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베트남 하노이 소재 롯데 L7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2025 롯데 글로벌 잡페어'에서 김준영 롯데백화점 해외사업부문장 겸 롯데프로퍼티스 하노이법인장(상무)이 참가자들에게 롯데그룹의 베트남 사업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준석 특파원 |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 "롯데는 베트남 젊은이들 사이에서 '씬(Xin·고급스럽다의 베트남어)'한 기업입니다. 글로벌 기업인 롯데에서 일하며 다양한 나라의 직원들과 교류하고 싶습니다."
22일 베트남 하노이 소재 롯데 L7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2025 롯데 글로벌 잡페어'에서 만난 국립경제대학 4학년생 부이 프엉 아잉씨는 롯데그룹 지원 동기를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80주년 국경일 기념 퍼레이드를 앞두고 대규모 도로 통제와 궂은 날씨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상 180명을 훌쩍 넘는 270명이 몰렸다. 행사 전체 신청자는 1300명으로, 롯데 측은 이 중 180명의 지원자를 추렸으나,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지원자들이 잡페어를 방문했다. 캐나다에 거주 중인 한 지원자는 이번 잡페어 참가를 위해 태평양을 건너오는 등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개별 한국 기업의 베트남 내 잡페어 개최는 있었지만, 롯데그룹처럼 그룹 내 계열사들이 한 데 모여 채용 설명회를 연 것은 이번이 최초다. 베트남은 롯데가 진출한 27개국 중 가장 많은 약 1만명의 현지인을 채용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해 약 500명 가량의 신입 직원을 베트남 현지에서 채용할 예정이다. 오용하 롯데지주 인재전략팀 상무는 "현지 우수 인재 채용과 더불어 20여개의 계열사가 진출한 만큼 현지 인지도를 높이고, 롯데가 베트남과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는 게 목표"라고 이번 잡페어의 취지를 설명했다.
22일 베트남 하노이 소재 롯데 L7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2025 롯데 글로벌 잡페어'에서 참가자들이 대기실에서 모의면접을 준비 중이다. 사진=김준석 특파원 |
■ 롯데백화점 마케팅 직무에 지원자 몰려
이날 잡페어는 기업 소개를 비롯해 △각 계열사별 멘토링 △모의면접 △사업장 투어 등으로 구성됐다.
모의면접을 앞두고 지원자들은 꼼꼼하게 각종 서류들을 살펴봤다. 지원자들은 각 회사별, 직무별 모의면접을 통해 본인의 궁금증과 더불어 보완점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잡페어에 참여한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호텔 △롯데월드 △롯데물산 △롯데이노베이트 등 6개사 가운데 지원자들의 절반 이상이 롯데백화점을 선택했다. 가장 인기 직무는 신청자 중 40%를 차지한 마케팅이었다.
현장 부스에서 모의 면접을 진행한 또 란 아잉 롯데쇼핑몰 마케팅팀 팀장은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한 건 백화점과 마케팅 부서"라며 "조직문화, 승진 과정, 자기계발 제도 등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아잉 팀장은 롯데그룹의 특징으로 "베트남 현지 문화와 한국 기업 문화가 함께 어우러져 자기 직업을 사랑하는 마음이 강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아잉 팀장은 하노이 롯데 사업 개시와 함께 입사해 12년간 마케팅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오고 있다.
이날 면접관으로 참여한 남유현 롯데 웨스트레이크몰 하노이 영업운영팀장은 "베트남 유통산업 특성상 지원자들이 원하는 만큼의 경험을 갖추긴 어렵다"며 "글로벌 트렌드와 시장 이해도를 얼마나 갖췄는지, 관심과 열정을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했다.
이번 신입 직원들은 약 2개월의 수습 기간과 함께 온·오프라인 교육, 멘토링이 제공될 예정이다.
■ 현지 법인 주도 사업구조 전환...현지인 직원 임원으로 육성
롯데는 이번 잡페어를 시작으로 베트남 호찌민과 인도네시아 등에서의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 내부에서는 글로벌 사업 비중이 커질수록 현지 법인 주도의 경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그룹의 근간인 유통사업 주요 계열사 롯데쇼핑에서 해외사업 부문 상반기 영업이익은 백화점과 마트가 고루 성장하면서 40.6% 늘며 침체에 빠진 국내 사업과 희비가 교차했다. 특히,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총매출이 2분기에만 25.1% 증가하고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마트도 베트남을 중심으로 성장을 지속한 것이 실적 호조를 이끌면서 해외사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지 채용 확대와 더불어 현지 리더 비중 확대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은 핵심 인재를 별도로 선발해 글로벌 법인장·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 중이다.
김준영 롯데백화점 해외사업부문장 겸 롯데프로퍼티스 하노이법인장(상무)은 "현지 유통 업계 대비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의 이직률은 낮은 편이며 평균 근속 연수는 5년가량"이라면서 "현지 직원들의 장기 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호봉제, 장기 근속자 포상제, 가족 대상 보험 지원 등 한국식 제도를 도입했으며, 급여 외에도 현지 직원들의 커리어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직원 가운데 95% 이상이 현지인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4월 30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준석 특파원 |
■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반기도 실적 상승세 예상"
한편, 이날 잡페어가 개최된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롯데그룹의 베트남 전략 거점이다. 지난 2023년 9월 공식 개점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5.1% 늘며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롯데그룹 유통부문의 효자로 떠올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3년 개점식에 이어 지난 4월 베트남을 방문, 현장 경영 행보를 보이는 등 각별히 챙기는 매장이다.
김 상무는 올해 실적에 대해 "올해 목표치가 2800억원이었는데 3100억원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개점 초기부터 코어 고객층 분석, MD 전략에 철저히 준비한 게 주효했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김 상무는 하반기 MD 등의 보강으로 상반기 대비 더 높은 실적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향후 제2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출점 계획과 관련해 김 상무는 "베트남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 도달 시점이 2030년 가량으로 예성되는데, 이 시기를 기준으로 대형 점포 1개, 소형 점포 1~2개를 추가 오픈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면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의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