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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AI 진화의 흐름 속, 마케터가 주목하고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테크42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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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일팔공(AB180) 주최, 마케팅 컨퍼런스 ‘모던 그로스 스택 2025 현장
허정용 몰로코 부장 ‘AI 진화의 흐름 속, 마케터는 무엇을 설계해야 하는가?’ 주제 발표
한 명의 마케터가 동시에 여러 과제를 효율 저하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시대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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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등장과 함께 각 산업 영역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마케팅 영역도 예외가 아니다. 마케터는 AI 기술을 통해 광고 소재 제작부터, 채널 관리, CRM(고객관리), 데이터 분석까지 혁신을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AI 기술 고도화는 결국 사람의 역할을 모두 대신하는 시대를 만들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 물론 이는 비단 마케팅 영역만이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을 대체하는 AI 기술에 대한 우려가 언급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 의견으로는 AI가 범접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 있고, 결국 AI 기술 발전은 인간의 업무를 한단계 더 고차원적인 수준으로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은 논의는 최근 에이비일팔공(AB180)이 주최한 ‘모던 그로스 스택 2025(Modern Growth Stack, MGS 2025)’에서도 다뤄졌다.

이 행사에서 AI 광고 기업 몰로코의 허정용 부장은 ‘AI 진화의 흐름 속, 마케터는 무엇을 설계해야 하는가’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AI 기술 발전과 산업의 상호 연관성, AI가 바꾼 유저의 행동 변화와 소프트웨어 3.0 시대를 맞이하는 마케터의 방향성을 언급했다.

생성형 AI는 비가역적인 기술, 마케팅도 예외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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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오늘 발표의 키워드는 ‘업(業)’이라는 글자입니다. 업무, 업계 등 일상에서 저희가 상당히 자주 사용하는 단어죠. 사실 이 단어의 어원은 불교에서 왔다고 합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카르마(karma)’인데요. 행동 혹은 그 행동으로 인해 나온 결과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에 저는 마케터로서 우리가 과거부터 현재까지 어떤 업을 쌓아왔고, AI라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 우리의 업을 어떻게 설계하고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허 부장은 먼저 AI의 발전사를 산업적 맥락에서 짚었다. 그는 “우리가 속한 산업은 기술 위에 존재하는 산업”이라고 강조하며, 기술 혁신의 흐름이 곧 마케팅 환경의 근본을 바꾸어 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PC, 모바일, 인터넷, GPU 같은 기술 발전을 차례로 짚으며, 특히 AI의 진화를 굵직한 사례로 정리했다.


“1984년 애플의 GUI PC가 보급된 이래로 PC, 모바일, 최근 스마트TV와 온디바이스 AI까지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결성을 뜻하는 커넥티비티(Connectivity)의 흐름을 보면, 웹 등장 이후 인터넷 와이파이를 넘어 최근에는 저궤도 위성통신을 통해 인프라가 부족한 환경에서도 통신을 누릴 수 있게 됐죠. 하드웨어 역시 마찬가지의 진화를 거듭하며 엔비디아의 GPU가 AI와 결합했고요.”

허 부장의 말에 따르면 이러한 기술들은 각각의 영역에서 탄생하고 발전했지만, 이후 다른 영역으로까지 영향을 미치며 역동적인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어떤 기술은 시대를 건너뛰고 시간을 관통해 새로운 기술 혁신을 일으키는 촉매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허 부장은 “오늘날 AI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AI 그 자체만이 아니라 주변 기술과 상호작용속에 진화하는 흐름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 부장은 생성형 AI와 관련해 ‘비가역적인 존재로 우리 삶에 침투해 오고 있는 기술’이라 정의하며 “기술 진화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도구의 변화를 넘어 사람들의 사고 방식과 행동 변화까지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허 부장은 AI 분야 글로벌 석학인 앤드류 응 스탠퍼드대 교수가 2017년 당시 언급한 AI 기술의 정의를 인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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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전기처럼 스며드는 범용 기술과 같아

“앤드류 응 교수는 AI를 ‘이 시대의 새로운 전기(electricity)’라고 했습니다. AI의 확산 방식과 요금 구조 등 모든 것이 전기와 상당히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AI가 전기처럼 모든 산업에 스며드는 범용 기술이라는 점입니다.”

이어 허 부장은 디지털 마케팅 관점에서 업이 태동되던 시기로 1998년 구글의 탄생을 꼽았다. 당시 구글의 페이지랭크 모델은 머신러닝 사고 방식이 실제 세상을 대규모로 바꾼 첫 번째 사례가 됐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구글은 글로벌 검색 시장의 1위로 등극했고, 모바일 혁명과 맞물리며 구글 애즈는 빠른 속도로 AI 딥러닝 기술 기반의 진화를 거듭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GPU 또한 엄청난 폭발력을 갖는 기술로 부상을 했다. 허 부장은 “첫 신호탄이 된 것은 지난 2012년 이미지넷 대회”라고 지목했다. 이때 등장한 알렉스넷은 GPU병렬 연상이라는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설계된 최초의 딥러닝 모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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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넷은 인간의 인지 능력을 기계가 넘어설 수 있는 물꼬를 텄고, 2015년 인간의 정확도를 넘어서는 모델이 등장했어요. 이어 2016년 알파고가 등장했고, 2017년 구글 브레인(현 딥마인드)을 통해 발표된 ‘Attention is All You Need’ 논문을 통해 트랜스포머 구조가 발표됐죠. 이 논문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모든 생성형 AI의 기반이 됐습니다.”

