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앞두고 SNS "교회·미군 급습" 주장…한국 강경보수의 왜곡 주장 반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THINK TANK 2022 희망전진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제공) |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3시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 "한국에서 숙청 혹은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며 "그런 곳에선 사업을 할 수 없다"고 적었다. "교회를 잔혹하게 급습하고, 미군기지까지 들어가 정보를 가져갔다"는 이유에서다. 난데없는 악담에 우리나라는 초긴장 상태였고, 실제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해한 것이 확실하다"고 진화했다. 그러나 이는 트럼프 주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인사들에 대한 국내 우익세력의 영향력을 확인한 장면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해외 지도자의 방문을 앞두고 불길한 게시물을 올린 것은 처음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예컨대 올해 5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면담 직전 SNS에 "우리는 캐나다가 가진 어떤 것도 필요 없다"고 올렸지만 "회의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도발이 반드시 외교적 파국의 신호는 아니라는 진단이다.
다만 국내 극우세력의 주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닿은 점은 예사롭지 않다. WP는 SNS에서 언급된 내용이 무엇인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지난달 한국 검찰(김건희 특검팀)이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부패 수사를 위해 압수수색을 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순직해병 특검은 여의도 순복음교회와 극동방송, 경찰은 서울서부지법 폭동에 관해 사랑제일교회를 압수수색했다. 이들 보수 종교계는 마가와 연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법치주의 위기와 한미 자유동맹의 길 : 모스 탄 전 미국 국제형사사법 대사 초청 세미나에서 모스 탄 전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2025.03.06. /사진제공=뉴시스 |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야인 시절인 2021~2022년 통일교 유관단체 천주평화연합(UPF)의 영상 강연에 직접 출연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3회 영상 강연료로 250만달러(약 35억원)를 받았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부통령이었던 마이크 펜스 역시 UPF로부터 1회 강연료로 55만달러(약 7억7000만원)를 받았고, 마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 등 공화당 거물급 인사들도 출연했다.
이번 트럼프의 '숙청' SNS에서 이 대통령을 겨냥해 "그를 제거해(Remove him)"라고 댓글을 단 고든 창 변호사도 오랜 기간 한국 우익세력과 교류해 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위대한" 인사라 칭찬했던 그는 한국의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을 지지하고, 올 3월에는 황교안 전 총리를 만났다. 앞서 2월 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연설에서는 "이재명은 문재인보다 더한 공산주의자"라고, 6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이 대통령을 "친중·친북·반미 인사"라고 평했다.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는 또 다른 마가 인사로는 모스 탄 전 미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가 유명하다. 그는 강경보수 기독교계 인사인 손현보 목사, 열렬한 부정선거론자인 민경욱 전 의원과 인연이 있다.
한국계 영 김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워싱턴 공동취재단) 2023.06.21. /사진제공=뉴시스 |
영 김 미 하원의원(공화·캘리포니아) 의원도 공화당과 국내 강경보수 세력의 연결고리로 주목받는다. 김 의원은 올 1월 미 정치매체 더힐 기고문에서 "탄핵 주도한 세력은 한미동맹을 흔들려는 집단"이라고 비난했고 "(한국) 언론 보도가 탄핵 반대 집회 장면을 무시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기독교계 대표 극우인사인 전광훈 목사와도 인연이 있는데, 앞서 전 목사는 "과거 김 의원을 설득해 미 의회의 한반도평화법안을 막았다"고 자랑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워싱턴DC를 찾는 많은 분과 만났고, 전 목사도 그중 하나였다"고 해명했다.
마가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관련 왜곡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올 4월 트럼프 대통령은 4성장군 티머시 호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장 겸 사이버사령관을 비롯해 NSC 인물 4명을 해고했는데, 루머를 면담한 직후였다. 이후 루머는 SNS에 "트럼프 대통령에 충성하지 않아서"라고 올렸다. 그런 루머는 지난 6월 이 대통령이 당선되자 SNS에 "공산주의자가 한국을 접수했다"고 적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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