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인텔 지분 확보를 통해 ‘반도체 국유화’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005930)가 인텔과 전략적 파트너십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 이목이 쏠린다.
특히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의 ‘게임 체인저’로 손꼽히는 유리기판 분야가 거론된다. 인텔은 지난 10년 넘게 반도체 유리기판을 연구한 만큼 관련 특허들이 많은데, 유리기판을 차세대 먹거리로 꼽는 삼성이 인텔과 파트너십을 통해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삼성이 ‘사실상 공기업’ 인텔과의 협업 카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을 완화하려는 묘수 찾기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인텔 전략적 파트너십 모색”
대만 주요 일간지인 경제일보는 지난 24일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이 트럼프 행정부와 더 나은 통상 거래를 위해 인텔과 같은 미국 반도체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strategic partnership)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IT 전문매체 WCCF테크는 이를 인용해 “인텔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며 “삼성이 인텔과 협업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한국 대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의 ‘게임 체인저’로 손꼽히는 유리기판 분야가 거론된다. 인텔은 지난 10년 넘게 반도체 유리기판을 연구한 만큼 관련 특허들이 많은데, 유리기판을 차세대 먹거리로 꼽는 삼성이 인텔과 파트너십을 통해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삼성이 ‘사실상 공기업’ 인텔과의 협업 카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을 완화하려는 묘수 찾기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
“삼성·인텔 전략적 파트너십 모색”
대만 주요 일간지인 경제일보는 지난 24일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이 트럼프 행정부와 더 나은 통상 거래를 위해 인텔과 같은 미국 반도체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strategic partnership)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IT 전문매체 WCCF테크는 이를 인용해 “인텔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며 “삼성이 인텔과 협업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한국 대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의 구원투수로 직접 나섰다. 인텔 지분 9.9%를 확보하면서 블랙록(8.9%), 뱅가드(8.8%) 등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는 반도체법에 따라 미국 정부가 인텔에 지급하는 보조금에 대한 반대급부다. 상무부는 지난해 11월 인텔에 최대 78억6500만달러(약 10조9000억원)의 직접 보조금을 준다고 발표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미국 정부의 이례적인 민간 기업 지분 인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안보 측면에서 반도체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사건’”이라고 했다.
주목할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외 다른 반도체 기업들에게 지분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만 TSMC(66억달러), 미국 마이크론(61억6500만달러), 삼성전자(47억4500만달러) 등은 모두 인텔처럼 보조금을 받기로 돼 있다. 특히 삼성전자, TSMC 같은 외국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례 없는 압박에 어떻게든 대처해야 하는 처지다.
‘차세대 먹거리’ 유리기판 협업하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삼성과 인텔이 협력할 가능성이 큰 분야는 유리기판이다. 유리기판은 기존 실리콘(Si)이나 유기물 기판보다 표면이 매끄럽고 가공성이 우수해 초미세 선폭 반도체 패키징 구현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은 이미 2028년 유리기판 상용화를 통해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패키징 생태계를 선점하겠다고 천명했다.
인텔은 현재 반도체 유리기판 분야의 선도 기업이다. 지난 10년이 넘는 연구개발(R&D)을 통해서다. 그런데 문제는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에서 경영난이 심각한 만큼 유리기판 양산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 만큼 인텔이 가진 많은 유리기판 특허들을 삼성이 활용하는 식으로 협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삼성이 이를 통해 유리기판을 제조해 인텔에 우선 공급할 수도 있다.
또 다른 반도체업계 고위인사는 “경영난에 빠진 인텔은 특허 판매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고 삼성은 인텔 기술력을 통해 유리기판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유리기판은 삼성 외에 AMD, 브로드컴 등 빅테크들 역시 도입을 결정한 기술이다.
트럼프의 인텔, 정치적 요인도 얽혀
삼성과 인텔의 협업 가능성은 산업 외에 정치적인 측면도 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텔의 ‘최고위 영업사원’으로 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조업 재건을 핵심 정책으로 걸었고 그 중심에 미국의 상징인 인텔이 있는 만큼, ‘인텔 살리기’에 직접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와중에 삼성은 인텔과 파트너십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낼 수 있는 셈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예측불허’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상식 밖 요구를 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산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시대의 경제 협력은 산업과 정치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변수 역시 있다. 삼성과 인텔이 파운드리 초미세 공정을 두고 잠재적인 경쟁자라는 게 대표적이다. 인텔은 현재 삼성과 TSMC의 2나노 공정에 해당하는 18A(1.8나노), 14A(1.4나노) 공정 개발을 추진 중이다. 당초 올해 연말께 18A 공정을 활용해 노트북용 중앙처리장치(CPU) ‘팬서 레이크’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낮은 수율 등의 문제 탓에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