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성폭행 은폐 의혹' 철인3종협회 규탄…대한체육회장 "성 비위 용납 못해"

김현수 체육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한철인3종협회 미성년 선수 성폭력 및 불법촬영 의혹 은폐·축소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JTBC는 어제(26일) 철인3종 꿈나무 동계합숙 훈련 기간 발생한 중학생 선수들 간 성폭행 및 불법촬영 의혹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들이 오늘(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철인3종협회의 사건 은폐·축소 의혹을 규탄했습니다.

체육시민연대, 문화연대, 스포츠인권연구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시민단체들은 오늘(27일) 국회 소통관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진보당 손솔 의원과 함께 '대한철인3종협회의 미성년 선수 성폭력 및 불법 촬영 의혹 은폐·축소'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체육시민연대 김현수 집행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건 해결을 위해 찾아온 협회 사무국장은 적극적으로 영상 삭제부터 지시했고, 합의된 성관계로 규정했으며, 그 내용을 대한체육회와 스포츠윤리센터에 축소 보고했고 심지어 피해 선수 아버지에게 사과한 게 아니라, 오히려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한 사과를 받아냈다"고 했습니다.

또 "협회가 경찰 조사 중인 사안이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면서도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피해 선수에게 출전정지 3개월을 부과했다"며 "협회가 서둘러 결론을 내린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손솔 진보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한철인3종협회 미성년 선수 성폭력 및 불법촬영 의혹 은폐·축소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손솔 의원은 “성폭력 사건 처리 과정을 면밀히 살피고 책임을 방기하거나 의도적 은폐를 시도한 점이 있다면 분명히 지적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생존자에 대한 즉각적 보호 대책과 폐쇄된 체육계 인권문제 해결, 스포츠인권 구제 대책 개선, 경찰의 신속 엄정 수사, 대한철인3종협회 집행부 전원 사퇴, 무능한 스포츠윤리센터 개혁, 체육 대개혁 청문회, 이재명 정부의 체육대개혁 등을 요구했습니다.

철인3종 종목에선 5년 전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 유망주 최숙현 선수가 소속 팀 감독과 선배, 운동처방사로부터 지속적인 구타와 폭언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당시 최숙현 선수는 인권위, 대한체육회, 경찰, 언론사 등 여러 곳에 도움을 요청했고 협회에 진정서까지 제출했지만, 제대로 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엄마 미안해, 그 사람들 죄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대한체육회도 직접 나섰습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폭력과 성 비위는 체육 현장에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모든 선수가 안심하고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대한체육협회가 앞장서겠다"고 했습니다.

체육회는 올해 하반기 전 종목 합숙 훈련 실태를 전수 점검하고, 지도자·선수·임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성폭력·인권 교육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철인3종협회는 “현재 제기된 사안은 수사가 진행 중인 미완결 사건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가 명확히 규명돼야 한다”며 “협회가 마치 의도적으로 사건을 은폐, 축소한 것처럼 단정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취재:배승주

배승주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