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일 코엑스서 나란히 개막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적인 아트어 ‘프리즈(Frieze) 서울의 VIP 프리뷰를 찾은 관람객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매일경제DB> |
오는 9월 서울을 세계적인 미술 도시로 바꿀 아시아 최대 규모의 글로벌 아트페어 ‘프리즈(Frieze)·키아프(Kiaf) 서울’이 돌아온다.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 주최 ‘프리즈 서울’과 한국화랑협회 주최 국제아트페어 ‘키아프 서울’이 공동 개최되는 것은 올해로 4회째다. 다음달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나란히 개막해 프리즈 서울은 6일까지, 키아프 서울은 7일까지 이어진다.
프리즈 서울은 서울 시내의 광범위한 협력을 중심으로 한국 미술계와의 접점을 더욱 넓혔고, 키아프 서울은 해외의 역량 있는 신진 갤러리들을 새롭게 영입하면서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특히 이번 프리즈·키아프 서울은 최근 침체된 미술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세계적인 작가들의 대작 출품을 예고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프리즈 서울 : 30여 개국 120여 개 갤러리 참가
최명영 ‘Conditional Planes 8292’(1982). <페이지갤러리> |
프리즈 서울은 오늘 9월 3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6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C홀과 D홀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세계 30여 개국, 12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여기에는 하우저앤워스, 가고시안, 데이비드 즈워너, 에스더쉬퍼, 글래드스톤, 리만머핀, 리슨 갤러리, 페이스 갤러리, 페로탕, 타데우스 로팍, 화이트 큐브 등 글로벌 대형 화랑들을 비롯해 중국 안테나 스페이스, 베트남 갤러리 퀸, 홍콩 키앙 말링게, 싱가포르 STPI, 일본 다케 니나가와·토미오고야마, 필리핀 더 드로잉 룸 등 아시아 주요 갤러리가 대거 포함됐다.
한국에서는 국제갤러리와 갤러리현대, 아라리오갤러리, PKM갤러리, 조현화랑, 갤러리2, 갤러리 바톤, 제이슨 함, P21, 휘슬 등이 참여한다.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는 “프리즈 서울은 한국과 세계 미술계가 만나는 핵심 거점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으며, 올해는 코엑스를 넘어 서울 전역으로 그 교류의 지평을 더욱 넓힐 예정”이라며 “글로벌 미술 시장에서 한층 강화된 입지를 보여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해 프리즈 서울에는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대륙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새로운 갤러리들이 대거 합류해 눈길을 끈다. 새롭게 참여하는 갤러리로는 홍콩의 10챈서리 레인 갤러리와 드 사르트, 일본의 켄지 타키 갤러리와 미사 신 갤러리, 오타 파인 아트, 타쿠로 소메야 컨템퍼러리아트, 중국의 레오 갤러리와 하이브 현대미술센터, 미국의 알베르츠 벤다와 카발호 파크, 메이크룸, 이탈리아의 아팔라쪼 갤러리, 그리스의 더 브리더, 튀르키예의 디리마트, 포르투갈의 두아르트 스퀘이라, 스페인의 갈레리아 알바란 부르다이 등이다. 한국의 이유진 갤러리와 피비 갤러리, 디스위켄드룸도 이번에 출사표를 던졌다.
Liliane Tomasko ‘Seeing Things (conversing with quiet intensity)’(2025). <피비갤러리> |
올해도 프리즈 서울은 ‘프리즈 마스터스’와 ‘포커스 아시아’ 등 주요 섹션을 선보인다. 프리즈 마스터스는 고대 유물부터 20세기 작품까지 수천 년에 걸친 예술적 여정을 펼치는 자리다. 특히 올해는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갤러리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한국의 가나아트, 학고재, 갤러리 신라와 프랑스 레정뤼미뉘르, 영국 마졸레니, 대만 량 갤러리, 일본의 코타로 누카가와 어 라이트하우스 콜드 카나타, 중국 스퍼스 갤러리가 참여한다.
