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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서 숙청, 교회 압수수색" 에 살얼음판…이 대통령 칭찬으로 분위기 전환

매일경제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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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들과 만찬…앤디 김 상원의원도 참석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재미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혜경 여사, 이 대통령, 앤디 김 미국 연방 상원의원. 워싱턴 김호영 기자

재미동포들과 만찬…앤디 김 상원의원도 참석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재미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혜경 여사, 이 대통령, 앤디 김 미국 연방 상원의원. 워싱턴 김호영 기자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25일(현지시간)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의 분위기는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극과 극을 오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25일 한미정상회담이 3시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소셜미디어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숙청 또는 혁명처럼 보인다"는 '폭탄 발언'을 던지면서 예상하지 못한 난기류가 발생했다. 현지에서 정상회담을 준비하던 대통령실 관계자들도 크게 당황한 모습이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처음 소식을 접하고 '페이크 뉴스(가짜뉴스)'일 수 있다는 반응까지 내놓을 정도였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도착한 이 대통령과 악수를 나눌 때에도 다소 굳은 표정이었다. 그러나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이 시작되자 양 정상은 서로 덕담을 주고받으며 비교적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가벼운 농담을 나누며 몇 차례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전 강경 발언을 한 배경에는 현재 한국에서 대대적으로 진행 중인 특검 수사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긴장감을 조성하는 특유의 압박 외교 전술을 구사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국 교회에 대한 압수수색 얘기가 나왔는데 자세한 내용은 뒤에 할 예정이지만, 그것이 사실이라면 유감"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주한미군) 군사기지에 대한 정보 수집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도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교회에 대한 수사'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해병 특검이 지난달 18일 김장환 목사와 이영훈 목사 등 보수 기독교계 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것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목사는 미국 내 기독교와 보수 진영에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군사기지 정보 수집'은 지난달 21일 내란 특검이 주한미군과 한국 공군이 함께 사용하는 경기도 평택의 오산 기지를 압수수색한 점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당시 평양에 무인기를 보낸 사건과 관련한 특검의 수사였다. 하지만 한국 수사기관이 사전 협의 없이 주한미군 기지 안에 들어가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은 이례적인 경우였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금 대한민국은 친위 쿠데타로 인한 혼란이 극복된 지 얼마 안 된 상태이고, 국회가 인정하는 특검에서 사실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군기지 수사에 대해서는 "검찰이 하는 일은 팩트체크이며, 미군을 직접 수사한 것이 아니라 그 부대 안에 있는 한국군의 통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했느냐를 확인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숙청 혹은 혁명' 발언에 대해 "한국 정부의 교회와 미군기지 압수수색과 관련한 정보 보고에 따른 것이었다"며 "나는 오해였다고 생각한다. 잘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시작 전부터 미묘한 샅바싸움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워싱턴DC로 이동하는 중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주한미군 유연성 문제에 대해 "(미국 측) 요구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또 미국 농축산물 추가 개방 문제에 대해서도 국익을 강조하며 사실상 '수용 불가'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폭탄 발언이 이어지며 이재명 정부의 한미 관계 구상이 첫걸음부터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앞서 서울과 워싱턴에서는 한미정상회담 날짜가 다가올수록 긴장 분위기가 고조되기도 했다. 지난 21일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일본을 건너뛰고 미국으로 급히 출국했다. 이를 놓고 한미정상회담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어 이례적으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우려가 증폭됐다. 정상 외교에 대통령실 '3실장'이 모두 투입되는 이례적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에 도착한 강 실장은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고, 한마디라도 더 설득할 수 있다면 제 역할과 도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정상회담이 난관에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 옳은 표현"이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웨스팅하우스와 맺었던 계약이 논란에 휩싸인 점도 심상치 않은 기류였다. 정부 관련 부처에 진상을 파악해보라는 내부 지시를 내린 당사자가 강 실장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매국 계약'이라며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정상회담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던 상황에서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이 직접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또 노란봉투법에 대해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와 제너럴모터스(GM) 등이 부정적 입장을 개진하며 한미정상회담에 부담 요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 김성훈 기자 / 성승훈 기자 / 워싱턴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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