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보조배터리에 절연테이프...선반에는 온도스티커

[앵커]
지난 3월부터 비행기를 탈 때는 반드시 보조배터리를 비닐 봉투에 보관해야만 했는데요.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는 논란에 다음 달부터는 비닐 봉투 대신 절연테이프가 제공됩니다.

또 화재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다는 온도 감응형 스티커와 불이 났을 때 해당 기기를 격리할 수 있는 보관백 비치가 의무화됩니다.

차 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이후 정부는 비행기 탈 때 보조배터리를 비닐 팩에 넣도록 규정을 강화했습니다.

[유상진 / 전주 송천동: 아무래도 전에 사고가 난 게 있어서 불안하긴 한데 그래도 비닐봉지로 싸야 이동하기도 편하고 가지고 다니기도 편해서….]

못 챙겨온 승객들을 위해 공항에서 비닐봉지를 제공했는데 사용된 비닐 팩이 하루 평균 만 장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부작용이 커지자 국토부가 약 여섯 달 만에 보완책을 내놨습니다.

앞으로는 비닐봉지 제공을 중단하고 필요한 승객에게 절연테이프를 제공해 단락 방지 조치를 할 예정입니다.

비닐 봉투를 직접 챙겨와 보관하는 것도 가능하긴 합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항공사 책임이 강화됐다는 점입니다.

국적 항공사는 모든 항공기에 연소 확산을 방지하는 격리 보관 백을 2개 이상 탑재하도록 했습니다.

화재가 났을 경우 불이 난 배터리를 안전하게 격리해서 불이 번지는 걸 막기 위해서입니다.

기내 선반에 온도 감응형 스티커도 붙여야 합니다.

선반 내부 온도가 상승하면 색깔이 변하는 방식으로 화재를 조기에 인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합니다.

절연테이프는 단자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걸 막을 수는 있지만, 내부 합선이나, 과충전, 외부 충격에 따른 화재는 막을 수 없습니다.

온도감응형 스티커가 크게 효율적이지 않을 거란 지적도 있습니다.

[정윤식 /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 실로 아마 온도 변하는 것보다 연기가 먼저 난다든지 아니면 다른 현상이 먼저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서 보완책의 보완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입니다.]

권고 사항이라 거부하는 탑승객을 처벌할 수 없고 외항사에는 강제적용이 어렵다는 점도 한계입니다.

정부는 대책을 보완하고 외항사 동참을 위해 국제민간항공기구와도 협력해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YTN 차 유정입니다.

영상기자 박진수
그래픽 정은옥, 신소정

YTN 차유정 (chayj@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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