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의 한 장면. |
“제대로 된 프로그램 포맷을 개발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타의 사생활은 시대와 문화를 막론하고 대중의 큰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다.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실제 인물의 일상과 사적인 모습이 공개되면서 호기심과 몰입을 동시에 자극한다. 하지만 우후죽순 쏟아지는 프로그램으로 인한 과도한 관심과 정보의 확산이 갖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크다. 제작사의 자정노력이 필요하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25일 “과거부터 대중은 스타의 사생활에 엄청난 관심이 있었다. 연예인 사생활을 다루는 잡지도 인기를 끌었고 그게 점점 TV 속으로 들어오면서 아예 프로그램의 장르가 됐다”고 먼저 현 상황을 짚었다.
최근 방송가에서는 결혼·이혼·육아 등 연예인 사생활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하 평론가는 “방송국이 점점 경영 압박을 받다 보니 대규모 투자를 해야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어려워졌다. 상대적으로 연예인 사생활을 다룬 프로그램은 크지 않은 제작비로 안정적인 시청률을 올릴 수 있다”며 “연예인 입장에서도 사생활 공개를 통해 화제성을 챙길 수 있다. 서로 윈윈이 되는 것”이라고 사생활 콘텐츠 제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흥미 위주의 관찰·사생활 프로그램에 제작 역량과 편성이 집중되면서 갈수록 방송가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보기 어려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 평론가는 “대중문화예술은 창작 콘텐츠를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져야 한다. 그게 아니라 단순히 유명인의 사생활 공개 위주로 콘텐츠 생산과 소비가 이뤄지면 전체적인 콘텐츠 품질 저하를 낳는다. 힘들여 포맷을 개발하려는 노력보다 스타의 사생활 공개를 통해서만 쉽게 만들려고 하면 우리나라 예능산업의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화려하고 여유로운 스타들의 일상과 재력이 부각되면서 대중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일상관찰 예능 속 스타의 쾌적한 한강뷰 자택이나 육아 예능에 등장하는 고가의 육아용품은 현실이 팍팍하고 어려운 시청자에게 소위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다가간다. 하 평론가는 “시청자에게 박탈감이나 사회적 위화감을 조장하는 것도 깊게 생각을 해야 한다. 사생활 공개 프로그램의 범람을 제작진이나 플랫폼 측에서 조금 줄여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스타의 사생활을 바라보는 대중의 성숙한 태도도 중요하다. 연예인도 한 사람의 인격체라는 것을 인식하고 과도한 사적 관심이나 악성댓글, 신상털기 같은 선 넘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그는 “아무리 TV에서 사생활을 공개했다 하더라도 연예인이 100%를 다 공개한 건 아니다. 집에 찾아간다든지 사적으로 괴롭힘 수준까지 나가는 사생활 침해는 분명히 자제해야 한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선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대중의 균형 잡힌 태도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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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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