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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년 역사 美 필리조선소서 … 李, 마스가 뱃고동 울렸다

매일경제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안두원 기자(ahn.doowon@mk.co.kr),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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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정상회담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둘째부터 조현 외교부 장관,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주지사, 이 대통령,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필라델피아 김호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둘째부터 조현 외교부 장관,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주지사, 이 대통령,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필라델피아 김호영 기자


미국 필라델피아 국제공항에서 차로 10여 분간 달리자 한화그룹 필리조선소가 눈앞에 펼쳐졌다. 태극기와 성조기가 바닷바람에 함께 휘날리며 한미 조선업 동맹의 출항지라는 점을 알렸다. 쇠를 두드리는 웅장한 소리와 함께 한미 양국 근로자 1700여 명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26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은 골리앗 크레인이 서 있는 도크를 가로질러 필리조선소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 뒤쪽으로 한화그룹이 미국 현지에서 완성한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號)가 압도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5번 도크에 놓인 메인호는 길이 159.85m, 폭 27m짜리 국가안보다목적선박(NSMV)이다.

바로 옆 4번 도크에서는 미국 교통부 해양청(MARAD)이 발주한 또 다른 NSMV가 건조 중이었다. 이 대통령은 660t급 골리앗 크레인이 설치된 4번 도크를 유심히 살펴봤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열띤 설명을 하는 동안 이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이 대통령은 필리조선소 현장에서 "한미동맹의 새 지평이 열리길 기대한다"며 조선업 협력의 닻을 올렸다. 그는 메인호 명명식 축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께 제안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는 거대한 군함과 최첨단 선박을 건조하겠다는 비전만이 아니라 사라진 꿈을 회복하겠다는 거대 비전"이라고 밝혔다.

필라델피아 앞바다에서도 '한미 혈맹'을 확인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필리조선소에서 만들어진 미국 해군 함정들이 6·25전쟁 당시 고통을 겪던 한국 국민을 구해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희망의 새 나라를 건설하겠다던 국민 의지가 파도에 실려 조선업 강국이라는 신화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이제 한국이 미국 조선업을 도와줄 차례라는 점도 내세웠다. 한국 조선 3사가 △직접투자 △우수인력 양성 △공정 현대화 등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미국 곳곳에서 조선업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며 "오늘의 새로운 출항은 한미가 단단한 우정으로 써 내려가는 희망과 도전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해양청이 발주해 한화그룹이 건조한 국가안보다목적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필라델피아 김호영 기자

미국 해양청이 발주해 한화그룹이 건조한 국가안보다목적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필라델피아 김호영 기자


김 부회장은 "조선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이 보여준 리더십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공을 돌렸다. 김 부회장은 "메인호 명명식은 한미가 함께 조선업을 재건하고 선박 건조 역량을 확장하며 미래 산업을 이끌 숙련된 인재 양성에 대한 투자가 구체적으로 구현되는 것을 보여주는 성과"라며 "조선업 부흥 비전에 따라 미국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투자와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명명식을 마치고 이 대통령은 필리조선소를 꼼꼼히 둘러봤다. 이후 방명록에 '한미 조선 협력의 상징인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한미동맹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길 기대합니다'라고 적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네줬던 것과 같은 서명용 펜을 써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기념촬영 때는 이 대통령과 주요 참석자들이 함께 엄지손가락을 세운 채 '마스가'를 외치며 환히 웃었다.

다만 미국 측에서 고위급 관계자가 불참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당초 J 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참석을 검토했으나 일정상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명명식에 참석한다고 공지했다가 정정하기도 했다.


이날 한화그룹은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한화그룹은 50억달러(약 7조원)를 투자해 필리조선소 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블록 생산기지를 신설하기 위해 도크 2개와 안벽 3개를 2029년까지 더 짓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12만평 규모의 블록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주요 재원은 1500억달러(약 209조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투자펀드가 활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필리조선소에는 자동화 생산시설 확충과 함께 한화그룹이 보유한 스마트 설비와 첨단 안전 시스템도 적용된다. 앞으로 미 해군 선박뿐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건조하고 이후에는 함정 블록 및 모듈, 나아가 함정 건조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화그룹은 덧붙였다.


이번 투자로 연간 1~1.5척 수준에 그쳤던 생산능력은 최대 20척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필리조선소는 지난해 12월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약 1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100%를 사들였다. 한국 업체가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한 첫 사례였다. 필리조선소의 역사는 19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1801년부터 1995년까지 이곳에 위치했던 필라델피아 해군 조선소가 폐쇄된 뒤 용지 일부에 미국과 노르웨이가 함께 세운 조선소가 들어섰다. 2005년 노르웨이 아케르그룹으로 넘어갔다가 지난해 한화그룹 품에 안겼다.

[성승훈 기자 / 안두원 기자 / 필라델피아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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