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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조원을 웃도는 규모로 성장한 퇴직연금 시장이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새 정부 들어 고질적인 저수익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법안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다. 기금형 퇴직연금이 모든 근로자에게 확대되면 자본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 퇴직연금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계약형’이다. 형식상 근로자가 직접 금융상품을 선택하고 운용하는 방식인데, 현실은 대다수 계약형 가입자(82.6%)가 저수익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넣어둔 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25일 퇴직연금 투자백서를 보면, 최근 10년(2015년~2024년)간 퇴직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2.3%로 같은 기간 국민연금(6.5%)이나 사학연금(5.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부와 국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기금형’ 퇴직연금을 주목하고 있다. 이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 ‘다층적 노후소득 보장체계’와 맥을 같이한다. 새 정부는 퇴직연금 도입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특수고용직이나 플랫폼 종사자 등 모든 근로자를 포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기금형은 가입자들의 적립금을 한데 모아 기금을 만들어 전문 운용기관에 맡기는 방식이다. 개인에게 자금 운용을 맡기는 계약형과 달리 전문가의 체계적인 위험관리와 분산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3년 전부터 국내에서 유일하게 기금형으로 운용 중인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푸른씨앗)은 안정적인 투자 성과를 내 주목을 받고 있다. 2022년 국민연금이 손실(-8.28%)을 냈지만 푸른씨앗은 2.45%의 수익률을 냈다. 2023년(6.97%)과 2024년(6.52%), 올 상반기(7.46%)까지 높은 수익률을 냈다. 푸른씨앗은 30명 이하 중소기업 근로자가 가입할 수 있는 기금으로, 기금형 도입을 위한 시범 사업 성격을 띤다.
최근 국회에서는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근로자가 기금형 퇴직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개정안은 기금 운용 주체에 차이점이 있다. 고용노동부 산하에 별도의 퇴직연금공단을 신설(박홍배 의원)하거나 노사 공동으로 수탁법인을 설립하는 방안(한정애 의원), 허가를 받은 민간 전문 운용사에 맡기는 방안(안도걸 의원) 등이다.
안도걸 의원실은 “퇴직연금을 기금화해 통합 운용하면 노후 자금 증식에 기여함으로써 고령화에 따른 국민연금 고갈 문제를 보완하는 한편 자본시장을 활성화하는 대규모 수요처가 될 수 있다”며 “기존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서비스 경쟁을 촉발해 수수료 인하와 수익률 경쟁 등 메기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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