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네트워크 아라벨라에 자금 지원 중단, 26일엔 트럼프와 회담…민주당 자금줄 약화?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지난 2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
미국 최대 자선단체인 게이츠 재단이 민주당과의 연결고리를 조용히 끊고 있다. 트럼프 정권하에서 혹여 재단이 정치적 보복을 당할까 우려한 조치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26일(현지시간) 게이츠재단이 민주당과 연계돼 보수인사들로부터 비판받아온 비영리 네트워크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 6월말 컨설팅회사 아라벨라 어드바이저가 운영하는 비영리단체에 기부금을 내는 것을 멈췄다.
게이츠재단의 이번 결정으로 진보 성향 비영리단체들은 지원이 끊길까 노심초사하며 아라벨라 어드바이저(이하 아라벨라)와 거리를 두고 있다. 아라벨라는 비영리재단과 기부자들을 위한 컨설팅 업무뿐 아니라 민주당과 진보운동을 지지하는 복수의 '다크 머니(익명 출처의 자금)' 펀드를 관리한다.
게이츠재단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단체들로선 게이츠재단이 가장 큰 자금줄 중 하나라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재단은 16년에 결처 아라벨라가 운영하는 비영리 펀드에 4억5000만달러를 지급하거나 기부했다. 아라벨라가 관리해온 비영리 펀드의 최대이자 최장기 기부 주체가 게이츠재단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뉴스1 |
게이츠재단은 아라벨라에 대한 기부금 지급을 중단하면서 정치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신 아라벨라 같은 중개 기관을 덜 이용하고 지원금 수혜자들에게 보다 직접적으로 다가가겠다는 방침을 명시했다.
아라벨라는 진보적 비영리 단체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수년간 보수 감시단체들의 타깃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로 정치적 리스크가 더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해외원조를 중단시키고 게이츠재단과 연계된 방대한 세계 보건인프라를 해체하는 데 주력했다. 법무부에 민주당 모금 플랫폼인 '액트블루'를 조사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개별 자선 단체를 민주당과 연계해 비난하는가 하면 일부 비영리재단의 면세 지위를 박탈하겠다고도 위협했다. 이런 가운데 빌 게이츠는 트럼프가 혐오하는 다양성과 포용성 이니셔티브를 덜 강조하면서 재단을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수개월간 주력해왔다.
게이츠재단은 자산 규모가 770억달러로, 오는 2045년까지 자산을 모두 소진하기 위해 연간 보조금 지급 규모를 크게 늘리겠다고 5월 발표했다. 실제로 아라벨라 같은 중재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집행하는 보조금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NBC뉴스에 따르면, 게이츠는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하기 위해 백악관을 방문했다. 게이츠의 대변인은 두 사람이 미국의 글로벌 보건 프로그램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고 밝혔다. 이달 초 게이츠 재단은 전 세계 여성 건강을 위해 25억 달러를 기부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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