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형사상고심의위원회 등 심의결과 준수 여부 추이/그래픽=이지혜 |
검찰의 기계적인 상고를 막기 위해 형사상고심의위원회(심의위)가 출범했지만 '상고 포기'를 권고했음에도 따르지 않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에서는 공정하고 투명한 검찰권 행사라는 심의위 설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결산 예비심사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간(2023~2024년) 상고 포기 의견을 낸 심의위 결과를 따르지 않고 상고를 제기하는 비율이 4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상고 포기 의견이 각각 1건, 9건이었고 심의 결과와 다른 결정을 내린 사례가 2022년 1건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2년 사이 심의위 의견을 따르지 않은 사례가 급증했다. 2023년 심의위가 상고 포기 의견을 낸 30건 중 담당 검사가 심의 결과와 다른 결정을 내린 경우는 15건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상고 포기 의견이 29건이었고 상고가 제기된 경우가 12건으로 집계됐다. 반면 2023년과 지난해 심의위가 상고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269건 중 상고하지 않은 검사의 결정은 지난해 단 1건뿐이었다.
대검찰청은 2018년 기계적 상고를 지양하고 검찰권 남용을 방지한다는 취지에서 하급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건의 상고 여부를 검토하는 심의위를 출범했다. 심의위는 7명 이상 50명 이하의 변호사·교수·법학자 등 외부위원으로 구성되고 1심과 2심에서 전부 무죄가 선고된 사건의 상고 여부를 심의한다. 다만 심의위 운영지침은 검사가 심의위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고 돼 있을뿐 꼭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정하고 있다.
검찰은 유독 상고심의위 결과만 잘 준수하지 않고 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검찰시민위원회 △영장심의위원회 △형집행정지심의위원회 등의 심의 결과 준수 여부 추이를 보면 검찰의 미준수율이 최대 3%에 그친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상고심의위 결과 준수율이 떨어지는 것이 기소와 공소유지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조직논리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검찰의 기소 결정은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는 강한 판단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하급심에서 무죄가 나오더라도 끝까지 싸워 유죄를 받아내겠다는 심리가 작동하게 된다는 논리다. 또 검찰의 존재 이유가 기소와 공소유지인 만큼 이를 포기하는 것이 직무유기로 비칠 수 있다는 압박도 있다고 한다.
정환철 법사위 수석전문위원은 "검사가 상고를 강행하는 것은 공권력을 통해 피고인의 형사절차로부터 해방을 지연시켜 그 지위를 불안정하게 하는 무리한 공소유지에 해당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심의위 결정이 구속력을 가지지 않는 현행 제도의 운용상 한계와 관련, 일정 요건하에 기속력을 인정하는 방향으로의 제도 개선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최근 심의위 개최 건수가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데 대한 지적도 나왔다. 2021년 13건, 2022년 33건이었던 심의위 개최건은 2023년 84건, 2024년 78건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위원은 "심의위는 1심 및 2심에서 전부 무죄선고된 사건이 심의대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검찰의 무리한 수사·기소 등으로 1·2심의 전부 무죄 판결 자체가 증대된 것 때문은 아닌지 등도 추가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심의위 의견과 다른 검사의 상고제기가 무리였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상고심 판결의 최종결과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지만 법무부와 검찰청은 자료제출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