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
장동혁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27일 취임 뒤 첫 최고위원회를 주재하며 “과거의 옷을 벗고 미래로 나아가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내부 총질하는 사람을 청산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대표가 되자 당의 ‘단합’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반탄파’(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가 다수를 점한 국민의힘 새 지도부에서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해 ‘당원 게시판 비방글 당무감사’를 요구하고 나서, 당분간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원과 국민들이 보내준 민심은 야당답게 거대 여당을 견제하고, 이재명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며 유능한 모습을 보여달라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당원 모두가 하나가 돼 전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맨 앞에 제가 서겠다”고도 했다. 이어 “국민 목소리를 담아 국민께서 더 공감하실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민생을 제대로 해결하는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의 이런 발언은 전당대회 때 ‘단일대오’를 강조하며 찬탄파와 각을 세우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정치권 안팎에선 장 대표가 당분간 대여투쟁을 위한 당내 통합에 힘을 실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는 이와 관련해 ‘레밍 신드롬’ ‘히틀러’ 등의 표현까지 써가며 자신을 비판한 조경태 의원에 대해서도 “적절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면 제가 할 수 있는 결단을 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이런저런 발언에 굳이 일일이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그러진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반탄파가 주도하는 당 지도부 첫 회의에선 찬탄파를 겨냥한 공세적 발언이 터져나왔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내부를 향한 총격, 해당 행위를 근절해야 한다”며 한 전 대표가 연루된 ‘당원게시판 사건’에 대한 당무감사를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으로 작성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의 작성자를 확인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친한동훈계 쪽에선 일단 정면 대응을 피하는 분위기다.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은 이날 김 최고위원의 공세를 맞받아치기보다 “배제가 아닌 더 많은 소통과 대화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만 했을 뿐이다. 당 내부에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가능성이 짙어질 경우 친한계가 탈당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당장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친한계 한 의원은 “너무 이른 얘기다. 우리 쪽에서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들이 추천한 국가인권위원 2명(이상현·우인식)의 선출안이 부결되자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에 강력히 반대하며 국회 운영에 일절 협조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본회의는 물론 다른 상임위원회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예결위도 당연히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추천한 이상현·우인식 인권위원 후보자에 대해 소수자 혐오와 극우 인사 변호 이력 등을 이유로 임명에 반대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