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형 매장으로 재단장한 인도네사아 롯데마트 발리점 매장 전경. 롯데마트 제공 |
롯데마트가 인도네시아 유통 시장에 맞춘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한다.
롯데마트는 지난 21일 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르 지역에 위치한 롯데마트 발리점을 도매와 소매의 강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매장’으로 리뉴얼 오픈했다고 24일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1만2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지리적 특성상 대도시에는 온라인, 대형 할인점, 슈퍼마켓 등 현대적 소매업태가 발달했으나, 그 외 지역은 물류 인프라 제약으로 소규모 소매상(Warung) 중심의 도매 유통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러한 유통 환경에 맞춰 2008년 국내 유통사 최초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이후, 교통 거점을 중심으로 36개 도매점과 대도시 중심 12개 소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소매점은 지난해 1월 간다리아시티점을 시작으로 K-푸드를 전면에 내세운 그로서리 전문매장으로 전환하며, 현지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도매점의 경우 호레카(호텔·레스토랑·카페) 사업자와 소매상을 겨냥한 대용량 상품 중심으로 운영돼 일반 소비자 집객력은 소매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에 롯데마트는 발리점 재단장을 통해 도매와 소매의 강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매장을 새 성장 모델로 제시했다. 사업자 고객에게는 인기 도매 상품을 효율적으로 제공하고, 일반 소비자에게는 K-푸드 중심의 차별화된 그로서리 콘텐츠를 선보여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발리점은 핵심 물류 라인 접근성이 뛰어나고, 반경 3㎞ 이내 약 12만명의 배후 수요와 월평균 12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공존하는 최적의 입지를 갖춰 첫 하이브리드 매장으로 선정됐다.
하이브리드형 매장으로 재단장한 인도네사아 롯데마트 발리점 내부. 롯데마트 제공 |
발리점은 2000평 규모의 도매점으로 운영되던 곳으로, 리뉴얼을 통해 약 1500평 규모의 그로서리 전문 매장을 새롭게 선보였다. 도매 매장은 인기 상품 위주로 500평으로 축소했다.
매장 면적의 90%를 먹거리로 채운 게 특징이다. ‘롱 델리 로드’를 중심으로, 즉석조리 식품 전문 공간인 ‘요리하다 키친’, 자체 피자 브랜드 ‘치즈앤도우’, ‘코페아 카페앤베이커리’ 등 F&B 콘텐츠를 배치해 고객 체류 경험을 확대했다.
요리하다 키친에서는 떡볶이, 김밥, 닭강정, K-피자, 붕어빵, 십원빵 등을 즐길 수 있으며, 관광객의 간편식 수요를 반영해 소용량·가성비 도시락 상품을 확대했다. 이번 리뉴얼의 핵심 콘텐츠인 코페아 카페앤베이커리는 발리에서 보기 드문 정통 유럽풍 베이커리 문화를 선보이는 공간이다.
발리 현지의 비건 식문화를 반영한 ‘샐러드존’, 중산층 고객과 관광객을 위한 조각 ‘과일 특화존’, 한 달 살기 호주인들이 많은 상권 특성을 고려한 ‘인터내셔널존’을 운영하며 다양한 고객층을 공략한다.
도매 공간은 판매량 상위 상품 위주로 압축하는 동시에 전문 고객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로 더욱 진화했다.
먼저, 호레카 고객을 위한 대용량 삼겹살, 스시용 횟감 등을 최초 도입하고, 대용량 베이커리 수요에 맞춰 ‘베이커리 팩토리’를 신설해 차별화를 꾀했다. 가공식품은 기존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증된 인기 품목 위주로 구성해 최저가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침구류, 슬리퍼, 위생용품 키트, 대용량 세제 등 업무·시설용 필수소모품(MRO) 상품군도 대폭 강화했다.
소매업자를 위한 ‘리테일러존’에서는 현지 수요가 높은 인기 브랜드와 대용량 상품을 확대하고, 발리 권역 최대 규모의 ‘사셰(Sachet) 상품존’을 마련했다. 사셰 상품은 일상 필수품을 소포장 단위로 제작한 제품으로, 소규모 유통업자의 핵심 재판매 아이템이다. 이번 리뉴얼에서는 과자류까지 구색을 확대해 현지 소매업자의 선택지를 넓혔다.
롯데마트는 이번 발리점을 시작으로 도매와 소매의 강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매장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태훈 롯데마트·슈퍼 인도네시아법인장은 “발리는 다양한 고객층이 공존하는 국제 관광지로, 도매와 소매를 결합한 혁신 모델을 적용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며 “이번 리뉴얼을 통해 지역 주민과 관광객, 전문 고객에게 편리한 쇼핑과 차별화된 미식, 전문화된 경험을 제공해 인도네시아 사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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