허 부장은 이와 같은 과정을 “소프트웨어 1.0 시대에서 2.0 시대를 넘어 인간의 자연어로 프로그램을 학습하는 소프트웨어 3.0시대로 진입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AI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AI 자체만이 아니라 주변 기술과 상호작용 속에서의 진화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AEO를 통한 소비자 행동 변화에 주목해야

이어 허 부장은 AI가 마케터의 직업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그는 “AI의 진짜 가치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사람의 행동을 바꾸는 트리거”라며 “마케터로서 AI 기술 변화보다도 궁극적으로 AI가 소비자 패턴과 행동 패턴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소비자 행동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그가 제시한 것은 2024년 베인앤컴퍼니의 조사 결과다. 이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8%가 AI를 검색 대신 질문하고 요약하는 용도로 사용하며, 42%는 쇼핑을 결정하는 데 AI 추천을 주요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를 통해 허 부장은 “검색-클릭-이해의 시대는 이미 끝나고, 검색-요약-이해라는 제로 클릭의 시대가 열렸다”며 “이제 서치 엔진 옵티마이제이션(search engine optimization, SEO)가 아니라 앤서 엔진, AI 엔진 옵티마이제이션(Answer Engine Optimization, AEO)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언급했다. 즉 이제 클릭률과 같은 지표보다는 가시성 임팩트를 더 중시하는 패턴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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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는 쇼핑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세대별 쇼핑리서치 결과를 보면 젠지(Gen Z, 1020세대)는 물론 밀레니얼 세대(3040) 모두 더 이상 필요한 것을 찾기 위해 쇼핑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지는 것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AI가 대신 추천해주는 매커니즘에 본인들의 쇼핑 레퍼런스를 적용시키고 있죠.”

이러한 변화는 광고 채널의 변화로, 광고 채널의 변화는 다시 커머스 미디어의 급성장으로 이어졌다. 허 부장은 “2027년까지 미국 광고 시장에서 커머스 미디어가 전체 광고비의 21.8%를 차지할 것이고, 한국은 향후 5년간 500% 성장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AI가 만들어낸 선순환 구조를 언급했다.

“저희 고객사의 사례를 보면 AI 툴이 보편화되며 콘텐츠 제작이 더 대중화되고 있고 AI가 만든 UX로 인해 유저들은 더욱 매끄러운 광고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는 다시 AI 큐레이션을 통해 점점 더 자연스러운 맞춤형 광고로 들어오기 때문에 결국 커머스 미디어는 쇼핑이 콘텐츠가 되고 콘텐츠가 다시 쇼핑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죠. 실제 커머스 미디어 광고는 소셜이나 검색보다 훨씬 더 높은 평균 ROAS(광고 대비 수익률)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양질의 데이터·매끄러운 광고 경험·AI 타겟팅 능력이죠.”

마케터를 위한 세 가지 전략: 확률적 사고방식, 오픈 인터넷, 리얼 멀티태스킹

허 부장이 언급한 양질의 데이터, 매끄러운 광고 경험, AI 타겟팅 능력을 모두 완벽하게 갖추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좋은 AI 프로바이더의 도움을 받는 것을 택한다. 그 외에 두 번째 전략으로 허 부장이 언급한 것은 스토캐스틱 마인드셋(Stochastic Mindset, 확률적 사고방식)이다.

“앞서 언급한 소프트웨어 1.0 시대는 정답을 고르는 결정론적 사고(Deterministic Thinking)이 작동하던 시대였습니다. 답은 하나였고 그에 맞게 타겟팅하고 광고를 내보내면 됐죠. 하지만 소프트웨어 2.0을 넘어 3.0시대에는 달라졌습니다. 3.0 시대는 다양한 확률 가능성 중 최적의 방향을 찾는 사고가 필요해 졌죠. 이를 위해서는 회색 지대에서 더 많은 실험과 인사이트 발굴해내는 것이 필수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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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오픈 인터넷 활용이다. 허 부장은 “월드가든(walled garden, 폐쇄형 네트워크) 플랫폼은 깊이에 강점이 있지만, 오픈 인터넷은 압도적인 넓이와 실험 환경을 제공한다”며 몰로코의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그는 “월드가든 중심의 광고 운영보다 오픈 인터넷, 즉 다중 네트워크 활용 시 ROAS가 무려 214% 높았다”고 강조했다.

셋째는 리얼 멀티태스킹이다. 허 부장은 “이제 핵심은 AI 자원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AI 툴을 활용해 자신의 능력을 병렬적으로 확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허 부장은 몰로코의 사례를 소개하며 “예전에는 그로스 매니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엔지니어가 2~3주 협업해야 했던 테스트를 이제는 한 명의 매니저가 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적화된 컴퓨팅 자원이 속도를 계속 빠르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허 부장는 “AI 기술은 정교해지고 플랫폼 생태계는 확장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가 누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또 어떻게 연결의 밀도를 높이는 지가 정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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