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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함박웃음… 대통령 빵빵 터뜨린 美국무장관의 유머

조선일보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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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화기애애한 내각 회의 분위기 주도
4개 직함 겸임 처지 빗대 ‘자학 개그’
“미식축구 시즌 토요일 결혼 금지해야” 농담도
트럼프 “일 너무 잘해, 출마 안해야 할 듯” 응수
26일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발언에 웃음을 짓고 있다. /백악관

26일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발언에 웃음을 짓고 있다. /백악관


“저한테도 아주 의미가 남다른 날이네요. 네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사람(someone with four jobs)으로서 말이죠.”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내각 회의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런 농담을 던지자 장관들은 물론 이를 지켜보고 있던 취재진 사이에서도 큰 웃음이 터졌다. 루비오 바로 오른편에 앉아있던 트럼프도 함박웃음을 지었는데 국무장관 외에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국제개발처(USAID) 국장 대행, 국립문서보관소(NARA) 청장 대행 등 도합 4개의 ‘모자’를 쓰고 있는 루비오가 노동절(9월 1일)을 앞두고 자신의 처지를 빗대 ‘자학 개그’를 한 것이다. 외교·안보 분야 요직인 국무장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겸임하는 것은 미 외교의 거목인 고(故) 헨리 키신저 이후 반세기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루비오의 유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는데 이날 미 언론의 헤드라인은 ‘팝의 여제(女帝)’라 불리는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프로미식축구(NFL) 스타인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트레비스 켈시가 약혼한다는 뉴스로 도배가 됐다. 이와 관련 루비오는 “대학 미식축구 시즌 토요일에 결혼식을 올리는 관행은 정말 골칫거리”라며 “일 년 중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일이 일곱 달이나 더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대통령이 여기에 대한 행정명령을 내릴 수 없냐”라고 했다. 미 대학 미식축구 시즌은 노동절 즈음에 개막해 11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에 경기가 있는데, 남부·중서부 지역에서는 거의 종교 수준으로 열광한다. 토요일마다 가족, 친구 등이 모여 경기를 보고 응원하는 전통을 많은 이가 따르고 있다.

루비오의 이런 발언에 회의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는데, 트럼프도 여기에 응수했다. 트럼프는 루비오의 발언이 끝난 뒤 “당신은 이 일을 위해 태어난 것 같다”며 “모두가 마르코를 존중한다. 다른 공직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는 그간 루비오의 성과에 대해 칭찬하는 발언이었는데 동시에 뼈가 있는 말로도 해석됐다. 루비오는 J D 밴스 부통령, 트럼프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 등과 함께 트럼프의 뒤를 이을 2028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는 “밴스도 루비오도 훌륭하다”면서도 자신의 뒤를 이어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왕국을 이끌 후계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자제하고 있다.

루비오는 이날 “평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대통령을 둔 것은 미국인으로서 큰 행운”이라며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싸움을 멈추라고 지시하면 72시간 안에 전투가 중단된다. 전 세계 어느 지도자도 그런 일을 해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태국과 캄보디아의 휴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평화 협정 체결 등을 언급하며 “수많은 나라에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결코 이뤄지지 않았는데 대통령님 당신의 리더십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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