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안경비대가 지난 2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에버글레이즈항에서 카리브해에서 압수한 마약류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
미국이 ‘마약 밀매 단속’을 명분으로 베네수엘라 연안에 군함을 보낸 이후 베네수엘라가 자국 해역에 함정을 전진 배치하겠다고 나서며 양국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베네수엘라 국방장관은 26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 연설에서 “콜롬비아와의 국경에서 활동하는 무장 테러리스트, 마약 밀매 조직과 싸우기 위해 군인 약 1만5000명이 육·해·공 작전에 참여할 것”이라며 “카리브해 영해에는 대형 선박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드리노 장관은 카르텔 단속을 대규모 군사 배치 이유로 내세웠지만, 엘나시오날 등 베네수엘라 언론은 미국의 군함 파견을 경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해석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지난주 미군이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 이지스 구축함 세 척과 군인 약 4500명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다만 베네수엘라 영해까지 진출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을 비판하고 민병대를 모집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날에도 “미국과 그 극우 동맹 세력의 제국주의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방어 체계를 24시간 가동하고 있다”면서 “휴식이란 없으며 누구도 베네수엘라 영토를 건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오는 29일부터 이틀간 볼리바르 민병대를 추가 모집하겠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가 군함 배치를 예고한 상황에서 미국이 두 척의 군함을 추가로 베네수엘라 근처로 보낼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AFP통신은 이날 미국의 소식통을 인용해 마약 밀매 단속을 위해 유도미사일순양함 이리호와 핵추진잠수함 뉴포트뉴스호 등 두 대가 다음 주 중 카리브해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문제의 카리브해에서 마약을 대량 압수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미군과는 별도 조직인 미 해안경비대(USCG)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6~8월 19차례의 작전을 통해 4억7300만달러(약 6600억원) 상당의 마약류 34.5t을 압수했다고 밝히며 압수된 코카인과 마리화나 등을 대원들이 배에서 하역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해안경비대는 베네수엘라 인근 바다에서 세 차례 마약 밀매선을 단속했다고 언급했다.
이 가운데 주베네수엘라 한국대사관은 “베네수엘라와 미국 간 갈등과 상호 비난 수위가 높아졌다”며 베네수엘라에 거주하거나 체류하는 한인에게 “정세에 대한 언행이나 행동을 자제하면서 각별히 신변 안전에 유의하시기를 바란다”고 홈페이지 등에 공지를 띄웠다. 또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베네수엘라 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외교부는 베네수엘라 전역에 여행경보 3단계(출국 권고)를 발령한 상태다.
☞ 트럼프 전방위 압박받은 베네수, 정치범 일부 석방···미 군함 파견 후 일촉즉발
https://www.khan.co.kr/article/202508251425001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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