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을 사흘 앞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린다. 당초 인하 가능성이 우세했지만 최근 들어선 동결 쪽에 무게가 실린다.
서울 집값 불안, 가계부채 부담, 외환시장 변동성이 맞물리며 한은이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금통위에서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될 가능성도 있어 경기 부양보다 금융안정을 중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은 오는 28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금리 수준은 연 2.5%다.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4차례에 걸쳐 총 100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올해 들어선 2월과 5월 금리를 내렸다.
시장에선 주택시장 불안과 내수 반등을 동결 전망 근거로 든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6·27 대책 발표 후 서울 주택가격 상승률이 빠르게 둔화됐지만 최근 몇 주 사이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 상승률이 다시 반등했다"며 "7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6명의 금통위원 모두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6·27 대책 후 서울 집값 상승률이 둔화했지만 최근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 다시 반등했다"며 "7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모든 위원이 수도권 집값 상승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그는 "낮은 성장세 우려는 남아 있지만 내수 회복과 금융안정 리스크를 감안하면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어 "낮은 성장세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겠지만 내수가 회복되고 있고 금융안정 이슈가 상존하고 있어 이달 금통위는 금리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 금리 동결을 결정지었던 부동산·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대응이 이달 금통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한은 입장에선 추세적인 안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표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 추이/그래픽=윤선정 |
한은 기류도 비슷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서울 일부 지역에선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진다"며 "추세적인 안정 여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 상황에 대해선 "올해 2분기 들어 경제심리 개선 등으로 성장률이 반등했고 하반기에도 내수 중심의 회복세가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주요국과 미국의 무역협상 전개 양상, 내수 회복 속도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도 변수다. 현재 한미 기준금리차는 2%p(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연준의 결정을 확인한 뒤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8월 금리인하 전망을 유지하는 시각도 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소비 부문이 반등하더라도 건설투자 등 다른 부문이 부진하면서 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집값도 흐름 자체는 상승률이 둔화되는 추세로 인하를 못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금통위에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조정한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 이후 한은이 내놓는 첫 경제전망 보고서다. 한은의 지난 5월 전망치는 0.8%였다. 하반기 수출 전망과 2차 추가경정예산 효과 등을 고려해 0.9~1.0% 수준으로의 조정이 예상된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