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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VIBE] 정광복의 K-자율주행 도전기…정밀지도와 AI, 자율주행 핵심-②

연합뉴스 이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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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주간으로 게재하며 K컬처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정광복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 단장[본인 제공]

정광복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 단장
[본인 제공]



자율주행차가 도로 위를 자신감 있게 달릴 수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일반 운전자처럼 '내비게이션'을 켰다고 될 일이 아니다.

자율주행 업계는 정밀 지도, 즉 'HD Map'(High Definition Map)이야말로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인프라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웨이모,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이 정밀지도를 '필수' 혹은 '비선호'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지만, 모두가 이 기술의 잠재력에 주목한다.

◇ 정밀지도의 핵심 원리와 구축

정밀지도는 기존 내비게이션과 전혀 다르다. 보통 내비게이션 지도는 도로 단위, 수미터 수준의 정보만 제공하지만, 정밀지도는 차선, 노면, 신호등, 표지판, 도로 경계, 횡단보도, 건물 외곽선까지 센티미터 단위의 3D 데이터로 기록한다.

이를 위해 MMS(Mobile Mapping System) 차량이 다양한 센서(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GPS, 관성항법장치 등)를 장착하고 실도로를 주행하며 막대한 양의 공간·이미지 데이터를 확보한다.


모바일 매핑 시스템(MMS)의 데이터 취득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라이다(LiDAR) 센서가 광선 기반의 3D 스캐닝으로 도로와 주변 지물의 정밀한 점군(Point Cloud)을 생성한다. 카메라는 도로 표지, 시각적 정보(차선, 글씨, 신호등)를 반영한다.

그런 다음 가속도계와 자이로스코프(때로는 자력계도 포함)를 이용해 물체의 3차원 움직임(가속도·속도·자세·방향·각속도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추적하는 전자장치인 관성항법장치(IMU,Inertial Measurement Unit)가 있다. 이 장치로 차량의 움직임, 방향, 가속도를 실시간으로 기록한다.


관성항법장치[유튜브 캡처]

관성항법장치
[유튜브 캡처]



이후 글로벌 위성항법시스템(GNSS,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으로 정확한 위치 좌표를 제공한다.

GNSS 시스템에는 미국의 GPS, 러시아의 GLONASS, 유럽연합의 Galileo, 중국의 BeiDou 등이 있으며, 이들 시스템이 함께 작동해 더 높은 정확도와 신뢰성을 제공한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클라우드, 인공지능(AI) 기반의 자동화 및 후처리 과정을 거쳐 구조화되고, 끊임없이 업데이트된다.

GNSS 시스템[유튜브 캡처]

GNSS 시스템
[유튜브 캡처]



도로의 변화, 공사, 차선 재배치, 표지판 변경 등 동적 정보도 실시간으로 반영해야 하므로 유지비가 매우 비싸다.


자율주행차의 현실적 주행에는 센서만으로 인지하기 어려운 여러 변수(악천후, GPS 신호 불가, 터널·지하 등)가 상존한다. 정밀지도는 차가 '지금 도로의 몇 번째 차선', '앞에 어떤 신호등, 표지, 커브가 있는지'까지 정확히 파악하는 '뇌'이자 '안전망'이다.

예를 들어, 웨이모(구글 자율주행)가 운영하는 로보택시 서비스는 정밀지도 기반으로 특정 지역을 꼼꼼하게 매핑해 안정적으로 서비스한다. 각종 센서로 실시간 환경 데이터를 받아 정밀지도와 비교하고, 차선의 유지 및 변경과 정지선과 신호등 감지 등 주행의 핵심 판단을 내린다.

◇ 정밀지도 vs 비전 기반(Self-vision) 논쟁

이러한 기능에도 기술, 비용, 확장성이라는 현실적 한계도 크다. 정밀지도 구축과 유지에는 엄청난 투자와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도로 완전 매핑과 반복 주행(업데이트), 정형화되지 않은 변화 대응 등 비용과 효율성, 사업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커진다.

이 때문에 테슬라 등 일부 기업은 정밀지도 구축에 회의적이다. 테슬라는 카메라와 AI 딥러닝만으로 실시간 환경 인식과 3D 공간 재구성을 시도한다.

