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미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행정 명령 서명식에서 '전쟁부' 환원 방침을 밝히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 미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 명칭을 1·2차 세계 대전 시절 사용하던 ‘전쟁부(Department of War)’로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란 명칭엔 침략적 선제 공격을 자제하고 평화적 방어(defense)를 우선하겠다는 철학이 담겨있다. 2차 대전 종전 후 전쟁부 명칭을 사용하던 주요 국가가 모두 이름을 바꿨고, 북한마저 2020년 ‘인민무력성’을 국방성으로 개칭했다. 그런데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이 과거로 회귀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주 방위군 신속 배치’ 등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배석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에게 “당신이 처음 ‘국방부’라고 말했을 때 좋게 들리지 않았다”고 말을 걸었다. 그러면서 “왜 우리가 방어만 해야 하나. 공격도 원한다. 전쟁부가 훨씬 강한 이름이었다”면서 “전쟁부였을 때 우린 양차 세계 대전, 모든 전쟁에서 이겼다. 그래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어진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 미국 기자가 ‘시카고에도 주 방위군을 투입할 것이냐’고 질문하자 “우리가 전쟁부였을 때는 믿기 어려운 승리의 역사가 있었다. 국방부 명칭을 바꿀 것”이라며 “전쟁부가 진짜 의미를 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쯤 명칭이 변경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헤그세스를 ‘전쟁 장관(Secretary of War)’으로 부르며 “‘정치적 올바름’ 때문에 국방 장관이라고 부르게 됐다”고 불만을 표한 적이 있다.
2차 대전 이후 인류를 파멸시킬 뻔했던 전쟁을 반성하고, 군에 대한 문민 통제를 강화하는 민주주의 흐름을 트럼프가 ‘정치적 올바름’으로 치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가 전쟁부라는 이름을 부활시키려는 의도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온다. 압도적인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의 안보 정책을 공격적으로 전환함으로써 전쟁 억지를 노리는 한편, 필요시 선제적 공격 의지를 드러내 적성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영국 더타임스는 “전쟁부는 트럼프의 지지 기반을 정의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구호와 더욱 잘 부합한다”고 했다.
미 국방부 명칭은 1789년부터 1947년까지 전쟁부였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 해리 트루먼 미 대통령은 1947년 전쟁부를 해체하고 육군부와 공군부로 분리했다. 미 의회는 1949년 국방안보법을 개정해, 국방부가 육·해·공군을 지휘하는 현 체계를 확립했다. 영국의 ‘워오피스(War Office)’, 프랑스의 ‘미니스테르 드 라 게르(Ministère de la Guerre)‘도 2차 대전 이후 국방부로 개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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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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