났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한미동맹을 현대화하고 북한 도발에 양국이 강력 대응할 것이라는 이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문제 삼은 겁니다.

특히 이 대통령이 북한을 '가난하지만 사나운 이웃'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자신들을 심히 모독했다며 "한국을 왜 적이라고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대한 계기가 됐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적 가난뱅이'인 한국이 이미 사멸한 비핵화를 점치는 것은 '허망한 망상'이고 '유전병'이라고 조롱하며, '핵보유국 지위'를 거듭 주장했습니다.

다만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정상대화'를 적극 권했던 한미정상회담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재명 / 대통령(26일)> "김정은과도 만나시고… 세계사적인 평화의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꼭 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미국과의 대화 제안은 관망하면서, 성명이나 담화보다 권위가 낮은 논평 형식을 빌려 기존 입장을 강조하되 비판 수위는 조절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양무진 /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향후 한국을 배제한 상태에서 미국하고 대화하겠다, 다시 말해 한국과 미국에 대해 분리 대응하겠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분석합니다."

또 대내용 매체인 노동신문에서 비난 논평을 싣지 않았다는 점 역시 북한이 대응 수위를 조절한 것이란 해석에 힘을 싣습니다.

연합뉴스TV 박수주입니다.

[영상편집 김휘수]

[그래픽 문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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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주(sooj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