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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효성 조현상 부회장, 서울 강남 1000억 원 대 빌딩 ‘차명 매입’ 의혹
그룹 계열사 ‘효성캐피탈’ 통해 불법 대출 의혹도
사라진 보증금 67억… 조현상 차명 법인으로 빼돌렸나
카카오모빌리티, 신한은행, HS효성 등 재계에서 손꼽히는 기업들이 ‘김건희 집사’ 김예성 씨에게 수십억 원의 돈을 모아 바친 이른바 ‘김건희 집사 게이트’.
이 김건희 집사 게이트에 얽힌 기업 가운데, 특검이 유독 주목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메르세데스-벤츠 등 각종 외제차 브랜드의 공식 딜러로 이름이 알려진 HS효성인데요.
뉴스타파는 지난 2023년 HS효성 조현상 부회장의 개인 비리를 연속 보도한 바 있습니다. 조 부회장이 차명 법인을 내세워 벤츠 수입사인 ‘더클래스효성’을 자기 소유로 만들고, 폭스바겐 수입사인 ‘마이스터모터스’까지 차명으로 소유했으며, 이 과정에서 효성 계열 금융회사인 ‘효성캐피탈’의 돈을 사적으로 유용한 의혹까지 있다는 보도였어요.
지난 8월 4일 ‘김건희 특검’에 출석하는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그렇다면 조현상 부회장은 또 어떤 비리를 감추고 있었을까요? 조 부회장의 숨겨진 비리 의혹을 더 파헤친다면, 그가 왜 ‘김건희 집사’에게 수십억 원을 투자했는지, 그 진실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주 ‘타파스’는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의 끊이지 않는 비리 의혹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뉴스타파가 던진 질문들
ㆍ ‘김건희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HS효성 조현상 부회장의 비리 혐의는 무엇이 있을까?
ㆍ 조현상 부회장은 왜 ‘김건희 집사 게이트’에 수십억 원을 투자했을까?
주목해야 할 사실들
HS효성 조현상 부회장, 강남 1200억 빌딩 ‘차명 매입’ 의혹ㆍ 서울 강남구 논현동 도산대로에는 독일산 수입차 ‘아우디’ 매장이 들어선 9층짜리 건물이 있습니다. 강남 한복판 노른자 땅에 들어선 이 건물의 가치는 현재 약 1,200억 원 이상으로 평가되는데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어메이징 타워의 모습.
ㆍ 원래 ‘삼안빌딩’이라는 이름이었던 이 건물은 지난 2011년 ‘어메이징’이라는 이름의 법인이 매입하면서 어메이징 타워로 이름이 바뀌게 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눈에 익은 이름이 등장합니다. 바로 김재훈이라는 이름이었어요.
ㆍ 김재훈 씨는 조현상 부회장의 ‘절친’으로 알려진 인물로, 과거 조 부회장이 디베스트라는 법인을 차명 보유할 때도 이름을 빌려준 사람입니다. 즉 어메이징 타워 역시 조 부회장이 김재훈 씨의 이름을 빌려, 차명으로 매입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데요.
ㆍ 실제로 뉴스타파가 김재훈 씨와 직접 연락을 해보니, 김 씨는 “(어메이징 타워가) 제 건지 조현상 건지 모르겠다” 라며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말 자신이 소유한 건물이라면 딱 잘라서 ‘내 건물이 맞다’ 라고 말하면 될텐데 말이죠.
ㆍ 한편 이 건물을 수십년 째 관리해온 최 모 씨는 ‘어메이징 타워의 진짜 주인은 조현상이 맞다’ 라고 증언했어요. 조현상 부회장의 차명 매입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나온 것이죠.
ㆍ 어메이징 타워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유추할 수 있는 증거는 또 있습니다. 최 씨는 김재훈 씨가 종부세 등 건물과 관련된 세금을 HS효성 측에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김 씨가 어메이징 타워의 진짜 주인이 맞다면 HS효성에서 세금을 내줄 이유가 전혀 없죠.
어메이징 타워를 수십년간 관리해온 최 모 씨가 공개한 문자메시지 내용 일부. 어메이징 타워의 ‘명목상 주인’이었던 김재훈 씨는 최 씨를 통해 HS효성 측에 종부세를 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ㆍ 즉 김재훈 씨는 어메이징 타워의 ‘명목상 주인’이었을 뿐, 진짜 주인은 HS효성 조현상 부회장이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만약 조 부회장이 어메이징 타워를 차명 보유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부동산 실명법 위반으로 최대 징역 5년에 해당하는 범죄입니다.
조현상은 왜 ‘차명 매입’을 했나? 효성캐피탈의 442억 수상한 대출
ㆍ 그런데 차명 보유 의혹이 사실이라면, 조 부회장은 왜 굳이 김재훈 씨의 이름을 빌려서 어메이징 타워를 매입한 것일까요?
