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미 특사 회담 후 조건부 철수 의사 밝혀…
레바논 '헤즈볼라 무장 해제' 공식화에 대한 화답…
헤즈볼라 "군 철수가 먼저" 무장 해제 거부 재확인
지난 7월8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
이스라엘이 레바논군이 헤즈볼라(레바논 무장 정파)를 무장 해제하면 레바논 남부 주둔 병력을 단계적으로 축소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의 철수가 먼저라며 무장 해제를 거부해 레바논에서의 총성은 쉽게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아랍 매체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레바논군이 헤즈볼라 무장 해제를 이행하는 데 필요한 조처를 한다면 이스라엘은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 메커니즘과 협력해 IDF(이스라엘 방위군)의 단계적 감축을 포함한 상응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를 위한 레바논의 노력을 지원할 준비가 됐다"며 "두 나라 모두에 더 안전하고 안정적인 미래를 향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성명은 네타냐후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특사인 톰 배럭 튀르키예 주재 미국 대사와 회담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배럭 특사는 전날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에서 레바논에 대한 공습 자제와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럭 특사는 최근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 무장 해제'를 공식화한 것과 관련 이스라엘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지난 7일 내각 회의에서 미국이 제시한 헤즈볼라 무장 해제 방안을 승인했다.
셰이크 나임 카셈 헤즈볼라 최고자 /로이터=뉴스1 |
로이터는 네타냐후 총리의 성명에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 계획이 언급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군 단계적 감축은 레바논 휴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헤즈볼라는 네타냐후 총리의 이번 성명에 반발하며 레바논 정부군과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계속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셰이크 나임 카셈 헤즈볼라 최고지도자는 이날 TV 연설에서 레바논 정부와 이스라엘에 지난해 11월 체결된 휴전 협정 준수를 촉구하며 "우리의 무기들은 우리를 보호하고, 명예롭게 하며 우리 국토와 존엄을 지켜주고 있다. 우리는 절대로 무기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무장 해제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 요구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시에 따른 불법적인 결정"이라며 "레바논의 모든 문제는 미국을 등에 업은 이스라엘의 침략과 점령에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은 2023년 10일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다음 날부터 시작됐다. 헤즈볼라는 친이란 동맹인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를 돕고자 이스라엘을 공격했고, 이스라엘에 맞대응하면서 제2의 가자지구 전쟁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주도의 임시 휴전 협정을 체결했지만, 양측은 여전히 충돌하고 있다.
당시 휴전안은 60일의 교전 중단 기간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의 리타니강 북쪽으로 후퇴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헤즈볼라가 장악했던 레바논 남부는 레바논 정부군이 통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휴전 협정 체결 이후 양측은 상대방이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서로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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