포커스 아시아는 2012년 이후에 설립된 아시아 기반의 갤러리 10곳이 선보이는 신진 작가 개인전이다. 조셀리나 크루즈 마닐라 아트 앤 디자인 현대 미술관 큐레이터와 장혜정 두산아트센터 큐레이터가 기획과 진행을 맡았다. 참여 작가는 백아트의 추미림, 일본 콘 갤러리의 다이키 요코테, 드로잉룸의 임선구, 일본 카나 카와니시 갤러리의 히데오 안제, 일본 코헤시 이니셔티브의 티모테우스 앙가완 쿠스노, 중국 린씨드의 라이앙 푸, 일본 파셀의 사이드 코어, 갤러리 플래닛의 양승원, 태국 PTT 스페이스의 크리스틴 티엔 왕, 상히읗의 정유진 등 10인이다.
프리즈 기간 동안 서울 전역에서는 프리즈 라이브와 프리즈 서울 아티스트 어워드, 프리즈 필름, 프리즈 뮤직, 토크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협업 프로그램이 펼쳐질 예정이다. 서울 을지로, 한남, 청담, 삼청동 등 서울의 주요 갤러리 밀집 지역에서는 늦은 시간까지 갤러리들이 문을 여는 ‘프리즈 나잇(Frieze Night)’이 열리며, 도시 전체가 예술로 물드는 ‘프리즈 위크’가 시작된다.
프리즈 위크 기간 주요 기관에서 열리는 전시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 리움미술관의 이불 개인전, 서울시립미술관의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서울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마크 브래드포드 개인전, 서울 아트선재센터의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개인전, 용인 호암미술관의 루이스 부르주아 개인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김창열 회고전, 강원 원주 뮤지엄 산의 안토니 곰리 개인전 등이다.
키아프 서울 : 신진작가부터 피카소·호크니 등 거장까지
앙드레 마송 ‘Femme surprise’(1932). <키아프> |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키아프 서울은 오는 9월 3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7일까지 코엑스 1층 홀 A·B와 그랜드볼룸, 2층 더 플라츠에서 열린다. 올해 아트페어의 주제는 ‘공진(Resonance)’이다. 예술의 회복력과 공명의 힘을 통해 미술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모색하고 협력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이번 키아프 서울에는 세계 20여개국 175개 갤러리(화랑)가 참여한다. 이 가운데 해외 갤러리는 전체의 3분의 1 수준인 53곳에 달한다. 여기에는 중국 탕 컨템퍼러리 아트와 이탈리아 프리모 마렐라 갤러리, 독일 갤러리 징크를 비롯해 미국 선다람 타고르 갤러리, 일본 화이트스톤 갤러리, 태국 아르테민 갤러리 등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갤러리들이 대거 포함됐다. 국내에서도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가나아트, 학고재, 조현화랑, 선화랑, 우손갤러리 등 주요 갤러리들이 나란히 참가한다.
이성훈 키아프 운영위원장(한국화랑협회장·선화랑 대표)은 “키아프 서울은 지난 2년 간 전시 공간 확대와 참가 갤러리 수 증가를 통해 외형적 성장을 도모해왔다”며 “올해부터는 단순한 규모의 확장을 넘어 참여 갤러리의 수준과 전시 콘텐츠의 완성도에 집중해 더욱 완성도 높은 아트페어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품작의 매체와 장르는 회화, 조각부터 미디어아트, 설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우고 론디노네 ‘small orange yellow silver mountain’(2025). <키아프> |
김민정 ‘The Street’(2024). <키아프> |
