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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록히드마틴 지분 매입도 검토…“매출 97% 정부가 만들잖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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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미국 워싱턴 디시(D.C.)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제조품 전시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매릴린 휴슨 록히드마틴 최고경영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 뒤로 록히드마틴사의 F-35 전투기가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2018년 7월 미국 워싱턴 디시(D.C.)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제조품 전시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매릴린 휴슨 록히드마틴 최고경영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 뒤로 록히드마틴사의 F-35 전투기가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인텔에 이어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지분 매입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미국 내에선 연방준비제도 이사 해임 등 이어지는 정부의 시장 개입에 논쟁이 불붙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26일(현지시각) 시엔비시(CNBC)방송 인터뷰에서 “방위산업(의 지분 확보 문제)에 관해 엄청난 논의가 있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트닉 장관은 “록히드마틴은 매출 97%를 미국 정부에서 만든다. 그들은 사실상 미국 정부의 한 부문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경제적 면은 어떤가”라며 “국방장관과 국방차관이 그 일을 맡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진행자가 ‘미국 정부가 항공업체 보잉과 거래를 하면서 지분을 원한다고 말하지 못할 이유가 있나’란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지난 22일 반도체 기업 인텔의 주식 10%를 89억달러(약 12조원)에 매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거래가 그대로 성사되면, 미국 정부는 인텔의 최대주주가 된다. 지금까지 인텔의 최대주주는 지분 8.92%를 보유한 미국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이었다. 이에 시장에서는 정부의 사기업 지분 매입이 기업 운영의 자율성과 경쟁력을 깎아 먹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여당에서도 경고 사이렌을 울리고 있다. 공화당의 랜드 폴 상원의원은 22일 폴리티코에 “정부가 투자자 역할을 하기 시작하면, 정치인과 기업들 이익을 나눠 먹고, (주가 변동으로) 납세자들은 위험에 노출된다”라며 “오늘은 인텔이고, 내일은 미래의 상무장관이 통제하기로 결정한 어떤 산업이든 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 나흘 만에 현실화하고 있다.



반면, 진보 쪽에선 트럼프의 시장 개입을 반기고 있다. 민주사회주의자 진영의 버니 샌더스(무소속)와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당) 상원의원은 국민의 세금을 보조금으로 기업에 퍼주는 것이 아니라 배당금 등으로 회수해 국민에게 나눠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들은 2022년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내용의 ‘반도체 과학법’을 만든 뒤에도 정부가 대신 지분을 가져와야 한다는 내용의 법개정안을 발의했다.



브렛 스티븐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도 26일 “트럼프의 자본주의에 대한 공격”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신사회주의의 흐름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나는 공화당원들이 트럼프에게 두 번째 임기를 허용한 걸 후회할 것이고, 원칙적인 보수주의자라면 트럼프를 자기편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며 “그들에게 앞으로 더 심각해질 거란 것밖엔 말할 게 없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에게 해고 통보를 하는 등 중앙은행을 장악하려는 시도에도 “세계 경제의 기둥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주택 담보 대출 사기 혐의가 제기된 쿡 이사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임기가 남은 연준 이사에게 해임을 요구한 것은 111년 연준 역사상 처음이다. 쿡 이사의 임기는 2038년으로 아직 13년이나 남아 있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 이사를 신속하게 임명하라고 지시했고,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과 데이비드 맬패스 전 세계은행 총재가 물망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명의 지역은행장 선출과 재임명 등에도 개입할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연준 전문가인 피터 콘티브라운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이날 뉴욕타임스에 “만약 리사 쿡 이사의 해고가 성공한다면 우리가 알아온 중앙은행 독립성은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사설에서 튀르키예와 아르헨티나의 살인적 물가상승을 예로 들며 “중앙은행이 정치인들의 무기가 됐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우린 역사를 통해 안다”라고 경고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전례 없는 연준 이사 해임이 장기 법정 공방으로 이어져, 당장은 쿡 이사를 물러나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연준은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연준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법원이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일란 워만 미네소타대 교수(법학)는 “연준은 그냥 은행이 아니다. 엄청난 규제 권한이 있다”며 “금융 규제기관을 예외로 할 수 있는 행정권한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쿡 이사 변론을 맡은 애비 로웰 변호사는 “대통령은 연준 이사를 물러나게 할 권한이 없다”며 “대통령의 시도는 사실적, 법률적 근거가 부족하다”라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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