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최근 드라마를 보다 이들 이름을 검색해본 시청자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파인: 촌뜨기들’의 김민, ‘금쪽같은 내 스타’의 장다아, ‘애마’의 방효린 등 낯선 새 얼굴이 강렬한 인상을 남겨서다.
가장 먼저 눈도장을 찍은 배우는 지난 13일 종영한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파인’의 김민이다. 1970년대 목포 다방 종업원 선자로 출연했다. 신안 앞바다에서 도자기를 도굴하려는 무리의 일원인 희동(양세종)과 사랑에 빠지는 선자는 드라마에서 거의 유일하게 순수함을 간직한 인물이다. 김민은 데뷔작인데도 어색함 없는 목포 사투리를 구사하며 희동을 향한 설렘과 그리움, 초조함 등 폭넓은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선자의 분위기와 스타일이 눈길을 끌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숏컷을 하고 화려한 셔츠나 블라우스를 입은 모습을 두고 홍콩 영화 ‘중경삼림’(1995)의 왕페이가 떠오른다는 평이 많다.
드라마 ‘파인: 촌뜨기들’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김민은 지난달 8일 ‘파인’ 제작발표회에서 “다양한 영상 자료나 노래들을 들으면서 시대 정서를 느껴보려 했다. 1970년대 목포에 사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지방 출신 지인들로부터 녹음 파일을 받아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계속 들었다”고 말했다. 강윤성 감독은 지난 18일 인터뷰에서 “당시 최종 후보로 올라온 서너명 중 김민 배우는 영화과 학생이었고 단편 영화도 출연해본 경험이 없었는데, 심사위원 모두 김민을 택했다. 그냥 이 사람이면 정말 열심히 잘 표현할 수 있겠다는 직감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배우 장다아. 케이티(KT)스튜디오지니 제공 |
지난 18일부터 방영 중인 드라마 ‘금쪽같은 내 스타’(ENA)에서는 장다아가 1990년대 ‘국민 첫사랑’ 임세라를 연기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임세라는 신이 빚은 외모에 신이 내린 연기력을 가져 데뷔하자마다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인물로, 화끈한 ‘성질머리’가 유일한 단점으로 꼽힌다. 드라마는 처음에 엄정화·송승헌 출연작으로 주목받았지만, 공개 이후 장다아가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장다아는 화려한 겉모습 뒤에 가정사로 인한 남모를 슬픔을 품은 한편, 동료 배우의 갑질을 보면 참지 못하는 당찬 모습도 지닌 임세라를 입체감 있게 표현했다.
드라마 ‘금쪽같은 내 스타’의 한 장면. 케이티(KT)스튜디오지니 제공 |
앞서 장다아는 지난해 2월 티빙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으로 데뷔할 당시 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의 친언니로 화제를 모았다. 모든 게 완벽한 모범생이지만 뒤에서는 학교폭력을 주도하는 백하린 역을 맡아 서늘한 연기를 펼쳤다. 이에 시청자들은 “단정한 얼굴에서 뭔가 싸한 느낌을 풍기는 것을 잘 표현했다”고 호평했다. ‘피라미드 게임’의 박소연 감독은 장다아에 대해 “정말 노력파다. 제가 말하기 전에 항상 무언가를 준비하고, 촬영이 없을 때도 사무실에서 일대일 리딩도 한다”고 전했다.
배우 방효린. 넷플릭스 제공 |
방효린은 지난 22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애마’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1980년대 톱스타 정희란(이하늬)과 경쟁 관계인 신인배우 신주애 역을 맡았다. 주애는 희란을 대신해 영화 ‘애마부인’의 주연으로 합류하며 희란의 자리를 위협하는 당돌한 신인이다. 동시에 희란과 힘을 합쳐 여성 배우를 그저 벗기려고만 하는 한국 영화계에 크게 한방 먹이는 인물이기도 하다. 주애는 배우로 성공하고 싶다는 꿈을 꾸는 동시에 부조리한 영화계에 맞서 싸울 결심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느끼는 불안감, 여성 배우를 성적 대상으로만 소비하는 상황에 대한 분노와 당혹감 등 여러 감정에 휩싸인다. 방효린은 단편영화와 독립영화 ‘지옥만세’(2023) 등에서 쌓은 연기력을 바탕으로 이런 주애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배우 방효린. 넷플릭스 제공 |
수천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주연으로 발탁된 방효린을 두고 이해영 감독은 “신인이 자기 스스로를 연기하길 바랐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이 감독은 지난 18일 제작발표회에서 “극 중 주애가 오디션을 끝낸 감독 앞에 나타났듯이, 지난한 오디션 끝물에 방효린 배우가 갑자기 나타났다. ‘마침내 만났다’는 마음이었다. 덤덤하게 대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엉엉 울었다. 오랜만에 ‘진짜 연기’를 만났다는 감동이 컸다”고 말했다.
신인으로 강렬한 눈도장을 찍은 이들 세 배우의 앞길이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기대감과 함께 시청자들은 벌써 차기작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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