올해 새롭게 키아프 서울에 합류한 갤러리도 22곳이나 된다. 유럽의 중견 갤러리로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31명의 전속 작가를 두고 있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프리모 마렐라 갤러리도 그 중 하나다. 그 밖에 홍콩의 아트 오브 네이처 컨템퍼러리, 일본 도쿄의 하이드 갤러리, 러시아 모스크바의 시스테마 갤러리, 태국 타이베이의 아르테민 갤러리와 방콕의 넘버1 갤러리, 중국 상하이의 아크 갤러리, 프랑스 파리의 더 브릿지 갤러리 등 다양한 도시의 젊은 갤러리들이 떠오르는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키아프 서울에서는 20·21세기를 대표하는 미술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서 깊은 화랑인 디(DIE) 갤러리는 파블로 피카소와 앙드레 마송, 마리노 마리니, 피에르 알레친스키 등 거장을 포함한 작가 12인의 작품을 선보인다. 앙드레 마송의 1932년작 ‘Femme surprise’(1932)가 대표적이다. 또 이정갤러리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을 출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 작품도 두루 출품된다. 올해 개관 55주년을 맞아 특별전을 열었던 갤러리현대는 김창열, 정상화, 이승택, 이건용, 이강소 등 갤러리와 인연이 깊은 거장들의 작품을 펼친다. 국제갤러리는 스위스의 세계적인 작가 우고 론디노네의 신작 ‘small orange yellow silver mountain’(2025) 등을 선보인다. 조현화랑 역시 박서보, 이배 등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학고재는 장승택, 강요배, 박종규, 박영하 등 중견작가들을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김택상 ‘Breathing light-Deep purple-25-1’(2025). <키아프> |
신진 작가와 갤러리를 위한 기획 섹션으로 지난 2022년 출범한 ‘키아프 서울 플러스(PLUS)’에는 실험적인 태도와 독립적인 감각을 지닌 젊은 갤러리들을 조명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한국의 띠오(THEO), 라흰, 윤선 갤러리와 일본 도쿄의 츠타야북스, 프랑스 파리의 마트(MAĀT) 갤러리, 미국 뉴욕의 사라크라운 등이 참여한다. 일례로 띠오는 감각적인 한국화로 주목받고 있는 박그림과 작업을 통해 신화나 설화 등을 재구성해온 하승완, 실험적인 회화를 선보이는 함성주 작가 작품을 내놓는다.
단일 작가를 집중 소개하는 솔로 부스들도 눈길을 끈다. 스위스 제네바의 사진 특화 갤러리인 윈도우 포틴은 한국의 젊은 사진작가인 고아라의 몽환적인 작품들로 부스를 꾸민다. 홍콩의 가이아 아트 스페이스는 회화와 조각, 퍼포먼스 등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덴마크의 비주얼 아티스트 미카엘 크비움의 작품 세계를 펼칠 예정이다. 그 밖에 태국 타이베이 V&E 아트는 프랑스의 사진작가 토마스 드보를, 스페인 마드리드의 리오앤메나카(RÍO&MEÑAKA)는 스페인 화가 아나 바리가를 소개한다.
올해 키아프 서울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특별전이다. 한일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양국 큐레이터가 공동 기획한 ‘리버스 캐비닛’은 수집과 진열이라는 미술의 문법을 중심으로 컬렉션이 지닌 힘을 탐구한다. 키아프 서울은 서울시의 도심형 전시 플랫폼인 미디어아트 서울(MediaArt SEOUL)과 협력해 대형 미디어아트 프로젝트도 선보인다. 전시는 오는 9월 1일부터 19일까지 매 시각 신세계스퀘어, 아뜰리에 광화, 해치마당 미디어월 등 서울 도심 주요 거점에서 동시에 상영된다.
한편 한국화랑협회는 지난달 3일 역량 있는 젊은 작가들을 지원하는 ‘2025 키아프 하이라이트’의 세미파이널에 오른 작가 10인을 공개했다. 세미파이널에 오른 작가는 △김아라(김리아갤러리) △김정인(라흰) △무나씨(에브리데이몬데이) △박그림(띠오) △박노완(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이동훈(갤러리 SP) △조은시(갤러리 밈) △홍세진(갤러리 플래닛) △지오프리 피통 Geoffroy Pithon(MAĀT 갤러리) △유 시아오(루시 창 파인 아트)다.
이들은 키아프 서울 참가 갤러리들이 각 1인의 작가를 추천하고, 미술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공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파이널리스트 3인은 아트페어 기간 중 현장 심사를 통해 선정되며 각 작가에게는 공동 주최사 코엑스의 후원으로 1000만원의 창작지원금이 수여된다.
안드레 부처 ‘Untitled’(2025). 더페이지갤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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