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거한 커피박은 톱밥과 혼합해 소들이 머무는 목장의 바닥재인 깔짚으로 활용된다. 사회적협동조합인 ‘지구를 지키는 소소한 행동’ 제공 |
제주의 풍광 좋은 해안을 따라가다보면 한집 건너 한집으로 커피를 파는 카페를 만날 수 있다. 내비게이션 없이는 찾기 조차 힘든 산간 마을 깊숙한 곳에도 카페가 있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제주지역 커피 음료점은 2019년 12월 1217곳에서 2024년 12월 2180곳으로 5년만에 79%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커피 음료점 증가율(55%)을 웃돈다.
수많은 카페에서 발생한 막대한 양의 커피박(커피 찌꺼기)은 대부분 다른 쓰레기와 함께 종량제 봉투에 담겨 소각되거나 매립돼 다량의 온실가스를 유발한다.
‘카페 천국’ 제주에서 커피 추출 후 남겨진 많은 양의 커피박을 관광객이 수거해 재활용하는 사업이 시도된다. 25일 사회적협동조합인 ‘지구를 지키는 소소한 행동’(지소행)은 “8월 중순부터 10월31일까지 관광객 참여 자원순환 캠페인인 ‘커피박 줍서예:제주를 지키는 특별한 여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캠페인은 렌트카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제주 여행 중 제휴 카페에서 커피박을 받아 수거봉투에 보관했다가 렌터카를 반납할 때 업체에 마련된 수거함에 커피박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렌터카를 인수할 때 수거키트와 초대장이 제공된다. 해당 초대장 내 QR코드를 통해 캠페인 참여 20여개의 카페 리스트와 위치를 알 수 있다. 제주지역 3개 렌터카 업체가 함께 한다.
커피 원두는 전체 중량의 0.2%만 커피(에스프레소)로 추출되고, 나머지 99.8%는 찌꺼기 형태로 남겨진다. 이렇게 남겨진 커피박은 탈취효과가 있고, 유기물이 풍부해 재활용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장점을 살려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데도 대부분 매립 또는 소각돼 재활용률이 매우 낮은 자원이기도 하다.
장한우리 지소행 이사장은 “전국 약 10만개의 카페에서 매일 약 885t이, 제주에서 7.2t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수분이 많은 커피박이 소각 쓰레기에 섞이면 열에너지가 더 투입돼 다량의 탄소를 배출하고, 매립 때는 메탄이 발생해 온실가스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제주에서 캠페인을 통해 수거한 커피박은 톱밥과 혼합해 소들이 머무는 목장의 바닥재인 깔짚으로 활용된다. 커피박은 수분 흡수율이 높고, 탈취 효과가 있어 가축 분뇨 등으로 인한 목장 내 악취를 제거하는데 도움을 준다. 깔짚 사용 후 나온 커피박 등은 퇴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지소행은 이번 캠페인에 앞서 지난 4월부터 시범사업으로 매월 제주지역 커피 전문점 20곳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커피박을 수거해 ‘제주우유’ 목장에 깔짚으로 제공하고 있다. 커피박을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제주우유와 ‘커피박의 자원순환과 친환경 축산 환경 조성을 위한 상생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지소행은 수도권에서도 카페에서 버려지는 종이팩과 커피박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사업을 해왔다. 장 이사장은 “제주는 카페 증가율과 인구대비 카페 밀집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고, 관광객을 중심으로 시민 참여 자원순환 프로젝트를 도전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며 “참여 카페, 렌터카 업체, 참여 관광객을 더 늘려 실질적인 커피박 수거량와 재활용률도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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