즉 '사람의 눈'처럼 차량이 무수한 실제 주행 데이터(차선, 신호, 보행자, 차간 거리 등)를 학습해 면밀한 위치와 도로 정보를 실시간 구축해나간다는 접근이다.

일론 머스크는 "정밀지도는 확장성이 낮고 실시간성이 떨어진다"고 밝히면서, 테슬라 차량이 직접 센서를 통해 실시간 환경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디지털 협업(크라우드소싱)으로 지도 없이도 자율주행을 실현하는 기술에 집중한다.

하지만 업계의 여러 전문가는 여전히 정밀한 위치정보(센티미터 단위 측위)가 없으면 안전한 차선 유지와 차로 변경, 정확한 위치 파악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테슬라도 기초 정밀지도는 활용하며, AI와 센서를 통한 초정밀 측위 및 데이터 보정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 측위 기술의 진화와 정밀지도의 가치

자율주행차에서 '측위'는 또 다른 핵심 기능이다. '어느 도시'에 있는지 정도가 아니라, 도로 레벨에서 '몇 센티미터 오차'까지 파악한다.

측위기술 유형은 앞서 언급한 GNSS의 유형을 우선해 들 수 있다. 이 유형은 GPS 신호(오차 1~2m). RTK(Real-Time Kinematic) 보정 기술로 센티미터 단위까지 정밀화한다.

관성항법장치(INS) 유형은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 등으로 GPS 신호가 없는 터널 등 환경에서 위치를 추적한다. 다만 시간 경과에 따라 오차가 누적된다는 결점이 있다.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유형은 자율주행 차량에 쓰일 때 주변 환경 지도를 작성하는 동시에 차량의 위치를 작성된 지도안에서 인식하는 기법이다. 카메라와 라이다 센서로 주변 환경을 스캔하며, 동시에 자신의 위치 추정과 지도를 동시 생성한다. 공사와 도로변화 등에도 스스로 최신 환경에 적응하는 장점이 있다.

SLAM 유형[유튜브 캡처]

SLAM 유형
[유튜브 캡처]



이처럼 다양한 센서와 측위 융합이 자율주행의 안전성과 신뢰도를 끌어올린다.

◇ 글로벌 업체 동향과 새로운 기능

세계 주요 정밀지도 공급업체로는 HERE(유럽, BMW·아우디·메르세데스 협업), 구글(웨이모), TOMTOM, NVIDIA DRIVE Map, 국내업체인 현대엠엔소프트·카카오모빌리티·네이버랩스 등이 있다. 이러한 기업은 크라우드소싱·엣지 컴퓨팅·AI 자동화 등으로 비용 절감과 실시간 업데이트, 글로벌 적용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유럽과 북미를 넘어 중국 등 아시아에서도 로컬 업체와 기술 제휴가 활발하다. 정밀지도는 자율주행 외에도 로봇 서빙, 물류 드론, 병원 로봇 등 다양한 분야로 기능이 확장되고 있다.

앞으로 정밀지도는 AI 발전에 힘입어 실시간으로 초경량화될 전망이다. 협력형 자율주행(V2X) 기술로 차량이 실시간 도로 정보를 서로 교환해 돌발 상황이나 공사를 빠르게 반영한다.

기업은 크라우드 매핑(모든 차량이 동시에 데이터를 수집 및 전송), 엣지 컴퓨팅 강화, 자동 객체 인식과 경로 추천 등으로 비용과 속도, 실시간성을 높이려 한다.

자율주행차가 궁극적으로는 정밀지도에 덜 의존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전, 정확성, 예측성 면에서 정밀지도와 융합형 센서, AI 시스템은 당분간 모든 자율주행 플랫폼의 핵심이 될 것이다.

지도는 더 똑똑해지고, 자동차는 스스로 학습하며, 도로와 도시, 모빌리티 생태계 전체가 데이터로 연결되는 시대가 온다.

한마디로 놀라운 신세계는 이미 성큼 다가와 있다.

정광복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KADIF) 단장

▲ 도시공학박사(연세대). ▲ 교통공학 전문가·스마트시티사업단 사무국장 역임. ▲ 연세대 강사·인천대 겸임교수 역임. ▲ 서울시 자율주행차시범운행지구 운영위원. ▲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자율주행 자문위원. ▲ ITS 아시아 태평양총회 조직위 위원.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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