ㆍ 그 이유는 어메이징 타워의 등기부 등본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11년 이 건물을 매입한 법인 어메이징은 HS효성 계열 금융사인 효성캐피탈에서 442억 원을 빌렸어요.
ㆍ 그런데 당시 어메이징의 현금 보유액은 고작 1만 488원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인 주택담보 대출을 실행할 때도 구매자의 자산 및 소득 조건을 따지곤 하는데, 현금 1만원밖에 없는 법인에 수백억 원을 선뜻 빌려준 것은 아무래도 수상해 보입니다.
ㆍ 뿐만 아니라 당시 효성캐피탈은 어메이징 측의 담보인정비율(LTV)을 시중에 비해 훨씬 높게 잡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즉 효성캐피탈은 유독 어메이징 타워 매입 건에 대해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해준 셈인데요.
ㆍ 만약 당시 건물을 매입한 사람이 조현상 부회장이었다면 이는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그룹 부회장이, 계열 금융사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아 건물을 매입한 셈이니까요.
ㆍ 즉 조현상 부회장은 계열사인 효성캐피탈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받기 위해 김재훈 씨를 대신 내세운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정도만 해도 이미 부동산실명법, 공정거래법 등 현행법을 위반한 범죄에 해당하는데, 조 부회장의 비리 의혹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어요.
조현상, 건물 매각 이후에도 ‘보증금 67억 횡령’ 의혹
ㆍ 뉴스타파 취재 결과, 효성캐피탈이 빌려준 돈 442억 원 중 일부는 다시 조현상 부회장의 차명 법인인 ‘디베스트’에 흘러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룹 계열사에서 차명으로 빌린 돈을 다시 자신의 차명 법인으로 넣은 셈이죠.
ㆍ 조현상 부회장은 2011년 차명 매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어메이징 타워를 2015년 사모펀드에 매각했습니다. 그런데 매각 이후에도 자신의 오른팔인 전 모 상무를 통해 올앤에이라는 법인을 만들고, 건물 운영 수익을 가져갈 수 있게 만들었어요. 이후에도 조현상 부회장은 올앤에이를 통해 어메이징 타워 운영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ㆍ 심지어 조 부회장은 어메이징 타워 입주 기업들의 보증금 67억 원을 돈세탁한 정황도 있습니다. 입주 기업들이 낸 보증금이 몇 단계를 거쳐 결국 조 부회장의 차명 법인으로 흘러간 것이에요.
ㆍ 뉴스타파는 취재 결과를 바탕으로 HS효성 측에 조현상 부회장 관련 비리 의혹을 물었습니다. 하지만 HS효성 측은 뉴스타파의 질의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어요.
조현상 부회장은 2015년 어메이징 타워를 매각한 이후에도 보증금 67억 원을 횡령한 의혹이 있습니다.
이 보도가 중요한 이유
ㆍ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하면,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ㆍ - 강남 한복판의 천억 원대 빌딩을 차명으로 보유했고,
- 계열사 자금을 불법 대출 받아 운영했으며,
- 건물 매각 후에도 관리 권한을 쥐고,
- 임차인 보증금 67억 원을 빼돌린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ㆍ 이는 부동산실명법, 공정거래법 위반은 물론, 횡령·배임 혐의가 줄줄이 적용될 수 있는 심각한 범죄 정황이에요.
ㆍ 처음 말씀드렸듯이 뉴스타파가 조 부회장의 비리 의혹을 처음 보도한 것은 지난 2023년입니다. 그리고 보도 직후 HS효성은 ‘김건희 집사’ 김예성 씨에게 35억 원을 투자했죠.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후 조현상 부회장은 수사 기관을 피해 조용히(?) 지낼 수 있었습니다.
ㆍ 그런데 윤석열 정권이 무너지고 이른바 ‘김건희 집사 게이트’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조 부회장 역시 특검의 수사선상에 오르게 됐습니다. 특검을 통해서든 다른 수사기관을 통해서든, 조 부회장의 비리 혐의는 앞으로도 계속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ㆍ 조현상 부회장의 각종 비리 의혹은 기업의 자본을 사유화하고, 사적 이익을 위해 수많은 범죄를 저지르는 재벌들의 민낯을 잘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부패한 권력과의 거래가 있었습니다. ‘집사 게이트’에 돈을 내고 개인 비리를 숨기려 했다는 정황 말이죠.
ㆍ 특검 수사가 시작되면서 뉴스타파에는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에 대한 제보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뉴스타파는 앞으로도 조현상 부회장의 추가 범죄 행위에 대해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뉴스타파 허현재 presentheo@newstapa.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