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마 포스터 / 사진=넷플릭스 |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맷집으로 버티고, 악으로 깡으로 버티고, 아무리 애를 써도 KO되는 날이 올 수도 있어. 그래도 매일 싸우는 것 자체가 중요해."
지난 22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애마'(극본·연출 이해영)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짱 뜨는 톱스타 희란(이하늬)과 신인 배우 주애(방효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독전' '유령' '천하장사 마돈나' 등을 연출한 이해영 감독의 첫 시리즈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극 중 배우로서, 스타로서 모든 걸 이룬 희란은 또다시 여배우의 노출로 얼룩진 시나리오를 받고 분노한다. 그러나 딱 한 작품, '애마부인'만 마치면 제작사 대표와 이별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이자 '정말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게 '애마부인'은 희란과 호흡할 신인 여배우를 찾는 공개오디션을 개최한다.
수많은 배우지망생이 오디션장을 찾아 각자의 끼를 발산하지만, 천금 같은 기회는 다소 초라한 모습을 한 주애에게 돌아간다. '애마부인'으로 데뷔를 앞둔 감독 인우(조현철)가 주애의 매력을 일찌감치 알아본 것이다. 주애는 나이트클럽 댄서로 생계를 유지하던 인물이었으나, "정말로 날 캐스팅할 거라면, 날 정희란으로 만들어 달라"는 당돌한 말로 '애마부인'의 주인공 자리를 따내고 만다.
스토리의 모티브가 된 영화 '애마부인'(1982)은 1980년대 우후죽순 나온 에로 영화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전두환 정부가 국민들의 관심을 정치로부터 돌리기 위해 시행한 3S(Screen, Sports, Sex) 정책의 일환이기도 했다. '애마부인'의 흥행으로 주인공 이애마 역의 안소영은 성인배우의 대표반열에 오르며 명성을 얻었다.
'애마'는 화려함과 어두움이 공존하던 시절을 버텨낸 여배우들을 향한 헌사로 다가온다. 특히 국내 콘텐츠계에서 흔치 않은 여성 서사인 만큼, 이하늬와 방효린의 선후배 시너지가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주인공들이 서로의 해방을 돕기 위해 나선다는 점은 영화 '아가씨'와 비슷한 결을 보이기도 한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흠잡을 곳이 없다. 이하늬의 스타일링과 말투, 억양 등은 모두 정희란 그 자체가 돼 과거에서 튀어나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신예 방효린 역시 이하늬에 기세에 밀리지 않으며 주애라는 인물을 자신의 개성으로 그려낸다. 조현철과 진선규 또한 이질감 없이 역할에 녹아들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다만 극 전개에 크게 필요하지 않은 노출 신은 다소 거부감을 일으키기도 한다. '애마'가 여배우를 벗기는 데 혈안이었던 과거를 꼬집는 만큼, 좀 더 신중한 자세를 취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애마'는 '수위' '노출' 등의 키워드로만 해석될 작품이 아니다. 1980년대 충무로에서 현실과 외로이 싸워야 했던 여배우들, 그들의 저항과 투쟁의 역사로 바라봐야 할 신선하고 반가운 이야기다.
[스포츠투데이 정예원 기자 ent@st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