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호 기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TSMC의 독주에 균열이 생길 조짐이 보인다. 삼성전자가 대형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텔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었다. 삼성전자와 인텔의 약진은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기 원가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소비자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25일 삼성전자 제57기 반기보고서(2025년 1~6월)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상반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매입액은 7조7899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29.2% 증가했다.
2025년 1분기 파운드리 업계 점유율/사진=트렌드포스 홈페이지 |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TSMC의 독주에 균열이 생길 조짐이 보인다. 삼성전자가 대형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텔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었다. 삼성전자와 인텔의 약진은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기 원가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소비자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25일 삼성전자 제57기 반기보고서(2025년 1~6월)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상반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매입액은 7조7899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29.2% 증가했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퀄컴과 미디어텍 등이 공급했다. 삼성전자 완제품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원자재 매입액 중 19.9%를 차지했다. 전년동기대비 2.8%포인트(p)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AP 가격은 전년 연간 평균 대비 약 12% 상승했다"라고 전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년 연간 평균 대비 1% 인상에 그쳤다. 그만큼 수익성이 떨어진 셈이다.
AP 가격이 올라간 것은 삼성전자 반도체 설계(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파운드리사업부) 부진 때문이다. 모바일경험(MX)사업부의 가격 협상력이 약화했다. 퀄컴 미디어텍 등 AP 개발사도 유탄을 맞았다. TSMC가 최대 승자다.
퀄컴, '스냅드래곤8플러스 1세대'부터 TSMC 활용
TSMC는 2022년 4나노미터(nm)급 시스템반도체 시대가 본격화하며 파운드리 독주 체제를 강화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공정은 따라갔지만 세부 기술과 양산 능력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2021년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가 '양날의 검'이 됐다. 4nm 최대 고객을 잡았지만 고객이 요구한 성능과 수량을 맞추지 못했다. 퀄컴은 2022년 '스냅드래곤8플러스 1세대'부터 TSMC로 주축 파운드리를 옮겼다.
TSMC는 애플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미디어텍 등에 이어 퀄컴까지 사실상 팹리스 업계 매출 상위권 업체 모두를 잡았다. 미세공정이 필요한 업체는 전부 TSMC에 줄을 서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 점유율은 2021년 4분기 52.1%에서 2025년 1분기 67.6%로 확장했다. 삼성전자 점유율은 같은 기간 18.3%에서 7.7%로 축소했다.
TSMC의 지배력 강화는 팹리스 상품 가격 결정권을 팹리스에서 TSMC로 옮겼다. TSMC 대안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MX사업부에게 엑시노스 부진과 스냅드래곤 의존도 강화가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과 같다.
TSMC, 매출총이익률 2021년 52.7% →2025년 58.6%
팹리스와 TSMC의 관계는 재주는 팹리스가 부리고 돈은 TSMC가 버는 구조다.
TSMC 매출총이익률은 2021년 4분기 52.7%에서 2025년 58.6%로 상승했다. TSMC의 미국과 일본 투자가 없었다면 60%를 상회할 수도 있었다.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구마모토 생산시설(팹) 가동으로 2030년까지 최소 2%에서 최대 4%까지 매출총이익률 하락 효과가 있다"라고 전했다.
팹리스가 삼성전자와 인텔 파운드리의 재기를 바라는 이유다. TSMC는 하반기 2nm 공정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웨이퍼당 가격은 최대 3만달러로 전해졌다. 3nm 대비 50% 비싸다. 팹리스로서는 원가 걱정이 더 커진다.
애플의 경우 TSMC 가격 인상을 오는 9월 선보이는 '아이폰17 시리즈'에 녹일 계획이다. 애플로써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관세로 인해 완제품 제조 생태계를 재구축하는 상황에서 AP 원가까지 비용 부담이 급증했다.
삼성전자 '고객 신뢰 회복'·인텔 '美 정부 지원', TSMC 추격 본격화
삼성전자와 인텔 파운드리도 각각 2nm와 18A 공정을 준비하고 있다. 양사는 TSMC보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고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양사는 이번에는 각각 공정 경쟁력을 증명할 수 있는 고객사를 잡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고객사 설득에 성공했다. 퀄컴도 다시 삼성전자를 쳐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3nm에서도 성과를 냈다. 테슬라의 차세대 반도체 'AI5'를 수주했다. 테슬라는 2033년까지 삼성전자와 동행한다. 인텔은 미국 정부의 손을 잡았다. 미국 정부에 지분 10%를 넘겼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자립 생태계 재건 핵심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복수 협력사를 찾는 것은 생태계 상위 기업에게 당연한 일로 삼성전자와 인텔이 TSMC와 비슷한 수준으로만 따라와도 고객사를 구하는 일은 생각보다 쉬울 것"이라며 "파운드리 가격이 내려가면 원가가 떨어지고 완제품 가격도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소비자에도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윤상호 기자 crow@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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