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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한국오픈의 마스터스 배제, 골프 외교력 부재의 '민낯'

MHN스포츠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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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회 한국오픈 공식포토콜에 참가한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65회 한국오픈 공식포토콜에 참가한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MHN 김인오 기자) 한국 골프의 상징인 '한국오픈'이 마스터스 출전권 부여 대회에서 제외됐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마스터스는 각국 내셔널 타이틀 챔피언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며 전세계 골프 네트워크 확장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27일(한국시간) 발표된 리스트에서 한국오픈은 보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한국 골프 단체 수장들의 국제 외교력 부재를 단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라며 비판했다.

마스터스를 주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과 디오픈을 주관하는 R&A는 27일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6개국(스코틀랜드, 스페인, 일본, 홍콩,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내셔널 타이틀 골프대회 우승자에게 출전권을 부여하는 등 내년 출전권 변경안을 알렸다.

한국오픈은 1958년 창설됐다. 1927년에 창설된 일본오픈보다 역사는 짧지만 골프 시장 규모에서는 자타공인 세계 3위 국가다. 한국 선수들의 활약은 이미 눈부시다. 임성재, 김주형, 안병훈, 김시우 등은 PGA 투어 무대에서 당당히 경쟁하며 마스터스 그린재킷을 노리는 자리에 서 왔다.

세계 골프를 위한 한국 기업들의 투자 규모도 작지 않다. 제네시스는 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과 스코티시오픈 메인 스폰서로, CJ그룹은 더CJ컵 바이런 넬슨 대회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있다. 3개 대회 총상금을 더하면 무려 3890만 달러(약 543억원)나 된다. 여기에 운영비를 더하면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다년간 디오픈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 골프 시장의 규모와 PGA 투어 한국 선수들의 성과, 그리고 한국 기업의 대규모 후원까지 고려하면 한국오픈 우승자의 마스터스 출전권 부여는 당연한 수순처럼 보이지만 철저히 배제당했다. 골프계 한 인사는 "충격"이라는 두 단어로 현 상황을 꼬집었다.

이날 발표는 한국오픈을 주관하는 대한골프협회(KGA)와 한국오픈 출전 선수들 대다수가 회원으로 있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골프 외교력 부재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강형모 KGA 회장과 김원섭 KPGA 회장을 향한 '책임론'이 불거진다. 두 회장은 지난해와 올해 마스터스 대회를 참관했다.


김원섭 KPGA 회장

김원섭 KPGA 회장


최근 '호화 출장' 이슈 등 노조와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김원섭 회장은 지난해 10여 차례나 굵직한 해외 투어 대회를 다녔다. 올해도 마스터스와 디오픈은 출장지에서 빠지지 않았다. 지난해 회장 취임 첫 해에는 KPGA 투어 개막전을 '패스'하고 마스터스 대회 참관을 떠나는 바람에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김 회장은 "선진투어와의 지속적인 교류와 해외 단체 및 투어 간 연합 행사 참가를 통한 국제적 협력관계 강화, 그리고 해외 단체 및 투어의 관계자 미팅을 통해 KPGA의 외교 관계를 증진시키고 KPGA 투어 소속 선수들이 보다 많은 혜택을 받음과 동시에 해외 투어로의 진출 경로를 확대하기 위함이다"라고 해외 투어 출장 목적을 설명했다.

그러한 노력에도 결과는 '충격'으로 나타났다. 이는 KPGA 투어 선수들뿐 아니라 국내 골프계 전반의 사기 저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초심으로 돌아갈 때다.


KPGA의 한 회원은 "기업인이 아닌 인사를 협회장으로 뽑은 이유는 골프 외교 전문가라는 타이틀 때문이었다"며 "마스터스 출전은 모든 골프 선수들의 꿈이다. 그래서 PGA 투어 진출을 1차 목표로 잡는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힘이 빠졌다. 협회장에 대한 반감도 어쩔 수 없다. 차라리 일본투어로 무대를 옮기는 게 더 낫지 않나 생각한다"고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골프업계에 오랫동안 몸 담은 인사는 "마스터스 배제는 우연한 결과가 아니다. 협회의 무관심과 무능이 만들어낸 필연적 패배다"며 "일본골프협회(JGA)는 수년 전부터 마스터스 조직위원회와 교류하며 일본오픈의 가치를 끌어올린 것으로 안다. 하지만 당분간 한국오픈 챔피언은 '국내 챔피언'이라는 울타리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지금 필요한 것은 협회의 외교적 역량을 되살려 한국오픈을 세계 무대의 당당한 관문으로 재탄생시키는 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오픈'은 전통의 이름만 남은 껍데기에 불과할 것이다"며 애정어린 목소리를 전했다.

사진=KPGA, KGA

강형모 KGA 회장

강형모 KGA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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