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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굴욕, 푸대접 당했다"…한미 정상회담 끝날때까지 국힘의 '홀대론' [팩트, 첵첵첵]

파이낸셜뉴스 서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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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文, 홀대 뛰어넘은 듯"…나경원 "전례와 극명히 대비"
전한길 "국빈 대접도 못 받고 있다…미국이 인정 안 한다는 것"
방미 형식에 따라 다른 의전…한미동맹 70주년엔 尹 국빈방문
李대통령, 안보·통상 협상 위한 공식 실무방문…의전 간소화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보수 진영에선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해 다음 날 첫 한미 정상회담을 한 뒤에도 끊임없이 '미국 홀대론'을 끄집어 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6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전당대회 결선투표 결과 발표에 참석한 자리에서 인사말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에 가서 받은 것을 뛰어넘는 홀대를 받은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송 비대위원장은 인사말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대통령의) 미국 입국 때 (미 국무부) 의전장이 (공항에) 나오지 않은 것부터 시작해 '숙청·혁명' 등을 언급한 SNS(소셜미디어), 공동기자회견은커녕 배웅조차 해주지 않은 것까지 한마디로 역대급 외교참사"라며 "결과적으로 기업들의 1500억불 투자까지 추가로 가져다 바친 굴욕외교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하루 전에도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미국 측이 예우했던 전례와 극명히 대비된다"고 했고 최보윤 의원은 "최저 수준의 의전"이라고 폄훼했다.

전 한국사 강사인 전한길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전한길뉴스'를 통해 인천공항 라운지에서 미리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국빈 대접도 못 받고 있다. 미국이 인정을 안 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홀대' 얘기 왜 나왔나

국민의힘은 물론 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엔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이 대통령의 모습을 지적하며 미국으로부터 '푸대접을 받았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역대 대통령들의 미국 방문 때와 달리 이 대통령에 대해 미국이 사실상 의전을 방치하다시피 했다는 게 푸대접을 주장하는 근거가 됐다.

실제 이 대통령이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했을 때 미국 측에선 애비 존스 부의전장과 조슈아 킴 대령이 맞이했다. 이 대통령은 이들과 악수를 한 뒤 존스 부의전장과 나란히 걸어간 뒤 차량에 탑승해 공항을 떠났다.

이재명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미국에 방문했을 당시 미국이 의전에 차이를 보였다며 비교한 영상. /사진=유튜브 캡처

이재명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미국에 방문했을 당시 미국이 의전에 차이를 보였다며 비교한 영상. /사진=유튜브 캡처


온라인에서 비교한 사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3년 4월 방미 때다. 같은 장소지만, 레드카펫이 깔리고 미군 의장대가 도열한 모습이었다.


최보윤 의원은 “이 대통령을 맞이한 이는 국무부 부의전장과 군 대령뿐이고 미국 의전의 총책임자인 의전장은 아예 보이지 않았다”며 “이번 방미는 그 모든 전례와 달리 ‘최저 수준의 의전’에 그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을 맞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공항에 나와 영접했고 전투기까지 띄우는 초특급 의전을 연출했다. 동맹국인 한국 대통령의 첫 방미는 부의전장 영접에 그쳤다”며 “첫 미국 순방부터 드러난 외교 결례는 외교·의전 경험이 전혀 없는 캠프 출신 인사들에게 대통령 의전을 맡긴 결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푸대접 논란은 이 대통령이 미국을 향하기 전부터 제기됐다.


나 의원은 이 대통령이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가 아닌 워싱턴 DC의 한 호텔에서 묵는 것과 관련해 “같은 등급의 공식 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인 문재인 대통령, 실무 방문(Working Visit)이었던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국빈 방문(State visit)이었던 이명박·윤석열 전 대통령 모두 형식을 불문하고 블레어하우스에서 묵도록 미국 측이 예우했던 전례와 극명히 대비된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SNS가 잠잠할 뿐만 아니라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눈에 띄지 않고 미국 주류 언론들의 주목도도 낮다”며 “이는 심상치 않은 기류가 작동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했다.

전씨도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처음으로 한미 정상회담 하게 되는데 많이 걱정이 됐다"면서 "(이 대통령에 대한) 의전도 기존과 달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제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공동성명도 있을지 없을지도 모른다. 국빈 대접도 못 받고 있고, 미국이 인정을 안 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홀대 아닌 차이... 일 총리도 같은 의전

'홀대' '푸대접' 주장은 외국 정상의 방미 형식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일단 방미 형식은 통상 의전을 기준으로 네 가지로 분류된다. 국빈방문, 공식방문, 공식 실무방문과 실무방문이다.

국빈방문은 방문 유형 중 격이 가장 높아 공식 환영식과 함꼐 의장대 사열, 예포 21발 발사, 국빈 만찬 등의 의전이 이뤄진다.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비교된 윤 전 대통령의 2023년 방미는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국빈방문이었다. 관례적으로 외국 정상 재임 기간 중 1번만 국빈방문으로 방미가 가능하다. 한국 대통령 중 미국을 국빈방문한 대통령은 이승만(1954년), 박정희(1965년), 노태우(1991년), 김영삼(1995년), 김대중(1998년), 이명박(2011년), 윤석열(2023년) 등 7차례 있었다.

반대로 실무방문은 실무 협의가 우선이기 때문에 내용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번 이 대통령은 안보, 통상 등 실무 협상을 위한 공식 실무방문의 형태로 미국을 찾았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도 지난 12일 “실질적으로 심도 있는 협의를 갖는 데 초점을 둔 방문"이라며 실무방문이라는 점을 알렸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오령과의 첫 번째 미일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지난 2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합동기지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오령과의 첫 번째 미일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지난 2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합동기지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의 의전을 이해하려면 이전에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된 방미 사례를 참고하면 된다. 지난 2월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공식 실무방문을 위해 미국을 찾았을 때 이 대통령과 비슷한 수준의 의전을 받았다.

지난 2021년 5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방미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미국 측에서는 로버츠 의전장과 존 C. 쿨리 89항공지원 전대장이 문 전 대통령을 맞았다. 당시에도 의장대 도열 등의 행사는 없었다.

다만 송 비대위원장이 언급한 대로 이 대통령 방미를 환영하기 위해 공항에 나온 인사가 존스 부의전장이라는 점은 눈에 띈다.

현재 미 국무부에는 정상회담 등 주요 외교 행사의 의전을 총괄하는 ‘의전국’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의전국을 이끄는 의전장이 외국 정상을 맞이해 왔다. 의전장은 폭스뉴스 방송인 출신으로 트럼프 1기 때 재무부 차관보를 지내고 지난 5월 취임한 모니카 크롤리다.

이 대통령이 블레어하우스에 머물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은 "(블레어하우스가) 현재 수리 중이어서 숙박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미국에서 홀대를 받았다는 국민의힘 비판에 뼈 있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나 의원의 페이스북엔 한 네티즌이 "당신의 아이가 친구 생일 파티에 초대를 받아 갔는데 그 친구의 엄마가 유난히 당신의 아이만 차별하고 홀대하면 누구에게 화를 내야 하냐"며 "차별받은 당신의 아이에게 성질을 내며 혼내야 할까. 그 친구의 엄마일까"라고 물었다.

이어 "대통령이라 해도 방문의 성격에 따라 의전이 다르다고 한다"며 "의전 관행을 무시한 홀대가 있었다면, 누구에게 화를 내야 정상인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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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윤석열 #방미 #홀대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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