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슬 감독 "실사와 분별 어려운 AI영화…2년 남았다"

권한슬 스튜디오 프리윌루전 대표의 최신작 '멸망의 시' 일부. 2년 전 '원 모어 펌킨'에 비해 기술적 발전으로 작품의 질이 크게 향상됐다.

(경주=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AI 영화는 실사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AI만의 미학과 세계관을 보여주는 새 장르라고 보시면 됩니다. 기술 속도가 빨라 2년 안에 실사와 구분이 어려운 단계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권한슬 스튜디오프리윌리전 대표가 AI 영화의 현재와 전망을 27일 '2025 APEC 문화산업고위급대화'에 민간 전문가 자격으로 참여해 이같이 밝혔다.

권 대표는 지난해 제1회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에서 '원 모어 펌킨'(One More Pumpkin)으로 대상을 수상한 그는 스튜디오프리윌리전에서 AI 관련 영상을 활발하게 제작하고 있다.

AI 영상의 창작은 감독형 디렉팅이 핵심이다. 권 대표는 "프롬프트를 미세 조정하고 카메라 앵글·무드·조명·움직임을 통제한다"며 "한 컷을 수백 회 반복 지시하며 결을 맞추는 과정이 곧 감독(인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제작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지만 시간·비용의 절감 효과가 실사 영화나 CG에 비해 월등하다. 권 대표는 "순수 AI 필름메이킹과 실사에 AI를 더해 고비용 CG를 대체하거나 적절히 섞는 방식이 병행된다"며 "작품마다 다르지만 시간·비용을 80~90%까지 줄인 사례가 많다. 어떤 프로젝트는 5명이 23주 만에 완성했다"고 말했다.

조작성 한계는 AI 영화의 큰 걸림돌이지마 기술의 발달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권 대표는 "영상을 조금만 바꾸고 싶어도 뜻대로 안 될 때가 많다"며 "개선 속도가 빠르니까 품질·조작성 한계도 곧 극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24년 제1회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 대상작 '원 모어 펌킨'. AI 특유의 표현이 남아 있다.

한국은 AI 영화 생태계를 선도하고 있으며 새로운 직군이 자리를 잡고 있다. 다만 한국형 소재의 작품을 창작할 경우에 중국과 일본의 소재와 뒤섞이는 편향(왜곡)을 줄이는 과제가 남아 있다.

권 대표는 "국내 AI 영화제가 가장 활발하다"며 "우리 스튜디오만 하더라도 AI 아티스트·테크니컬 아티스트 등 약 60명을 채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한국 배경의 작품을 창작하려면 중국과 일본의 배경과 뒤섞이는 문제가 있다"며 "한국적 얼굴·풍경·사물을 안정적으로 뽑는 영상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AI는 창작자를 돕는 혁신의 도구라는 것이 권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작업의 주체는 결국 인간"이라며 "같은 도구를 쥐어도 연출력·기획력에 따라 결과가 갈리기 때문에 나는 AI를 혁신의 도구로 본다"고 말했다.

어도비 등의 대형 기업이 진입하는 것도 새로운 기회이다. AI영상의 대중화 분기점은 서비스 경쟁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도비 같은 전통 강자도 AI로 영역을 확장하기 때문에 VFX(시각 툭수효과)를 대체하기보다 융복합 효율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현장에서 쓰는 기술은 이미 80~90% 수준에 왔다"며 "전환점은 새 알고리즘보다 대중적 서비스 경쟁의 심화에서 온다"고도 말했다.

AI영상의 효율은 장르별 역할 분담을 추구해야 올라갈 것이며 실사영화나 CG와의 미학적 차별화가 궁극의 경쟁력이다. 권 대표는 "실사·CG로 어려운 장면에 AI를 배치하면 기획 효율이 극대화된다"며 "결국 사실처럼 만드는 능력보다 AI가 낼 수 있는 독창적 미학이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AI영상의 창작자에겐 두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권 대표는 "AI는 완벽히 조작되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시안 선택·보완이 필요하다"며 "순수 AI 영화와 CG 대체 활용을 함께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AI는 K-콘텐츠의 체력과 상상력을 넓힐 수 있다. 권 대표는 "우리는 실행력을 갖췄기 때문에 어려운 환경을 뚫을 현실적 방법론 중 하나가 AI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권한슬 스튜디오프리윌리전 대표

art@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