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만난 트럼프, 조선·北문제 협력 시사…“우린 친구”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한미 공개 정상회담에서 조선업과 북한 문제 등에서 긴밀한 협력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미 무역 협상에서 미국의 추가 양보 가능성은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을 진행 중인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공개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북한과 큰 진전을 이룰 수 있다”면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라고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뉴욕증시의 상승세, 백악관 집무실의 황금 장식 등 트럼프 대통령의 ‘공적’을 치켜세우면서 정상회담의 문을 연 후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를 하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를 하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반도 긴장 완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연내 만나기를 희망한다면서 “여동생(김여정 부부장)을 제외하고 그를 매우 잘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한미 조선업 협력에 대해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선박을 구매하겠다면서 “미국의 조선업을 한국과 협력해 부흥시키는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미국 내 조선업 부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언급했다.

주요 의제로 예상됐던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말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친구”라며 즉답을 피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현재 한국으로부터 임차한 주한미군 기지 부지의 소유권을 한국에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도 트럼프는 한국에 4만명이 넘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2만8500명 규모인 실제 주한미군 규모와 차이가 크다.

이날 정상회담에선 대체로 우호적인 발언이 오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 국익이 우선이란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매우 잘 지내왔고 일부 추가 무역 협상이 있는데 그것은 괜찮다. 개의치 않는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한국이 원하는 뭔가를 얻게 된다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숙청 또는 혁명같이 보인다”며 한국의 특검 수사가 교회와 미군기지를 상대로 진행됐다고 비판했으나 이와 관련한 이 대통령의 설명 이후 “오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0월 말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무역회의로 곧 한국에 갈 것 같다”고 말했는데, 사실상 그가 언급한 ‘무역회의’가 곧 APEC 정상회의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